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라 불리는 남자

결혼 18년차의 데이트

히로무 2016. 7. 17. 00:23



울 자기야랑  나랑 결혼 18년차이다 

오래된 블친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새로 블친이 되신분들은 

내가  남편을 자기야라 부르니 

아직 어린( ?? ) 부부일거라 잘 못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으실것 같고 

게다가 중학생 아들이 있는 여자가 

자기야 자기야 라고 하니 

이 여자 철이 덜 든 여자인가 보다 하실지도 모르겠다 


그런 분들을 위해 

옛날 포스팅을 하나 소개 할까  싶다 


타이틀은 자기라 불리는 남자 

http://blog.daum.net/mi_chan1027/22



결혼 18년차 부부가 오늘 데이트를 했다 

항상 우리부부의 외식에 따라 나서는 

우리집 깍뚜기 하나 밖에 없는 아들녀석 히로는

혼자로 집을 본다는 ...

아니 혼자는 아니네  우리집 여수 모꼬짱이 있으니까 ..


가끔씩 뜬금없이 레스토랑 예약을 해 두곤 

언제 몇시에 예약 했다고 일방적인 자기야의 

통보에 히로랑 나랑 쫄래 쫄래 따라가서 

이곳 저곳 맛난거 먹으러 가는게 

자기야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뭔 사연인지 하나뿐이 아들 녀석 빼 놓고 

우리 둘이 가잔다 



뭔 날인가?

결혼 기념일도 아니고 

생일도 아니고 ...

암 날도 아닌데 ...

뭔 날이지 ???


그나저나 울 사춘기 중딩 

혼자 집보라고 엄마 아빠 데이트 나간다고해도 

따라간다고도 않고 

너무나 깔끔하게 빠이 빠이를 외친다 


자기야랑 둘이서 데이트 하는건 좋은데 

어째 히로의 태도엔  섭섭한 마음이 든다는 ...


"나쁜놈 다 컸다는거야 이젠 엄마 아빠 필요없다 이거지

알았어 이젠 넌 국물도 없어 .."

뒷끝있는 나의 속마음이다 


그래 넌 집 봐라 

엄마 아빠 데이트 간다 






자기야가 예약해 둔곳은 

굴 전문인 와인 바  였다는 







자기야가 오늘 예약한 코스 

한사람당 6,561엔 

두사람이니까 14만원정도인가 


굴 전문점답게  메뉴가 굴 굴 굴 굴



이쁜 언니야가 

 빨간 와인할래요 

하얀 와인할래요 ?


 굴이니께  하얀 와인 주소 ..


이탈리아산 하얀 와인 잔이 아니라

통크게 병채 한병 ..

사실은 코스에 병채 한병 포함이다 


 







전채요리 3종세트 


바질쏘스 곁들인 닭고기햄이랑

중간에 있는건 문어로 만든거라는데 

이름 모르겠고 

또하나는 치즈두부란다 


그리고 발샤믹과 올리브 오일 곁들인 빵 서너조각 






이쁜 언니야가 전채요리와 함께

하얀와인 가져 와서 따라준다는데 

울 자기야는 맥주 한잔 먼저 마셔야겠단다 

울 자기야는 항상 맥주를 한잔 먼저 마신후 

다른 술로 이동 하는 스타일 

그게 자기야 스타일이다 


 맥주는 코스에 안 들어 가니까

추가요금 발생  

맥주 한잔 600엔 


 




그리고 드디어 굴 굴 굴 ..


첫번째 주자는 생굴 

레몬 살짝 뿌려서 ..

와인 한잔과 함께


굴 저거 한개가 3500원이란다 





두번째 타자는 살짝 구운 굴

난 생굴보다 살짝 구운굴이 더 좋다 

살짝 구운게 더 농후 하다고나 할까

 




세번째 타자는 굴 오븐 구이 


네번째 타자는 굴 그라탕 


다섯번째 타자는  굴 토마토 & 모짜렐라 오븐 구이 


굴 굴 굴 이랑 와인 와인 와인 

평소에 알코올이랑 안 친한 나

와인 석잔에 알딸딸이다 


 자기야 오늘 근데 뭔 날이가 ?

 아무날도 아니지 

 근데 왜 히로 냅두고 우리 둘만 왔노 ?

 굴 전문점인데 히로가 좋아할 메뉴도 없고 

근데 지난번 회사 사람들이랑 왔더니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그래서 자기랑 오고 싶었지 ..


굴굴굴 을 먹으며 와인 와인 와인을 마시며 

자기야 회사 이야기랑 

내 회사 이야기만 잔뜩 했다 


울 부부는 서로의 회사이야기를 평소에도 많이 하는 편이다

말 해도 서로 분야가 달라서 다 이해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분위기나 어떻게 돌아간다는걸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게

서로가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특별한 날의 데이트가 아니니까 

우리 가족 그리고 우리 부부 이야기가 

아닌 서로의 회사 이야기만 잔뜩 했다 







아무리 굴 전문점이라지만 

굴굴굴 만 먹었더니 뭔가 섭섭해서리 

닭고기 추가로 주문했다

진짜 딱 두입 베어 먹으면 없어질 크기의 

닭고기 두 점이 만원이란다 


코스요리 14만원에다가 

맥주에 닭고기 추가니까 

15만 6천원..


자기야 혹시 이거 가족 카드 긁는거 아니지 

자기가 한 턱 쏘는 거 맞제?

(차마 입으로 내 뱉지 못하고 속으로만 생각했음)


굴을 아주 좋아한다면 모를까 

사실 내가  굴을 좋아 하는것도 아닌데 

15만 6천원은 쬐께 거시기 하지만 

그래도 맛있고 좋은곳 마누라 데리고 오고 싶었다는 

울 자기야 마음이 이뻐서 

아무말도 않고 속으로만 생각했다는 ...


남자들은 이럴때

무조건 좋다 고맙다 맛있다고 해야지 

조금이라도 거시기 한소리를 하면

두번 다시 데리고 오고 싶지 않아 한다는걸 

아는 여수같은 여자다.  내가 ...


기분좋게 먹고  기분좋게 마시고 

기분좋게 이야기 하고  그렇게 그렇게 

결혼 18년차 부부의 데이트 날이었다 






와인 석잔에 약간은 알딸딸하니까 

평소에 안 찍던 셀카도 찍고 

자기야한테 결혼 18년차에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여수짓도 하고 








자기야랑  사진을 별로 안 찍고 싶은 이유 

울 자기야 얼굴이 이문세 아저씨처럼 길쭉하다 

그냥 길쭉한게 아니고 

좁고 길쭉하다 

그래서 오동통한 내 얼굴이 더 오동통하게 보인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사진 함께 찍고 싶지 않지만 

쬐께 알딸딸하니까 

기분도 좋으니까 


근데 역시나  오동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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