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라 불리는 남자

우리 부부의 사는 법

히로무 2016. 6. 23. 00:03



울 집은 다들 아시다시피 

18년차 국제 결혼 커플이다 


같은 문화 같은 언어를 쓰는 같은 나라 사람끼리 

만나도 살다보면 티격태격 

말도 많고 일도 많고 


다른 문화 다른 언어를 쓰는 

두사람이 만났으니 오죽 할까 ?


자기야와 나랑은 참 말이 많다 

뭐든지 말로 한다 

사실은 18년전의 자기야는 별로 말도 없고 

사람들 모이는 곳 가기 싫어하는 

그런 조용한 사람이었다 


원래 나란 사람 워낙 말 많고 

시끄러운 사람이긴 하지만 

다른 문화 다른 언어 다른 환경에서 자란 

게다가 말 없는 자기야랑 말 많은 내가 

 평화롭게 살고 있는 비결은 

말 .. 바로 대화였다 


가끔은 자기맘을 자기가 모를때도 있다 

내 맘인데도 말이다 ...

하물며 남이 내 맘을 알아 주기를 바라는건

어쩌면 모순이 아닐까 싶다 


더구나 말 하지 않아도 내 맘 알지 ?

웃겨 ... 

말 안하는데 어떻게 내가 니 맘을 아니?

말 해도 알까 말까인데 ...


그래서 우리 부부는 말이 많다 

뭐든지 말한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이 이해가 되고 

쓸데없이 오해하고  속상해 하지 않는다 


말을 많이 하다보니 표현도 많이 한다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하고 

외출을 하면 18년차인 지금도 손을 잡고 걷고 

팔짱을 낀다 


18년간 매일 매일 만드는 자기야의 도시락 

예전에 라인이 없던 시절엔 

항상 점심 도시락을 먹고 나면 

나에게 전화를 걸어 오는 자기야 

꼭 잘 먹었다고 말을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


그러더니 요즘은 전화가 뜸하다 

마음이 바뀌었냐고?


요즘엔 전화대신  라인이다 





점심 시간에 항상 라인을 보내온다 

도시락  맛 있었다고 ..






돈떼끼라는 돼지고기  반찬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넘 넘 맛있었다고 라인은 보내오고 





도시락 뿐만 아니라 

아침을 먹지 않고 출근 하는 자기야 

회사에 도착한 후 업무 시작하기전에 

가볍게 먹고 하루를 시작할수 있도록 

도시락에다가 간단한 아침 먹거리로 

때론 삼각 김밥을 만들어 주고 

때론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날은 아침 잘 먹었다고 라인을 보내오고 





어제 아침 만들어준 베이글

잘 먹었다고 라인 보내오고 ...



매일 만들어 주는 도시락이고 

아침인데도 

변함없이 매일 매일 라인으로 

코멘트를 보내 온다 


우리 부부는 별거 아니지만 작은것도 

고맙다고 표현하고 

아무리 작은 것 사소한 것들도 

시시콜콜 이야기 하며 산다  


가끔씩 자기야가 정말 얄미울때도 있지만

작은 표현 하나에 금방 기분이 풀어지곤 한다 


말 안하면 모르니?


응 말 안하면 몰라 ! 


꼭 말로 해야 아니?


응 꼭 말로 해야 알아 !



그러니까 우리 지금까지 처럼 

앞으로도 쭈욱 

수다장이 말 많은 부부로 살아가자고 ...



미짱의 디스토리 새 글 

일본에서 이웃사촌들과의 일상 

http://michan1027.tistory.com/86

 



'자기라 불리는 남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 18년차의 데이트  (0) 2016.07.17
혹..김칫국 마시기..  (0) 2016.07.15
적당한게 좋은건데 ..  (0) 2016.06.07
기념일 잘 챙기는 남자   (0) 2016.03.26
도움이 안된다   (0) 201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