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 이야기

잊고 있었다

히로무 2014. 8. 22. 08:46



일을 하면서 가사일 까지 한다는게 쉽지 만은 않다 

자기야와 히로는 집안일을 참 많이 도와 주는 편이다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수 없다 


자기야는 주중엔 아무래도 귀가도 나 보다 늦으니 

주말이나 휴일엔 아침 준비도 해주고 

세탁도 그리고 화장실 청소도...

말 안해도 해 주는 고마운 남편이다 


히로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자기야가 화장실 청소와 욕실 청소를 시켜서 

지금은 곧잘 한다 


나는 가사 일 중에 제일 하기싫은일이 세탁이다 

세탁기를 돌리고  너는것 까지는 좋다 

다 마른 빨래를 개고 그것을 정리 하는 일이 싫다 

난 빨래 개는게 대충 대충 

자기야와  히로는 빨래를 개면 반듯하게 아주 이쁘게 잘 갠다 

그러다 보니 주말에 가족이 함께 있을때 


  설거지 할래 ?  빨래 갤래?

 자기 빨래 개는것 싫어 하잖아 

내가 빨래 갤께. 히로야! 빨래 개자..


뭐 이렇게 자연스럽게 분담이 된다 


처음엔 내가 일하면서 가사일 까지 하니 힘들다며 

자기야가 그리고 히로가 집안 일을 해 줄때 

너무나 고마워서 고맙다 고맙다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시간이 흐르고 이런 일에 익숙해 지니

고마운 마음은 사라지고 해 주니 당연하고 

안 해 주면 왜 안 했나 불평이 튀어 나온다 


특히 지금은 히로가 방학이라서 집에 있는 시간이 길다 

내가 회사 갔다오면 세탁을 개어서 

정리까지 다 해 놓으니 중학교 1년생이 아들 녀석 참 대견하다 

그런데 개수대에 자기가 먹은 그릇을 그냥 담궈져 있으니 

짜증이 난다 


 히로야! 도대체 컵이 몇개나 나와 있니?  

엄마가 물을 마시고 싶어더 마실 컵이 없잖아 

좀 씻어 두면 안 되니....

바로 어제의 일이다


세탁물을 알아서 개어 두니 칭찬을 해 주어야 하건만...


정사원으로 8시간 주 5일 

남들처럼 일하면서 집에 와서 가사 까지 한다는것 

그것도 매일 매일...

맞다. 그건  쉬운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아내를 그런 엄마를 도와 가사를 분담해 

주는것  맞다. 그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당연한 일에도 

고마워 하고   의무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배려로써 한다면 

더 좋을것을...


어제 그렇게 잔소리를 하고 나니 

히로에게 미안하다 

히로는 청소는 영 아니다. 요리도 영 아니다  

하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일

세탁을 널고 개고 정리하고 

그리고 화장실 욕실 청소 

엄마는 가만히 앉아서 히로야 물 가져 와라 

히로야 저거 가져 와라 ...

이것 저것 참 많이도 시키는 엄마지만 

잘도 들어 준다 

지난번 친정 엄마가 오셨을때도 

나보고 애한테 너무 시킨다고 하실 정도로.....








잊고 있었다. 히로가 아직 중1이란걸 ..


잊고 있었다 히로가 엄마를 많이 도와 주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내가 히로에게 고맙다는 표현에 너무 인색했다는걸


잊고 있었다 그래도 히로가 

그런 잔소리 대마왕인 엄마를 좋아 해 준다는 것을...


그리고 잊고 있었다. 흰머리 발견하고 호들갑 떠는 엄마에게 

엄마 괜찮아 겨우 흰머리 하나인데 뭐.. 라며 

엄마를 위로할 줄 아는 아이라는걸.


그리고 잊고 있었다 . 엄마 피곤하다하면 

다리를 주물러 줄줄 아는 착한 아이라는걸...


앞으로 히로가 사춘기가 오면

이런 엄마 얼마나 싫고   미워할까?


있을때 잘 하라고 

그래 히로가 잘 할때 난 더 잘해야겠다 

사춘기가 되어도 엄마를 사랑할수 있도록 ...

히로야 ! 고맙다.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