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 이야기

중 1 아들이 차린 균형 맞는 저녁상

히로무 2014. 8. 28. 15:16




긴듯 짧은듯 여름 방학이 끝나고 오늘부터 학교다 

히로의 마지막 방학 숙제를 어제 저녁에 했다 

그 숙제라는건 가사 숙제이다 

균형맞춘 식단을 짜서 만들기다


엄마의 숙제인지 아들이 숙제인지..

일단 히로에서 재료별 영양군을 선별 후 메뉴를 

결정하게 했다 

히로가 결정한 메뉴는 연어 구이와 

미소시루(일본식 된장국) 그리고 야채 볶음이었다 


마트에서 필요한 재료를 사다가 

숙제 시작이다 







먹어 만 봤지 히로가 뭘 제대로 할까?

옆에서 난 감독이다 

이것 저것 지시하는대로 히로는 움직일뿐...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맛을 내고 

미소시루 만들기 






칼질하는 히로. 

 보기에 어설프고

시간은 시간대로 걸리고 

마음  같아선  저리 가라 하고 

팔 걷어 부치고 내가 하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숙제는 숙제인지라

답답한 마음 꾹 눌러 참고 

입으로 열심히 지시만 내렸다









아이의 어설픈  칼질을 지켜만 보는것은 

정말 보통 인내가 아니다

그래도 인내 해야 하느니라 하며 꾹 꾹 참았다 

내가 대신 해 준 건 단 하나! 

바로 양파 채 썰기이다 

히로가 눈이 매워서 도저히 양파는 못 썰겠다고 해서

 양파만   내가 대신 썰어 주었다 







미소시루에 들어갈 두부 

위험하니 도마에 올려 놓고 썰라고 해도 

엄마처럼 저렇게 손 위에 올려 놓고 썰어 보고 싶었다며 

삐뚤 삐뚤 조심조심 손 위에 두부를 올려 놓고 

썰어 대는 히로의 표정.. 신나 보인다 


옆에서 지켜 보는 나는 

"에고 빨리 좀 하지... 저러다 언제 저녁밥 먹나...."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양 풍부한 모로헤이야 

이건 내가 히로에게 추천한 메뉴다

물에 삶아서 잘게 잘게 썬후 

멘쯔유(간장)이랑 깨 그리고 참기름 조금 떨어 뜨린후 

휙휙 저어주면 되는 간단 요리이다 

초 간단이지만 영양이 풍부 해서 즉석에서 추가한 모로헤이야.









연어 구워 내고...

이것도 히로에게 

"히로야 익은것 같으면 한번 뒤집어 줘라 "

어쩌고 저쩌고 계속 지시를 내리고 







쏘세지를 넣고 이것 저것 야채를 넣고 뽁은 

야채 볶음이다 

까스를 쓰는 일이라 히로에게 잠시도 눈을 못 떼고 지켜 보았다 

히로는 괜찮다고 하는데 

내 마음이 그렇지 못해서 계속 옆에서 

불 낯춰라... 잔소리를 늘여 놓게 된다   















내가 만든건지 히로가 만든건지 

평소보다 배나 더 피곤하다 

평소보다 세배는 더 걸려 만든 저녁식사

과정이야 어찌되었건 이유야 뭐든 

중1인 히로가 처음으로 차려준 저녁상이다 


평소에 야채를 잘 먹지 않는 히로이지만 

자기가 볶았기 때문인지 

야채볶음이 맛있다며 먹어댄다 


학교의 여름방학 숙제 덕분에 

아들이 차려준 저녁상을 받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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