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좋다 말았다

히로무 2016. 10. 5. 08:20



점심만 먹고나면 항상 떠오르는 생각 

" 오늘 저녁은 뭐 해 먹지 ...."

고민한다고해서 별다른 메뉴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항상 그게 그건데도 말이다 


회사에서 근무를 하면서도 

 미치꼬상은 오늘 저녁 뭐 만들거야?

뭐 좋은거 없을까 ?


ㅎㅎㅎㅎ 어쩔수 없는 주부병인가 보다 






그런데 말이지

자기야가 저녁밥 필요 없단다 

내일도 환영회인가 뭔가로 

저녁밥 필요 없단다 

이틀 연속 저녁밥 필요 없단 말이지 

ㅋㅋㅋㅋㅋ


히로는 이것 저것 반찬 

많이 챙겨 먹는 아이가 아니다

자기 맘에 드는것 하나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그러니 이틀 정도 대충 때워도 된다는 말

ㅋㅋㅋㅋㅋ


그런데 말이지 

그 기쁨도 잠시 

남은 밥으로 뽁음밥 만들어 히로 먹이면 되고 

나는야 여유롭게 운동이나 가야지 하는데 말이지 

갑자기 자기야에게 라인이 ..

내용은 갑자기 저녁 집에서 먹으니 

밥 해 놓으라는 말.

ㅠㅠㅠㅠㅠㅠ


좋다 말았다 


장 보러 갈 시간은 없고 

그렇다고 라면 끓여 먹일수는 없고 

냉장고 뒤지기 작전  





작년 겨울에 어렵게 구해다가 

삶아서 냉동고에 고이 간직해둔 

무우청이  남아 있으니까 

무우청이랑 감자랑 고등어 통조림 넣고 

된장 풀고  자기야 매운거 좋아하니까 

고추장  칼칼하게 풀고 

지글지글 보글 보글 


그냥 들어간 재료 나열한  이름하여 

감자 무우청 고등어 된장 고추장 찌개


일본은 도시에선 무우청 구하기가 쉽지 않다 

슈퍼에서 파는 무우는 무우 잎을 다 잘라 버리고 

무우만 달랑 판다 

그나마 울 동네는 동경  변두리다 보니 

 텃밭의 무인 판매대에서 

무우잎 달린 무우를 판다 

그럴때 사다가 무우청 말려 삶아서 냉동 보관 해 둔 것

가끔씩 아껴가며 찔끔 찔끔 꺼내 먹고 있다 


내겐 너무 귀한 무우청을 

자기야를 위해 아낌없이 냄비에 투하 

해 주었다는 ...





그리고  두부랑 고기 넣고 휘리릭 

있는 재료로 마파두부 비스무리하게 만들고..


갑자기 한 저녁상 

이만하면 진수성찬 아닌가?


 자기야 밥 해 놨으니까  

나 운동 가니까 

챙겨 드셔 ..



어차피 운동 갈려고 맘 먹었던것 

얼릉 댕겨 와야 겠다 싶고

자기야 밥은 해야겠고 ...


저녁 필요없다 하곤 

갑자기 밥 해 놓으라 할때 진짜 곤란하다 

아니 곤란하다기 보단 

좋다 말았다는 말이 더 솔직 하겠지 



오늘은 진짜 좋다 말았다 


 그런데 자기야 

내일은 진짜로 진짜로

저녁밥 필요 없는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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