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오늘은
일본인 자기야와 한국인 내가
결혼이란걸 한 날이다
자기야와 나는 한국
서울에서 처음 만났었다
처음 만났을때
자기가 할수 있는 한국말은
단 한마디였다
"안녕하세요 ..."
그렇게 우연히 맺어졌던 인연이
부부의 연이었다
자기야와 만나면서
내가 자기야에게 내건 첫 조건이
안녕하세요 밖에 말 할수 없는 자기야에게
한국말 공부 할 것
기간은 단 3개월 ...
처음엔 무리라 생각했다
3개월만에 한국말을 어떻게 ...
자기야 이화여대 어학당에 등록을 한후
작심을 하고 밤낮을 공부를 했었다
그 결과
어학에 센스가 남들보다 쬐께 있는 자기야
3개월후 어설프지만
한국말로만 의사 소통을 할수 있었다
그리곤
3개월후부터 매주 한통씩
한글로 보내오는 자기야의 편지
받침도 엉망이고
앞뒤 문맥도 안맞았지만
사전을 뒤지며 한글로
매주 매주 보내오는 편지
그렇게 쌓여간 자기야의 한글 편지는
지금은 나의 소중한
보물이다
1주일에 한번씩 보내오는 러브레터를
나는 매번 한장 복사한후
그가 잘못 쓴 부분엔 빨간 줄을 치고
수정을 한후 자기야에게 돌려 주었다
물론 원본은 내가 잘 보관하고
복사본으로 ..
학교 선생님도 아니고
러브레터에다가 빨간줄 쭉쭉
참 무드 없었던 여자였던것 같다
이런 여자가 뭐가 좋다고
미짱 바라기였던 자기야 ...
그렇게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한후
우리 부모님을 만나 인사를 드렸고
울 친정 아버지의 반대가 있었지만
그렇게 그렇게
결혼이란걸 했다
18년전 한국에서 ..
첫 신혼집 서울 용산구 원효로 3가
한강이 가까웠던 곳
한강변에서 데이트도 많이 했었는데 ....
그렇게 한국에서 6개월 신혼생활을 했었다
자기야는 한국이 너무 좋아
한국에 살고 싶어 했지만
18년전 한국은 한국 남자랑 결혼하는 외국 여성에겐
동거비자란걸 발급해 주었지만
한국 여자랑 결혼하는 외국 남성에겐
동거 비자란걸 발급해 주지 않았었다
여자도 엄연히 대한민귝 국민인데
자기 나라 국민이랑 결혼한 사람에게
왜 동거 비자를 발급 해 주지 않는가 라며
한국은 여자를 국민으로 취급 안한다며
광분을 했었던 기억이 떠 오른다
아무리 한국에 살고 싶다고 하더라도
언제까지 학생비자로 생활할 수는 없고
결혼을 했지만 동거 비자를 발급 해
주지 않는 나라에 비자 없이 살수없어서
어쩔수 없이 일본이란 나라로
올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 난 일본에서 살아야 한다는게 넘 싫었었다
그렇게 우리부부가 한국에서 살고 싶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일본으로 온후
지금은 기억이 가물 가물하지만
2년인가 3년후 한국여자와 결혼한
외국인 남성에게도 동거 비자가 ...
참 .. 나 ...
외국 남성에게 동거 비자 어차피 줄거면
조금만 일찍 주지...
그때 자기야와 난 2, 3년 더 참고 있을껄
하며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는
난 회사에 사표를 내고 일본에 왔고
그 사이 자기야도 일본에서 정착을 했고..
지금도 우리 부부는 항상 아쉬운 마음이 있다
그때 2, 3년만 더 버텼으면
지금은 자기가 그렇게 좋아했던
한국에서 살고 있을텐데 ..
뭐 어쩌겠네
내 팔자가 한국에서 살 팔자가 아닌가 보지
그렇게 시작된 일본 생활
운이 너무 좋았다고 해야할까
내 주변 일본 사람들은 너무나 좋았고
처음 걱정 했던 것과는 달리
일본 생활에 넘 적응을 잘 하는 나
알콩 달콩 사는 동안
히로가 우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주었고
또 그렇게 알콩 달콩 살다보니
오늘 결혼 18주년이란다
내가 이 남자랑 18년이나 살았구나 ..
18년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변함없는 자기야..
그래서 고맙다
가끔 가는 레스토랑에서
결혼 기념 축하 한다는 카드와 함께
특별 메뉴 초대장이 왔다
자기야랑 18년전엔
없었던
지금은 우리부부 사이에
항상 끼어 있는 깍두기 히로랑
셋이서 다녀 왔다
피아니스트가 축하 음악도 연주해 주고 ...
18년간 그래왔듯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항상 변함없는 자기야랑 나
그리고 히로이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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