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한국은 설 이라네

히로무 2016. 2. 9. 00:30


한국은 설이라는데 

다들 옹기종기 모여 덕담들을 나눌텐데

일본은 ... 그냥 평일 

평소처럼 출근하고 

평소처럼 일 하고 ..


아침에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다 

아들이랑 며느리랑 손자  있다고 

바쁘시단다 


물 건너 산다고 설인데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막내 딸래미 보다야 

가까이 있는 아들 며느리를 

더 챙겨야 할테니 

짧게 설인사만 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풍성할 친정집 밥상을 그리워 하며 

저녁은 뭐 해 먹나 고민에 빠져본다 


퇴근길에 슈퍼에 들렸다 

싱싱한 굴이 눈에 띄길래 

굴밥이라도 만들어 먹을까 하고

한팩 사 들고 왔다 






알도 굵직하니 맛나 보인다 

굴밥이라 ...

냉동고를 열어보니 

꽁꽁 얼린 가래떡이 보인다 


한국은 설이라는데 

굴밥은 담에 하기로 하고 

급 메뉴 변경 


떡국이나 끓여 먹자 





떡을 물에 불려두고 


감자기 변경한 메뉴인지라 

재료가 제대로 갖춰져 있질 않다 

육수를 뭘로 내나 

냉동실을 뒤져보니 닭고기 한덩어리가 나온다 


일단 닭고기로 육수를 내고

굴밥 할려고 사 들고 온 알 굵은 굴 

그냥 굴도 넣지 뭐 


닭고기랑 굴로 육수를 내는 떡국 

들어 본적도 먹어 본적도 없지만 

그냥 만들기로...


그런데 

가래떡이 울 세 가족 저녁 식사로 먹기엔 

양이 좀 부족한듯 싶다 

울 가족은 위대한 (胃大한) 가족이니까..

또 한번 냉동실 열어 보니 

새우살이 든 냉동 물 만두가 있다


그런 연유로 

굴밥에서  냉동실에 가래떡이 있길래 

급 떡국으로 한번 메뉴 변경하고


떡국에서 가래떡이 좀 부족하길래 

냉동실에 새우살 물만두가 있길래 

급 떡만두국으로 메뉴 변경이다 


뭐 떡국이면 어떻고 

떡 만두국이면 어때

주방장 마음이지 ..


 




무우 유자초절임에다가 

시금치 나물  그리고 김치 


설인데 기름 냄새는 나야 할 것 같아서 

고구마 하나 튀겨주고 

굴이 들어가 국물 맛이 시원한 

떡만두국  한그릇으로 

일본에서 설 맞이를 했다 


변경에 또 변경을 하고 만들어 낸 떡만두국

 

맛나다 

근데 울 엄마 맛이 아니다 


히로는 맛나다고 한그릇 뚝딱 해 치웠다 

히로에겐 오늘 먹은 이 떡 만두국이 

엄마의 맛이겠지 ...

히로도 나중에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내가 지금 그렇듯

엄마의 이 맛을 그리워 해 줄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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