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이웃사촌 유미짱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시이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그날이 장례식이라고 ..
이시이 할머니는 울 동네 할머니
특별히 친한건 아니지만
오며 가며 인사를 나누는 사이이다
보통 동네 분이 돌아가시면
언제 돌아가셨는지 또 앞으로의 장례일정등을
동네 회람판으로 알려온다
그런데 이번 이시이 할머니의 경우
회람판이 돌았을텐데
이웃사촌 유미짱도 가즈짱도
그리고 나도 전혀 회람판을 본 기억이 없었다
우리 반만 회람판 돌리는걸 잊어 버렸나 ?
어쨌든 갑자기 전해 들은 이시이 할머니의
장례소식
보통 일본에선 돌아가시면
그 다음날 저녁에 하는 오쯔야 (通夜)
그 다음날 낮에 하는 고별식에
지인들이 가서 고인과의 작별인사를 나눈다
이시이 할머니와는 특별한 친분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오며 가며 인사를 나누는 사이이니
인사를 가야 할것 같은데
너무 늦게 이시이 할머니의 소식을 들었던터라
오쯔야에도 고별식에도 참석할수 없었다
이런경우 마지막 인사를 드릴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댁으로 직접 찾아가서
집안에 차려진 고인의 영정에
향을 올리고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는 방법이다
장례를 막 끝내고 정신이 없을테니
갑자기 찾아가는건 예의가 아니니
미리 이시이댁에 언제 찾아가면 될까
여쭈어 본후 어제 오후에
유미짱과 가즈짱과 함께 이시이 댁에 가기로 했다
모든 장례절차를 를 다 치루고
며칠이 지나고 찾아 가는 거지만
이것 저것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회사 근무 마치고 돌아오 길에 가게에 들려
봉투를 사다가
봉투도 준비 하고
(이 봉투 쓰는 것도 그냥 이름만 적는게 아니다
겉 봉투 안에 속 봉투가 또 하나 들어 있고
봉투 쓰고 접어 넣는 방법도
다 있다는...
외국인인 나에게는 무엇하나 간단한게 없다 )
장례식용 예복도 꺼내고 ..
일본에 살려면 이 장례식용 예복도 필수이다
오쯔야와 고별식등
장례 절차가 다 끝나고
집으로 찾아가는 거지만
정식으로 이 검은 예복에
검정 구두 검정 스타킹
가방도 검정 가방을 들고
고인에게 인사를 드릴
예를 다 하고 찾아 가야 한다
이시이 댁에 가서 할머니 영정에 향을 올리고
그 댁 며느리가 내어준 차를 마시며
이시이 할아버지랑 잠시 인사를 나누었다
며칠전부터 몸 상태가 별로라
병원 예약을 해 둔후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 나지 못하시고 그대로 돌아가셨다며
그렇게 갑자기 가실줄 몰랐다며
눈물을 글썽이시는 이시이 할아버지 ...
잠시 고인에 대한 추억을 나누고
돌아 나오는 길
이시이 할아버지가 찾아 와 주어 고맙다시며
커다란 종이 가방을
하나씩 내어 주셨다
종이 가방안에는 장례식에 오신분들 에게
나누어 드리는 답례품이 들어 있다
장례의 답례품에 반드시 들어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오끼요메노 시오 (お清めの塩)
몸과 맘을 정결히 씻어 내는 소금이다
이 소금은 모든 장례 행사에 다녀 온 사람들이
자기집으로 들어가기전
현관 앞에서 자기 몸에 이 소금을 뿌리며
장례식장에서 혹 데려 왔을지 모를
나쁜 기운들 등등
모든 것을 떨쳐 내고 자기집으로
들어 가야 한다
상주의 인사말
장례식의 답례품은 천차만별이다
이거다 라고 정해진 것은 없다
먹을거나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들이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주 특별한 친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오며 가며 인사를 나누는 사이인데
굳이 돈봉투까지 챙기고
예복 까지 갖춰 입어 가면서
그것도 장례 절차가 다 끝나고 며칠이 지난후에
꼭 가야 하나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생각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동네는 그렇다
주소지는 일본의 수도 동경이지만
변두리이다 보니
지역주민들과의 유대관계가 끈끈하다
마을이 크다보니 일일이 다 챙기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집 근처 100미터 안이라면
오며 가며 만나면 인사를 드리며
안면정도는 있다
게다가 이름까지 알 정도면
마지막 가시는 길
인사를 드리는 정도는 하고 산다
적어도 우리 동네는 ...
내가 마지막으로 이시이 할머니를 뵌게
작년 여름이었던것 같다
이제는 오며 가며 인사를 나눌수도 없게 되었다
이시이 할머니 영면하세요 ...
'미짱이 사는 동네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동네 사꾸라 마쯔리 (0) | 2016.04.04 |
---|---|
울 동네 봄 소식 (0) | 2016.03.28 |
일본의 민간행사 돈돈야끼 (0) | 2016.01.21 |
새해 첫날에 (0) | 2016.01.02 |
밤 산책 (0) | 2015.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