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 이야기

지켜보며 조마 조마 ..

히로무 2014. 11. 24. 00:00


이른 저녁을 먹고  테니스 코트로 향한 

자기야와 히로 두시간 땀을 흘리고 와서 일까 

아님 테니스를 하러 가기 위해 일치감치 먹은 저녁때문일까

자기야가 조금 출출 하다고 한다 

에... 이시간에...


결국 사과를 먹기로 했는데 

누가 사과를 깍을 것인가?

우리집은  뭔가를 결정할때 항상 하는 것 

바로 가위 바위 보로 사과 깍을 사람을 결정 하기로 했는데 

히로가 걸리고 말았다 


가위 바위 보로 결정 되면 무조건 해야 하는게  

우리집 룰이니 히로도 기꺼이 칼을 잡았다 


그런데 문제는 도마위에 올려진 것을 자르는 것은 

히로도 경험이 있고 해서 나도  마음 놓고 지켜 볼 수있는데 

사과를 손에 쥐고 칼을 들고 자기 손을 향해 

칼을 움직이는건 처음인데...


그래도 나이가 몇인데

뭐든 첫 경험이란  있는것이고 

첫 경험 없이 발전은 없고 

불안 하다고 언제까지  부모가 해 줄 순 없고 

가위 바위 보로 졌으니 예외는 없고 

히로가 무조건 깍기로 했다 





반으로 자르는 것 부터가 불안 불안 이다 

이건 반이 아니라 비스듬하게...








손으로 조물닥 조물닥 ...

히로의 손때가 잔뜩 묻은  사과

저걸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되는 순간이다 






씨를 빼긴 뺀것 같은데 

남아 있는 저 씨는 뭐지?

히로에게 반항하며 끝까지 남아 있는  반으로 잘린 씨


조물닥 조물닥 히로의 손때가 잔뜩 묻은 사과

맛은....

음.... 손때  맛은 안난다 

다행히도 사과 맛이다 



편히 앉아 아들이 깍아 주는 사과를 맘 편히 먹을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히로가 사과를 깍는 내내 

지켜보며 조마 조마  했다 

하지만 그만 두라 하지도 않고 도와 주지도 않았다 


시작이 반이라고 내일도 사과를 깍아달라고 해야겠다 

몇번 시키면 잘 하겠지 

서너달 뒤에는 아들이 깍아주는 사과를 

맘 편히 받아 먹을 수 있겠지...


근데 내가 지켜본 칼질하는 히로 

칼질엔 소질은 없는것 같다


히로의 미래의 모습중 요리사의 모습은 없다는것을 

확실히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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