가을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날
히로의 중학교 합창 대회가 있었다
공연 홀을 빌려서 하는 꽤 큰 이벤트인 합창대회이다
중학교 입학후 첫 합창 대회인지라
아이들도 한달전부터 스스로 아침에 30분 먼저 등교해서
연습을 해 온 터라 아이들도 부모들도 기대가 가득했다
일학년들의 합창이 먼저 시작 되었는데
솔직한 마음은 조금 실망이다
남자 아이들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히로의 클라스 뿐 아니라 모든 일학년 클라스가
여자 아이들의 목소리가 중심이고 남자 아이들의 목소리는
조용히 귀 기울여야 겨우 들릴정도..
요즘은 남자 아이들 보다 여자 아이들이 더 적극적이긴 하지만 ...
일학년 아이들 경연이 끝나고 점심 시간
엄마들이랑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면서
이런 저런 수다를 떨었다
나 이외의 다른 두명의 엄마는 3학년에도 아이들이 있어서
학부모 선배들이다
일본에서 처음 학부모 노릇 할려니 모르는것 투성인 나에게
이것 저것 일본의 중학교에 대해 알려 주는
선배 엄마들이다
내가 남학생들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고
커다란 음악 홀을 빌려서 하는 합창 대회로써
조금 실망했다고 하니
선배 엄마왈
일학년 남학생들은 변성기인 아이들이 많아서
목소리가 안나오거나 아님 아직 변성기 전이라 목소리가
아직 여자 같은 아이의 목소리라서
남자 아이들 목소리가 안들린다고 한다
3학년은 변성기가 다 지났으니 들어 보면 그 차이를 알거라고...
아직 히로는 변성기가 오지 않아서
전혀 그런것을 생각도 못했었는데 역시 선배 엄마들은 다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3학년의 합창을 보기 위해 다시 홀로 들어 갔다
우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래 이게 바로 합창이야 ..
남자아이들의 굵은 목소리에 여자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
역시 남자 아이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니
합창의 웅장함이 다르다
일학년 아이들괴 삼학년 아이들의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구나 남자아이들 변성기를 거치는 구나..
히로도 머지않아 걸걸한 남자의 목소리를 가지겠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들어보면
아직은 여자아이처럼 나긋나긋한
히로의 목소리가 귀엽게 느껴진다
이 귀여운 목소리 들을날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하루 하루 히로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지금의 히로의 목소리를 기억해 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힘이 없어서 조금은 실망했던 일학년의 노랫소리도
그리고 힘에 넘쳐 함께 흥에 겨웠던
3학년의 노랫소리도
아이들의 성장의 과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고 들으니
그 감동이 더 크게 느껴졌다
히로도 3학년이 되면 저렇게 멋진
목소리를 낼수 있을까?
기대도 되는 한편 ....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 지금의 히로의 모습과
그 목소리가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히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아서 하겠지.. (0) | 2014.11.07 |
---|---|
뜻밖의 결실 (0) | 2014.10.24 |
아침에 울리는 전화는.. (0) | 2014.10.11 |
중 1 아들이 차린 균형 맞는 저녁상 (0) | 2014.08.28 |
잊고 있었다 (0) | 2014.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