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친구들과 놀러갔다가
엄마 선물을 사 들고 온 히로
중 학교 2학년이 친구들과 하루 놀러 나갔다가
5만원이란 거금을 쓰고 들어와서
자칫 엄마에게 천둥 번개 보다 더 무서운
야단을 맞을뻔 했던 그 선물
남자아이라 섬세함이 없어서일까
포장도 없이 쓱 내민 장갑
목 장갑처럼 생긴 이 장갑이
바로 히로가 엄마를 위해 거금 3000엔 (3만원)을
주고 사 왔다는 선물이다
선물 산 가게에다가 포장 해 달라고 하면
해 주었을텐데
요럴때 보면 아기자기한 맛이 없는게
천상 사내녀석이다
이 장갑을 끼고 스마트폰도
사용 가능 하단다
그래서 생긴건 작업용 목장갑처럼 생겼지만
좀 비쌌다나 어쩐다나 ..
근데 내가 뭐 스마트폰 중독자도 아니고
장갑 까지 끼고 스마트 폰 할 일도 없는데 ..
게다가 게다가 히로가 엄마를 위해
애써 준비한 장갑 싸이즈가 넘 크다
남자인 자기야 손에 딱 맞는다는 ...
그래도 히로의 맘이 기특해서
좀 크긴한데 고맙다
잘 낄께 칭찬 듬뿍 해 주었다
선물은 포장을 하지 않았지만
엄마에게 쓴 손편지 ..
지난주 히로가 나에게 혼이 났다
좀 심하게 많이 혼을 냈다
히로의 편지 내용
" 엄마 장갑이 마음에 들어?
요즘 추우니까 이 장갑을 끼고
추위에 대비해
요즘 엄마랑 의견이 안 맞는 부분이
많았지만 내가 나빴던 부분이 많이 있었어
그 부분은 내가 고쳐서 엄마에게
스트레스 안 주도록 할께
엄마는 내가 엄마를 싫어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회사일도 집안일도 열심히 하시는 엄마가
너무 좋아 "
그리고 이어지는 학업과 생활에 대한
히로의 생각과 각오들 ..
히로 앞에선 그냥 고맙다고
장갑도 편지도 ...
그렇게 말 했지만
나중에 혼자로 다시 읽는 히로의 편지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른인 엄마보다 히로가 더 낫다
엄마를 반성하게 하는 히로다
동경은 겨울에도 그다지 춥지 않다
아직 손이 시러워서 장갑을 껴 본적은 없다
자전거를 탈땐 장갑이 필요하긴 하지만
자전거를 타지 않는 나에겐 별 필요 없는 장갑
게다가 장갑이 너무 크다
히로가 직접 껴 보고 샀다는데
히로손이 내 손보다 더 큰데
히로는 엄마손이 더 크다고 생각 했던것 같다
엄마니까 어른이니까 자기보다 더 크다는
단순한 생각
그래서 자기가 껴 보았을때
조금 넉넉하니 괜찮다고 생각한듯 하다
동경이 따뜻해서 손이 시리지 않으면 어때
장갑이 좀 크면 어때
올 겨울 크고 두툼한 장갑을 끼고
돌아 다닐 내 모습을 상상 해 본다
지난주 히로를 너무 몰아 세웠나 반성해 본다
도망갈 구멍도 남기지 않고
몰아세우는 얄미운 엄마에게
선물과 편지까지 쓴 히로
이런 엄마라도 너무 좋다고
중2 사내 녀석으로썬
조금은 부끄러운 고백까지 해 준 히로
엄마가 미안하다
엄마가 많이 반성할께 ....
'히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 (0) | 2016.01.11 |
---|---|
아들이 보고 느낀 제주도 (0) | 2015.12.27 |
때론 거짓말도 필요하다 (0) | 2015.12.07 |
목표가 거시기하네 (0) | 2015.12.05 |
직장 체험 수업 (0) | 2015.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