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회사 동료들
매년 우리집으로 와서 바베큐를 한다
같은 부서원 동료들이 아니다
법무팀 총무팀 경리팀
공사팀, 기술팀
부서도 다양 하다
자기야 회사는 시브야
우리집은 시브야 중신 동남쪽으로 한시간
우리집으로 오는 바베큐 멤버중 북쪽인 사이타마에
사는 사람도 있으니
우리집으로 오기까지 편도 3시간 걸리는 사람도 있다
말이 편도 3시간이지
왕복이면 6시간 이다
그러면서도 매년 우리집에서 바베큐 하기를 원한다
올 해도 7월말부터 바베큐 언제 해도 되냐고
자기야가 나에게 계속 물어 왔다
이 더운데 무슨 바베큐야
좀 선선해지는 9월에 해
아니 내가 아니라
자꾸 회사사람들이 언제 하냐 언제하냐
그러니까 ...
그렇게 해서 9월에 하기로 결정 된 바베큐
이번에 참석 인원은 10명
이렇게 매년 자기야 회사 동료들이랑
울 집에서 바베큐를 한지 10년 정도 되는 것 같다
10년 정도 되다 보니
소문도 나고 너도 나도 오고 싶어 하고
누군 누가 오면 싫다 등등
(진짜 어른이나 애들이나 다 똑 같다
사람 많이 모이면 꼭 말이 난다는 .... )
하도 말이 많아서 말이 안날
진짜 친한 동료 4명으로 확 줄인 때도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겐 비밀로 했겠지..
그렇게 10년째 이어진 바베큐이다
내가 제일 먼저 자기야에게 확인 하는건 인원수
재료도 재료이지만
좁아터진 우리집 마당에 들어설 인원수 체크해서
모자라는 의자수
옆집에서 빌려다가
테이블 셋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10여명이 모여 바베큐를 즐긴다 하면
널찍한 마당을 가진
전원 주택을 상상하겠지 ..
그건 꿈이고
현실은 10명 들어서면 가득한 손바닥 만한 울 집 마당
그런 곳에서 바베큐 하겠다고
교통비 비싼 일본에서 3시간 걸려서 온다는게
나로썬 이해가 안 간다
2시 집합 예정인 바베큐
미리 재료 준비를 해 두었다
요 양이 많아 보이는지
이번 모임엔 여자 넷에 남자 여섯이었다
아님 적어 보이는지 ...
요 양은 정확하게
준비한 재료의 3분에 1만 꺼 내 놓은 상태이다
한꺼번에 꺼내 놓으면 재료가 상할까봐
3분에 1만 꺼 내 놓은 상태이다
얼마나들 잘 먹는지 깜짝 놀랄 정도이다
내가 이들의 먹성을 알게 된건 첫해 바베큐때이다
친정아버지가 장남이시라
울 친정엄마 손이 좀 크시다
뭐든 여유있게 많이 많이
그런 친정엄마 닮은 나 또한 손이 꽤 큰편이다
그래서 많이 준비를 했고
그 양을 보고
자기야가 넘 많이 준비 하는게 아니냐고
걱정스레 물었었다
다 못 먹을꺼라고 ..
그런데 .. 10년전 그 첫 바베큐
누가 다 못 먹는 다고 했어?
그 많던 재료가 부족했었다는 ..
하긴 8시간 놀다 먹다 놀다 먹다 하니
배가 불렀다 꺼졌다
또 먹고 배가 불렀다 꺼졌다 ..
2시부터 저녁 10시까지
8시간에 걸친 기나긴 장거리 마라톤 바베큐이다
자기야 회사 사람들 오면 빼 놓을수 없는게
알코올 ..
술 전문점 까지 가서 생뱍주 서버를 빌려 왔다
생맥주 자그만치 20리터
집 마당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는 그 맛은
경험 해 보지 않음 모른다는 ...
생맥주의 달콤한 유혹에
평소에 술 즐기지 않는 나도
첫 한잔은 기분좋게 시원한 생맥으로 건배 !
생맥 20리터????
여기선 놀라면 안된다는 ..
바베큐 멤버중 와인에 대해
모르는게 없는 와인통이 있다
그가 준비해온 와인 두병
오른쪽 와인은 식후에 마시는
디저트용 와인이라나 뭐라나 ..
게다가
청주라는데 순수 청주는 아닌것 같고
궁금해서 살짝 맛을 보니
말 그대로 술술 넘어간다
맛이 순하고 알코올 좋아하지 않는 내가 마셔도
전혀 부담이 없을 만큼 순했다
청주인데 마치 조금은 달달한
샴페인 같은 ...
결론을 말하면 내 맘에 들었다
좁은 마당에 어깨를 맞대고 머리를 맞대고
부어라 마셔라
구워라 먹어라
8시간에 걸친 바베큐
적지도 않는 나이에
다들 지치지도 않는 무서운 체력에
난 그저 놀랄뿐
결국
냉장고에서 대기하고 있던
나머지 3분의 2도 전부 밖으로 나왔다
대단해 ... 정말 대단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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