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설이라는데
다들 옹기종기 모여 덕담들을 나눌텐데
일본은 ... 그냥 평일
평소처럼 출근하고
평소처럼 일 하고 ..
아침에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다
아들이랑 며느리랑 손자 있다고
바쁘시단다
물 건너 산다고 설인데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막내 딸래미 보다야
가까이 있는 아들 며느리를
더 챙겨야 할테니
짧게 설인사만 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풍성할 친정집 밥상을 그리워 하며
저녁은 뭐 해 먹나 고민에 빠져본다
퇴근길에 슈퍼에 들렸다
싱싱한 굴이 눈에 띄길래
굴밥이라도 만들어 먹을까 하고
한팩 사 들고 왔다
알도 굵직하니 맛나 보인다
굴밥이라 ...
냉동고를 열어보니
꽁꽁 얼린 가래떡이 보인다
한국은 설이라는데
굴밥은 담에 하기로 하고
급 메뉴 변경
떡국이나 끓여 먹자
떡을 물에 불려두고
감자기 변경한 메뉴인지라
재료가 제대로 갖춰져 있질 않다
육수를 뭘로 내나
냉동실을 뒤져보니 닭고기 한덩어리가 나온다
일단 닭고기로 육수를 내고
굴밥 할려고 사 들고 온 알 굵은 굴
그냥 굴도 넣지 뭐
닭고기랑 굴로 육수를 내는 떡국
들어 본적도 먹어 본적도 없지만
그냥 만들기로...
그런데
가래떡이 울 세 가족 저녁 식사로 먹기엔
양이 좀 부족한듯 싶다
울 가족은 위대한 (胃大한) 가족이니까..
또 한번 냉동실 열어 보니
새우살이 든 냉동 물 만두가 있다
그런 연유로
굴밥에서 냉동실에 가래떡이 있길래
급 떡국으로 한번 메뉴 변경하고
떡국에서 가래떡이 좀 부족하길래
냉동실에 새우살 물만두가 있길래
급 떡만두국으로 메뉴 변경이다
뭐 떡국이면 어떻고
떡 만두국이면 어때
주방장 마음이지 ..
무우 유자초절임에다가
시금치 나물 그리고 김치
설인데 기름 냄새는 나야 할 것 같아서
고구마 하나 튀겨주고
굴이 들어가 국물 맛이 시원한
떡만두국 한그릇으로
일본에서 설 맞이를 했다
변경에 또 변경을 하고 만들어 낸 떡만두국
맛나다
근데 울 엄마 맛이 아니다
히로는 맛나다고 한그릇 뚝딱 해 치웠다
히로에겐 오늘 먹은 이 떡 만두국이
엄마의 맛이겠지 ...
히로도 나중에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내가 지금 그렇듯
엄마의 이 맛을 그리워 해 줄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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