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일본에서 내가 남편 성을 따르지 않는 이유

히로무 2014. 1. 18. 10:29

일본은 부부가 결혼을 해서 혼인 신고를 하면

자동적으로 부인이 남편성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 일본에서 내가 남편 성을 따르지 않는 이유?

글쎄 왜 일까?

 

내 주변에 많은 외국인들은 모두 남편의 성을 따른다 

내가 아는 사람중 일본인이든 외국인이든

남편 성을 따르지 않는 이는 단 한명도 없다

 

내가 남편성을 따르지 않는 이유는 간단 하다

한국에서 결혼을 했고 한국에서 혼인 신고를 했으며

한국에 있는 일본 대사관에 일본 혼인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본 호적에도 난  김 이며

은행 통장이며 외국인등록 운전면허

회사에서도 난  김 이다

 

막 일본 생활을 시작 했을때도 난 그게 당연 하다 생각했고

나의 첫 일본 사회 데뷔인 시민 센타의 일본어 교실에서

내 소개 할때도 난 김이였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남편이 한국 사람이라 생각을 한다

남편이 일본인이라 하면

 

 왜 김상은 일본사람과 결혼 했는데 왜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나요?

 난 한국사람이고 한국에서 결혼해서요..

 그래도 일본에선 남편성을 따라야죠

 

이런 대화가 일본에 살면서 수없이 반복되었다

남편이 일본 사람이라 하면 반드시 따라 오는 질문이다

 

 

문제는 히로가 유치원에 가면서 부터였다

아이와 성이 다르니 내가 누구의 엄마인지를 모른다

그래서 난 첫 학부모 모임에서 자기 소개를 할때

반드시 첫 마디에 난 한국사람이다 .김이다

히로엄마다 라고 소개를 한다

그러고 나면 관심있는 사람은 다가오고 그럼 친구가 되는것이고

한국 사람이 싫은 사람은 다가 오지 않고 그럼 나도 다가 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사람 사귀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친한 친구들은 유치원에선 남편이름을 사용 하라는

권유도 있었지만 황소고집인  난 그러지 않았다

그렇게 유치원 생활은 난 김으로 히로는 다구찌로 무사히 보내고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

물론 1학년 첫 부모 모임에 난 김이다. 한국인이다 

히로엄마다고 밝혔다 

1학년때 난 외국인이지만 학급위원을 맡게 되었다

학급위원은 반의 부모 대표로 비상연락이 있다거나 할때 연락망이며 

부모 모임이 있으면 진행을 하는  정도의 일을 한다

 

학급위원이 되고 난 며칠후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

 

 어머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

 저 히로 어머님 .. 연락망을 지금 만들고 있는데

김 이라고 쓰면 누구 엄마인지 모르니까

                 실례가 안된다면 다구찌로 비상연락망 만들어도 될런지..

 아! 네 그러시던지...

 

그렇게 난 학교에서는 다구찌가 되었다

 

유치원때 부터 알고 지낸 이들에겐 김으로

초등학교에선 다구찌로 그리고 직장과 이웃에겐 김으로...

 

물론 불편한 점도 많다.

한 예로 생명보험을 들때 남편이랑 같이 들려니

 김이 아닌 다구찌를 요구했고

연말 정산때 보험서류는 다구찌인데 회사 연말 정산 서류는 김이고

엉망 진창이다 . 하지만 난 지금도 김을 고집한다

 

내가 남편 성을 따르지 않는 이유?

 

간단하다 . 그게 좋으니까.

그리고 내가 김이라 소개 함으로써 인간관계도 정리가 된다

내가 한국인임을 밝힘으로써 관심 있는 사람들이 다가 오니

이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할 필요도 없고

괜히 잘 보일려 꾸밀 필요도 없고

그래서 난 김이 좋다

일본에 살든 한국에 살든 또 먼 미래에 다른 나라에 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디에 있든 난 김이요. 난 한국인이다 

난 지금까지도 김이였고 앞으로도 김으로 살것이다

 

다행이도 히로도 학교에서나 어디에 가도 엄마가 한국인이요 

김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한국인이라 자랑하는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