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 이야기

나 만큼 하는 애 없어

히로무 2016. 5. 16. 00:00



요즘 주말마다 날이 넘 좋아서 

매주 주말마다  마당에서  적어도 한번은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있다 


이번 주말도 어김없이 자기야가 고기굽자를 외쳤고 

자기야는 마당에서 숯불을 피우고 

히로는 부엌에서 고기와 함께 구워 먹을 양파를 까고 

쏘세지에 칼집을 내고 ...


각자 바베큐 준비에 바쁘다 

난 뭐했냐고?

 난 그 사이 2층 침실이랑 서재 

그리고 계단 청소하기 








우리집은 자기야도 나도 일을 하기에 

집안일은 서로 할수 있는 일을 돕는 편이다 

중3인  올해는 수험생인 히로이지만 

아무리 수험생이라지만 예외는 없다 


히로가 하는 집안 일  그 첫번째는 화장실 청소 

화장실청소는 원래 자기야의 일이었는데 

히로가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인가

그때부터 자기야가 히로에게 물려준 일이다 

요즘엔 자기야랑 히로랑 둘이서 

번갈아 가며 하기도 하고  때론 

가위 바위 보로 화장실 청소 담당을 정하기도 하곤 한다 


 덕분에 결혼 18년째인 난 결혼후 한번도

 화장실 청소를 해 본적이 없다 

"여자가 어떻게 화장실 청소해 " 라는 자기야의 말 한마디에 

우리집 화장실 청소는 남자의 몫이다 

장래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히로의 색시는 평생 화장실 청소는 안 해도 된다고 

장담할수 있다 


두번째 히로의 일은 빨래 널기 

걷기 개기이다 

빨래 널고 걷고 개는 것 또한 자기야랑 히로랑 

번갈아 가며 하는 우리집에서는 남자가 하는 일이다 


세번째는 설거지 

이건 매번 하는게 아니라 

예를 들어 휴일이면 난 청소 자기야는 빨래 개기 

히로는  설거지 하기 

이런 식으로 일을 나누어서 한다 

동시에 셋이서 같이 움직인다 

"빨리 각자 할 일 끝내자" 라는 나의 격려에 

울 집 남자들 잘도 움직여 준다  


그리고 네번째는 욕실 청소 

이것 또한 자기야랑 히로가 나누어 하는 남자의 일이다 


마누라가 되어서 엄마가 되어서 난 뭐 하냐고?

밥 하고 집안 청소하고 마당 청소

쓰레기 분리 버리기 등등 ...

우리집 남자들이 하지 않는 나머지는 일은 다  내가 한다 

 

아!  내가 하는 일중 정말 중요한 일  하나 더 

매일 아침 도시락 싸기 

결혼후 18년간 자기야 도시락 싸기 

 중학교생인  히로 도시락 싸기 

매일 아침 하루도 빠짐없이 도시락 두개 

아니 내꺼까지 세개 싸기 


히로의 중학교는 매점이 없고 또 학교 갈때 

돈을 가져 가면 안 되기 때문에 도시락을 잊어 버리고 

가져 가지 않으면 하루종일 쫄쫄 굶을수 밖에 없다 


그러니 도시락 싸기는 하루도 빠짐없이 해야할 

나의  중요한  가사일 중 하나이다 


 






울 집 두남자 의외로 착해서 암말 않고 

집안일은 정말 잘 도와 주는 편이다 

사춘기인 중학생 사내녀석 치고는 

히로는 정말 많이 집안일을 한다는 걸 나도 당연 인정한다 

정리 정돈이 안되어서 나에게 가끔 혼이 

아긴 하지만 항상 대견하게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은 생각일뿐  말을 하지 않고 표현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칭찬도 표현도 잘 안하는 엄마에게 

히로가 오늘 드디어 엄마에게 한마디 한다 


 엄마 솔직히 말해서 나 만큼 하는 애 없어 

나 진짜 많이 하는 거야


 응 ..알어 많이 하는거 ...

근데 

히로뿐만 아니라 아빠도 하시잖아 

그리고 친구집은 친구집이고 우리집은 우리집이니까 


히로도 친구에게 듣는 말이 있는지라 

엄마에게 한소리 ...


어쨌든 사춘기인데 반항기인데 

일단은 기분을 좋게 해 주어야 할 것 같아 

급히 수습에 나섰다 


  자기야 

 하긴 히로처럼 하는 애 없어 . 그치?

자기 닮아서 히로는 넘  착한거 같아 

엄마 힘들다고 넘 많이 도와 주는것 같아 


울 자기야 급 눈치채고 

동조하고 나선다 


 그럼 아빠랑 히로가 엄마 안도우면 누가 도와 줘 

일하면서 매일 매일 도시락 싸 주는 엄마

쉽지 않아 


 맞아 엄만 그래도 아직까지 냉동식품 넣은적 없잖아

어쨌든 엄마가 다  만들어 넣어 주잖아 

친구들 도시락은 어때?


 냉동식품이 많긴 하지 ...


 그치 ? 거 봐?


 엄마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아빠 회사에도 도시락 사 오는 사람 별로 없어 


나만큼 하는 애 없다는 히로의 한마디 투정이 

결국은 엄마 칭찬하는 걸로 마무리가 되어 버렸다


자기야 땡큐 내가  이 맛에 타향생활 

설움 없이 한다 

자기야랑 히로가 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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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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