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조용한 저녁

히로무 2016. 8. 4. 00:11


히로가 짐 싸들고 집 나간지 첫날이다 

음 .... 조용하다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런 날 울 집 자기야는 늦게 온단다 

저녁식사도 필요없단다 


히로도 없고 자기야도 없고 

저녁  밥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하루가 여유롭다 


평소엔 오후만 되면 오늘저녁은 뭘 해 먹나 

고민 아닌 고민을 하는데

근데 그 고민 아닌 고민을 해도 

별 다른 메뉴가 나오는 것도 아니면서 

오후만 되면 " 오늘 저녁  뭐 해 먹나 .."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건 어쩔수 없나 보다 


저녁밥 안 해도 된다고 하니 

오늘은 일치감치 운동하러 가서 땀 한바가지 흘린후

사우나 들어가서 또 땀한바가지 흘리고 나니 

몸도 마음도 사뿐 사뿐 가볍다 


저녁밥 안 해도 된다는데 

난 어쩔까 ?

굶어? 


노 ! 노!  

 요즘엔 절대로 한끼도 굶을수가 없다 

나이 탓인가

좀 더 젊었을땐 한끼 .. 아니 두끼를 굶어도 

그냥 견딜만 했는데 

40대가 되고 나니 단 한끼도 거르지를 못하겠다

이젠 진짜 한끼를 굶으니 몸에 힘이 없다 

좀 과장스럽지만 두기를 굶으면 

눈 앞이 노래지면서 식은땀이 다 난다 

그러니 절대 굶을수는 없고 

밥 하기 싫고 ..



뭔가를 먹어야겠는데 

점심이라면 모를까 저녁에 나 홀로 식당은 

참 용기가 필요한것 같다 

혼자로 어디 들어갈래야 갈만한 곳이 없다 


그래도 혼자 가서 나홀로 밥을 먹어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곳은

  딱 한 곳 떠오른다 

그 곳은 바로  라 .. 면  .. 집 


일본에선 라면집이라면 혼자로 먹는게

넘 자연스럽고 당연시 되는 곳이다 

  







운동하고 땀 한바가지 흘리고 

사우나 하면서 또 땀 한바가지 흘리고선 

칼로리 폭탄인 라면이라니 ...


쏭 쏭 썬 파가 듬뿍 듬뿍 

된장맛 라면... 

운동한 후라서인지  평소보다 더 맛나다 

국물까지 싹 싹 비워 버리고 마는 ..

그리곤 후회 


참아야 했는데 

그래야 했는데 말이지 ..



내가 성실히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도 

절대로 살이 안 빠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 ! 

먹기 위해 운동을 하는 여자 라는 사실 ! 

이러니 살이 빠질리가 있나 




집으로 돌아오니 반겨 주는건 울  집 여수 모꼬짱이다 

모꼬짱이랑 동네 한바퀴 휙 돌고 왔다

이것 저것 많이 했는데도 혼자 보내는 

 밤이 참 길다 


음 ... 조용하다 

넘 조용한 밤이다 


자기야는 오늘 저녁 뭐 먹었을까나 ..

히로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려나 ...


음 ... 조용하다 

넘 조용하다  ...


 모꼬야 이리 온나 

내캉 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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