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도시락 땡땡이 치는 날

히로무 2016. 6. 22. 00:31


결혼후 지금까지 자기야 도시락 만들기가 

18년째 이어지고 있다 

18년전엔 집에서 노는 전업주부인데다가 

막 시작한 일본에서의 신혼 살림 

한푼이라도 아낄까 싶어서 시작된 도시락 만들기가 

지금까지 ...


지금은 정사원에 일주일 5일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일하는 나름 바쁘게 사는  

워킹맘인데도 지금도 도시락 만들기는 계속되고 있다 


어쩌다 도시락은 안 만든날 

점심때 뭐 먹었나 물어보면 

라면이나 맥도날드 햄버거 투성이 ..

왜  점심을 그렇게 먹나 물어보니 

매일 매일 뭐 먹을까 고민하는게 싫단다 ...


나원 참 ...

매일 매일 뭐 먹는지 고민하는게 귀찮은데 

매일 매일 뭐 만들까 고민하는 나는 

얼마나 귀찮을지 생각이나 해 봤수 ?



그러다 히로가 중학생이 되고나니 

이젠 히로까지 도시락이다 


일본 초등학교는 완전 급식이다 

학교내에 급식센타가 있어서 

따끈 따끈한 영양발란스 만점의 급식을 먹었지만 

(물론 무상이 아닌 유상 이다 )

중학생이 되니  학교내에 급식센타가 없다 

급식 전문업체의 배달 도시락

아니면 엄마의 집밥 도시락 

둘중 하나 선택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명색이 워킹맘인지라 

히로에게 급식 도시락을 권했는데 

누굴 닮았는지 곧 죽어도 엄마 도시락을 먹겠단다 

아버지나 아들이나 ...

에고 얄미워 진짜 진짜 얄미워 ...


그래도 어쩌겠나 

어차피 남편 도시락을 만드는데 

히로 도시락은 덤이다 ..


그런데 막상 히로의 도시락이 추가되면서

자기야 도시락만 만들때 없었던 문제가 .. 


자기야 도시락만 만들땐

가끔 전날 외식을 하고 늦게 들어 온 날이나 

아님 정말 귀찮은 날 



 자기야 내일 도시락 없이 OK? 


그렇게 도시락을 땡땡이 칠때가 있었다 


그런데 히로의 도시락이 추가 되면서

가끔의 그 땡땡이를 칠수가 없다 


일본 중학교에는 매점도 없다 

그러니 도시락을 땡땡이 치면 히로는 하루종일 

쫄쫄 굶어야 한다는 ....



그런데 오늘 절호의 기회가 왔다 

히로가 월요일부터 기말고사 기간이다 

히로에겐 기말고사 기간이 지옥 같겠지만 

나에겐 ㅋㅋㅋㅋ


히로가 기말고사라는 말은 

 즉 도시락이 없는 날 


와 이리 좋노  와 이리 좋노 

덩실 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다 


 자기야 내일 도시락 없이 OK?


그렇게 도시락 땡땡이 치는 날 



도시락 땡땡이 치는 대신 

아침은 만들어 드리는 걸로 ..


울 자기야 절대 아침을 먹지 않는다

 집에서는  ..


일어나서 바로 먹기가 부담스럽단다 

대신 회사에 가서 가볍게 뭔가를 먹고 업무를 시작한다 



도시락 안 만드는 대신 회사에서 먹는 

그 뭔가는 내가 만들어 준다 







계란을 풀고 양배추랑 당근 쏘세지 등등 

냉장고 뒤져 나온것들 채 썰어 넣고 

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동그렇게 잘 구워 주기 






동그랗게 부쳐주는 이유는 

베이글 빵이 동그라니까..






치즈도 한장 올려주고 









쨔짠 !

완성 베이글 빵 샌드위치 


자기야 아침에 회사가서 먹고 

점심은 제발 라면 햄버거 먹지 말고 ...


가끔은 도시락 땡땡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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