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몇년 만인가 모르겠다

히로무 2016. 6. 17. 00:00


처음 일본에 왔을때 한국 사람만 보면 그저 반가웠다 

지나가다 한국 말만 들려도 

어찌나 반갑던지 어찌 말 한번 걸어 볼까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 


그랬는데 

지금의 나는 굳이 한국 사람을 피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찾으러 다니지도 않는다 


억지로 맺은 인연은 그다지 오래 가지 않을뿐더라 

좋은 인연이라 생각지 않는다 


나와 인연이 될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어떻게 어떻게든 맺어지는게 인연이라 생각한다 


일본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일본 회사에 다니고 

일본 사람들을 이웃으로 두고 

그렇게 살다보니 내 주변에 한국언니들은 그다지 없다 


정말 시기도 질투도 경쟁도 없이 

서로 염려하고 이해 해 주고  고민을 이야기 할수 있는

정말 친구라 생각하는 한국인들은 

두명 정도일까 ...

두명이라 .. 넘 적은건가?

내가 잘못 산건가?


난 무리지어서 만나서 노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대 일로 단 둘이

아님 많아야 셋정도 

그렇게 소수가 만나는 걸 좋아한다 

둘이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걸 좋아한다 

온전히 상대의 얘기를 들어 줄수 있으니까 ..


많은 인원수가 만나면 결국은 그룹이 나뉘게 되고 

대화도 그렇고 그런  대화에 

목소리만 커지고 

말을 하는 사람만 하게 되고 

또 어떤사람은 듣기만 하다가 말고 

헤어지고 나면 무슨 말을 했고  무슨말을 들었는지 

기억에도 남지 않는다 





오늘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언니네 다녀왔다 

말이 같은 회사지 부서가 다르다 보니 

어쩌다 휴게실에서 만나면 반가이 인사하며

수다를 떠는  언니이다 


언니집에 가니 한국 언니들 (물론 동생도 있지만 

편하게 언니라  불러본다 )

나를 포함 8명이 모였다 



같은 회사 언니외엔 전부 처음 만나는 언니들 

첫만남이니 나이만 서로 묻고 

호구조사(?)는 하지 않았다





진짜 진짜 푸짐하니 한상 차리셨다 

그저 놀랄뿐 ...

역시 언니에게선 한국의 맏며느리 포스가 솔솔

나더니만 역시나 였다 


지나고 나면 기억도 나지 않는 

그렇고 그런 수다를 떨었지만 

다들 좋은 언니들 같았고 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모처럼 받아보는 한국인의 밥상 

역시 최고다 



8명이란 대군단으로 한국 사람을 만난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10년은 넘은것 같다 

처음 일본에 와서 몇년간은 

한국 사람 만나는 반가운에 여럿이 모여 만났고 

오늘은 이 친구집에 가서 놀고 

내일은 저 친구집에 가서 놀고 그랬었다 

말 그대로 한국 사람들끼리 뭉쳐 떼를 지어 몰려 다녔었다 


그렇게 비슷한 나이 또래끼리 만나니 

말도 많고 탈도 많고 ..




 사는 형편이 다 다른데 이집이랑 비교 저집이랑 비교 

은근한 시기 질투 

그리고 표나지 않는 자랑질 ...

그러다 좀 친해 졌다 싶으니 

돈 빌려달라는 등등 

금전 관계도 얽히고 ...

사실 또래 여자들이 모이니  뭐 다 있을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모이는 한국 언니들 

크게 두 종류다 

한국 남자랑 결혼한 한국 여자  

일본 남자랑 결혼한 한국 여자 


오늘 모인 8명의 한국 언니들 

호구조사는 하지 않았지만 

나 외엔 모두 친한 사이들이다 

호칭이 누구 엄마 누구 엄마였다 


아이들 이름을 들으니 여덟명 모두 한국 부부들

결국 일본인 남편을 둔 사람은 나 혼자인것 같다 


오늘 하루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끝날지 

아님 좋은 인연으로 오래 남을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


외롭다고 한국사람이라고  그렇게 

억지로  관계를 맺고 싶지는 않다 


나랑 이어질 인연이라면 또 만나게 되겠지 


결론은 오늘은 즐거웠다는...



미짱의 디스토리 새글 

일본에서 한국음식 그리고 한국말 

http://michan1027.tistory.com/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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