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자기야가 잠을 잘 못 잤는지
목이 아프단다
조금 아픈걸로 마누라에게 엄살 부리는 건가
살짝 의심이 갔지만
난 착한 마누라이니까 따뜻한 스팀 타올로
목을 마사지 해 주는 걸로...
그리고 아침
못 일어나겠단다
목을 움직일 수가 없단다
마누라 쉬는 날
날 잡아 아픈 자기야의 이 센스 ..
일단 출근은 미루고
병원부터 가 봐야겠다는 자기야
병원 가는걸 참 싫어하는 자기야가
스스로 병원을 가겠다는 걸 보니
엄살은 아닌듯 하다
병원 다녀온 자기야
진단 결과는 목 인대를 다쳤단다
어지간 해선 주사를 놔 주지 않는 일본 병원인데
그런 일본 병원에서
진통제 주사를 놔 줬다니
쬐께 심각하긴 한가 보다
진통제 주사 한대 맞고
붙이는 파스랑 진통제를 비롯한 약이랑
목을 보호하는 보호대 차고
집으로 돌아온 자기야
목 인대 다친 원인은 다름 아닌 테니스
테니스가 문제다
자기야는 테니스를 넘 좋아한다
자기야에게 테니스는 건강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무조건 테니스가 좋아서 한다
운동이란게 어느 정도껏 해야 하는데
죽자 살자 무식하게 달려든다
자기야가 다니는 접골원 선생님
자기야의 몸을 마사지 하면서 하는 말이
" 자기 몸을 좀 더 소중히 여기세요
몸이 그냥 너덜 너덜 합니다요 " 다
적당히 몸에 좋을 정도의 테니스가 아닌
그 정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그걸 알면서도 테니스를 도저히 멈출수
없는 자기야다
테니스 할수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도 싫단다
진통제 주사를 맞고도 좀처럼 좋아지지 않아서
결국 회사는 하루 쉬기로 했다
마누라 쉬는 날
날 잡아서 ...
자기야 배고프다
히로도 학교 가고 없는데
우리 둘이서
밥 도 먹고 테이트 하러 나가자
그러고 나갈수 있겠어
목 안돌리고 가만히 앞만 보면 괜찮아
잘났다 잘났어 ..
그래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데이트 하자
자기야랑 나갈땐 웬만해선
내가 운전을 하지 않지만
목을 못 돌리는 자기야 때문에
운전대는 내가 잡았다
좌회전 핸들을 틀었더니
옆에서 " 아야 아야 " 죽는 소리를 한다
좌회전으로 꺽는 그 회전의 진동으로
목이 아프단다
자기야 목 덕분에
조심 조심 또 조심 운전 !
내가 시킨 연근 햄버거
사각 사각 연근의 식감이 넘 좋고
달짝 지근한 소스도 넘 맛있었는데
칼로리가 겨우 510 칼로리란다
우아하게 요런거 먹고 다이어트도 하고
일석 이조네 ...
520칼로리 밥 먹고
칼로리 폭탄 맞은듯한
디저트 ...
게다가 커피를 두 잔씩이나 마셨으니 ...
맛있는 건 왜 전부 칼로리가
높은건지 ....
밥 먹고 차 마시며
서너시간 자기야랑 수다를 떨었다
우리 부부는 뭔 말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자기야의 무식한 테니스 사랑 덕분에
예정에 없던
데이트 하게 생겼다
좋은 일 ?
나쁜 일 ?
어차피 생긴일 어쩌겠나
좋게 생각 할 수 밖에 ..
칼로리 폭탄 맞은 디저트 먹었으니
근처 공원 한바퀴 돌아주었다
근데 자기야 아프다고 회사 쉬면서
이래도 되나???
그나저나 내일 자기야
짧은 1박 2일이지만 출장이다
병원 진단은 2주간 안정을 취하면
된다였는데 내일 꼭 출장 가야 되나 ??
결론은 꼭 가야 된다란다
사장이랑 달랑 둘이 가는 출장인데
그것도 출장지인 와까야마는
자기야가 책임자라서 안 가면 안 된단다
비행기 타고 휑 하니 갔다 오면 된단다
자기야 출장 조심해서 잘 갔다 온나
목 조심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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