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아이들의 편지를 받고 ..

히로무 2015. 11. 19. 08:42


몇년째 한 초등학교에 1년에 한두번

한국문화 강의를 나가고 있다 


그 초등학교는 다문화와의 교류에 힘을 쏟는 학교인데 

어쩌다 한번 하다 보니 

한국에 관한 강의는 매년 나에게로 

의뢰가 오고 있다 

올해는 6학년아이들에게 

3시간 수업을 했었다 


3,4교시 수업은 한국요리를 만들고 

점심시간 아이들과 함께 만든 요리를 먹고 

5교시때 한국에 대한 아이들의 궁금증 

질의 문답으로 진행 되는 수업 






아이들에게서 편지가 왔다 

아마도 선생님이 수업의 일환으로 

편지를 쓰라고 했겠지만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쓰진 않있겠지만 

또박 또박 써 내려간 아이들의 

감사의 마음이 넘 감동적이다 







일본 초등 학교는 요리실도 잘 구비 되어 있어서 

학교에서 요리 실습도 가능하다 

이번에 아이들과 함께 만든 요리는 

부추전과 감자전이었다 


아이들도 열심이였고 

몇몇의 엄마들이 나와서 도와 주었기에 

아이들과의 요리 수업이지만 

아무 문제 없이 잘 진행 될수가 있었다 


요리실습으로 만든 부추전과 감자전을 

아이들과 함께 먹으며 

아이들의 질문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이었다 







5교시 질의 문답시간

항상 그렇듯 미리 준비해서 가져간 

남자아이의 한복과 여자 아이의 한복을 

남녀 한명씩 입혀 주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중 하나이다 

고운 핑크치마의 예쁜 여자아이의 한복은 

모두들 이쁘다며 난리도 아니다


처음엔 입어 보고 싶은 아이 손들라해도

머뭇 머뭇 

내가 한 아이를 지목해 입혀 주자 

 우아한 한복을 입고 공주처럼 빛나는 

친구를 보고 나중엔 서로 입어 보고 싶다며 

난리도 아니었다 

결국 수업 끝난후 입어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입어 보는 시간을 

따로 만들어야만 했지만 ....





아이들의 질문은 참 다양하다 

먹거리에 대한 질문부터 

한국 아이들의 놀이 문화 

한국은 매일 김치를 먹느냐?

매운 음식밖에 없느냐?






수업에 집중하느라 사진 한장 못 남겼었는데 

뒤늦게 아이들의 편지를 받고 보니 

기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


아이들에게 편지 쓰기 과제를 내어 준 

선생님께 감사 ! 



요즘 언론에선 반한 반한 하는데 

글쎄 직접 살고 있는 나는 

왜 반한을 느끼지 못하고 살까?

반한 데모를 한다는 동경 중심가에 있는  

코리안 타운인 신오쿠보에 나가지 않아서...


17년 일본에 살면서  아직 단 한번도 

한국인이라 차별이나 멸시를 받아 본적이 없다 


일본에서 17년을 살면서 

난 지금까지 어디를 가도 

남편성을 따르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일본은 결혼을 하면 남편성을 따른다 

그러니 당연히 나도 일본인 남편성으로 

나를 소개 해야 한다 )

난 지금까지 한국 이름  석자로 

나를 소개한다 


정말 반한이 한국 언론이 말하는 것처럼 

심각한 수준일까?

나도 궁금하다 ...


아이들에게 1년에 한번이지만 

한국에 대한 소개를 함으로써 

아이들에게 한국을 가깝게 느끼고

또 반한과는 거리가 먼 아이들의 미래를 꿈 꿔 본다 

이 아이들의 미래엔 

반한이란 말이 사라질것 을 기대하며 ...





추  가  글 


이 글을 올린후 달린 댓글을 읽어 보았다 

일본에 사시는 두 분이 글을 남겨 주셨다 

한분은 신오코보 거리에서 반한 데모를 직접 보았고 

충격이었으며 조금 무섭기까지 하셨다고 ...


또 한분은 업무상 만난 일본인에게 

무시를 당하신 경험과 

살면서 받은 서러움이 많으시다는 ...

혹 나의 글을 읽고 일본에서 혐한은 

매스컴이 만들어낸 설레발이구나 하는 사람이 

계시지나 않을까 살짝 걱정과 함께 글을 남겨 주셨다 




같은 한국이라도 서울과 부산이 다를거고 

또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서 

경험하는 부분이 많이 다른것 같다 


아주 오래전에 올린 글이지만 

나의 블로그 카테고리 일본에서 일하기의 글 중 

일본에서 일하면서 내가 무시 당하지 않기 위하여 

라는 글을 읽어 보시면 

나도 회사에서 작은 트러블이 있긴 했었다 

하지만 그 트러블은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외국인에 대한 편견에 관한 트러블이었다 


내가 한국인이란 이유로 차별과 무시를 

17년 살면서 한번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큰 복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업무적인 면에서는 

내가 다니는 회사는 외국계 회사라서 

차별은 없었던것 같고 


난 언제 어디를 가서든지 

저 한국 사람이에요라고 먼저 밝혀 버리니 

한국 사람을  싫어 하는 사람은 

나에게 다가 오지 않았기에 

차별과 못 느끼지 않았나 하는 부분도 있다 


개인적으로 나의 경우엔  감사하게도 

오히려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받은 혜택이 더 많았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한국인이였기에 일본 라디오에 1시간 

생방송으로 출연해 한국 음악을 소개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덕분에 일본 라디오 방송국 견학도 공짜로 하고 

돈도 벌고 ..) 


한국 사람이기에 학교를 비롯해서 

시민센타의 한국 문화 강좌와 

한국 요리 교실을 오랫동안 하면서 

선생님 대우를 받았었고 

한국 사람이었기에 

한국어 강좌도 몇년간 할 수 있었고 ...


정말 이유는 내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너무나 좋은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맺을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잘 난것 하나 없는

 너무나 평범한 내가 

 일본에 사는 한국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너무도 많은 혜택을 

누렸던 것 같다 


본의 아니게 

나와 또 다른 환경에서  차별과 무시를 

받으며 살아가는 분들이 계시다는걸 

간과 한 글이 되고 말았다 


내 글이 큰 영향력 있는 글도 아니고 

미짱이라는 한 개인이 

일본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소소한 일상의 블로그이니 

(사실 거짓으로 쓴 글도 아니고 ..)

이 글은 삭제 하지 않고 그냥 둘 생각이다 


하지만 이 글을 통해서 

달아주신 댓글을 읽고 다 나 같지는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소중한 

시간이 되었음에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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