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 이야기

아들 편지에 반성하기

히로무 2015. 12. 8. 00:10



일요일 저녁 친구들과 놀러갔다가 

엄마 선물을 사 들고 온  히로 

중 학교 2학년이  친구들과 하루  놀러 나갔다가 

5만원이란 거금을 쓰고 들어와서 

자칫 엄마에게 천둥 번개 보다 더 무서운 

야단을 맞을뻔 했던 그 선물 









남자아이라 섬세함이 없어서일까 

포장도 없이 쓱 내민 장갑 

목 장갑처럼 생긴 이 장갑이 

바로 히로가 엄마를 위해 거금 3000엔 (3만원)을 

주고 사 왔다는 선물이다 

선물 산 가게에다가 포장 해 달라고 하면 

해 주었을텐데 

요럴때 보면 아기자기한 맛이 없는게

 천상 사내녀석이다


이 장갑을 끼고 스마트폰도 

사용 가능 하단다 

그래서 생긴건 작업용 목장갑처럼 생겼지만

 좀 비쌌다나 어쩐다나 ..

근데 내가  뭐 스마트폰 중독자도 아니고 

장갑 까지 끼고 스마트 폰 할 일도 없는데 ..


게다가 게다가 히로가 엄마를 위해 

애써 준비한 장갑 싸이즈가 넘 크다 

남자인 자기야 손에 딱 맞는다는 ...


그래도 히로의 맘이 기특해서 

좀 크긴한데 고맙다 

잘 낄께 칭찬 듬뿍 해 주었다


 






선물은 포장을 하지 않았지만 

엄마에게 쓴 손편지 ..


지난주 히로가 나에게  혼이 났다

좀 심하게 많이 혼을 냈다 

 

히로의 편지 내용


" 엄마 장갑이 마음에 들어?

요즘 추우니까 이 장갑을 끼고 

추위에 대비해 

 요즘 엄마랑 의견이 안 맞는 부분이   

많았지만 내가 나빴던 부분이 많이 있었어 

그 부분은 내가 고쳐서 엄마에게 

스트레스 안 주도록 할께

엄마는 내가 엄마를 싫어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회사일도 집안일도 열심히 하시는 엄마가 

너무 좋아 "


그리고 이어지는 학업과 생활에 대한 

히로의 생각과 각오들 ..




히로 앞에선 그냥 고맙다고 

장갑도 편지도 ... 

그렇게 말 했지만 

나중에 혼자로 다시 읽는 히로의 편지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른인 엄마보다 히로가 더 낫다 

엄마를 반성하게 하는 히로다 


동경은 겨울에도 그다지 춥지 않다

아직 손이 시러워서 장갑을 껴 본적은 없다

자전거를 탈땐 장갑이 필요하긴 하지만 

자전거를 타지 않는 나에겐 별 필요 없는 장갑 

게다가 장갑이 너무 크다 


히로가 직접 껴 보고 샀다는데 

히로손이 내 손보다 더 큰데 

히로는 엄마손이 더 크다고 생각 했던것 같다 

엄마니까 어른이니까 자기보다 더 크다는 

단순한 생각 

그래서 자기가 껴 보았을때 

조금 넉넉하니 괜찮다고 생각한듯 하다 



동경이 따뜻해서 손이 시리지 않으면 어때 

장갑이 좀 크면 어때

올 겨울 크고 두툼한 장갑을 끼고 

돌아 다닐 내 모습을 상상 해 본다 


지난주 히로를 너무 몰아 세웠나 반성해 본다 

도망갈 구멍도 남기지 않고 

몰아세우는 얄미운 엄마에게 

선물과 편지까지 쓴 히로 

이런 엄마라도 너무 좋다고

중2 사내 녀석으로썬 

조금은 부끄러운 고백까지 해 준 히로


엄마가 미안하다 

엄마가 많이 반성할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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