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라 불리는 남자

오늘이 그날

히로무 2015. 8. 29. 00:03


미식가 할 수도 없고 

로맨티스트 라고도 할 수 없고 

하지만 자기 나름 맛있는거 좋아하고 

분위기 따지는 우리집 남자 자기야가 

히로의 여름 방학의 마지막 이벤트로 

요코하마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예약 

요코하마로 향했다 


자기야는 가끔 레스토랑을 예약해 두곤 

의논도 없이  언제 예약했다라는 

통보를 해 오곤 한다 


언젠가 지인이 그랬다

"데려가 주니 얼마나 좋아 

데려가 주는 것 만으로도 고맙지 .."


그런데 그게 자기야의 용돈안에서 

가족들에게 대 서비스를 하는게 아니라 

카드로 당당히 결제를 해 버린다는것 

그 카드는 자기야 용돈이 아닌 

가족 공동 계좌에서 빠져 나간다는 점 


자기야는 넘 당당히 카드로 긁고는 

인심좋게 한 턱 쓰는 척 폼 잡는다는 점 


하지만 좋은곳에 데려 가고 싶어하는 

자기야의 마음만 보고 

고맙습니다요 하며 

히로랑 나는 자기야가 통보하는 날 

스케쥴을 비운다 







역에서 걸어서 10분 쯤 

위치가 별로 좋지 않다 

테이블 4개석에  카운타석 일곱 여덟석 있는 

작은 가게 였다 






작지만 깔끔하게 꾸며진 

분위기상 레스토랑이라고 하긴엔 바 같고 

바 라고 하기엔 

음식이 넘 맛있고  충실하고 



메뉴도 자기야가 미리 다 주문을 해 둔 터라 

난 따로 메뉴 확인도 안 하고 

식전 음료로  생맥을 주문 했는데

 첫 변째로 나온게 ...

이건 이건 생맥이 아니라 

와인이 딱이네 ..

 




난 술이라곤 1년에 서너번 마시는게 고작이다 

오늘이 그 1년의 서너번이 될것 같다 


 안쵸비와 올리브오일을 넣고 구운 버섯 

 와인이 땡기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알코올이지만 

생맥 단 숨에 들이키고 

와인을 급히 주문 


역시 탁월한 선택이다 

와인이 딱이다 







역시 오늘은 와인의 날인듯 ..









블루치즈?? 

역시 와인이 필요해 

누가 내 와인을 다 마신거야?

평소 술 안마신다더니 

어느새 치즈의 유혹에 빠져 두번째 

와인을 주문 하고 있는 여자가 있었으니 ...





신선한 구루마에비 (보리새우)로 만든 

가루파초 







고기 보다 해산물을 더 좋아 하는 나를 위해 

와규가 아닌 해산물로 메뉴를 정했다는 자기야 


이 남자 센스 보소 

마누라 입맛 까지 챙겨 주니 

고맙다 자기야 







난 와인은 화이트 와인 보다 

레드 와인을 더 좋아한다 

처음 두 잔은 당연 레드 와인을 주문 했는데 


해산물을 보니 

급 화이트 와인이 땡긴다며 

세잔째 와인을 주문 하니 


 엄마 괜찮아?


걱정스레 바라보니 우리 아들 


 당근이지 ..

오늘은 엄마가 취해도 아빠가 

책임 지겠지 뭐 

히로도 있고 ...


일년에 서너번 술 마시는 날 중 하루로 

오늘이 바로 그 날


작정을 했는데  

이 정도 쯤이야




이건 그냥 평범 그 자체 





피자 역시  안쵸비가 들어가서 

짬쪼롬 하니 맛 나다 



그렇게 생맥 한잔에 

레드 와인 두잔 

화이트 와인 한잔에 

살짝 몸이 흔들 흔들 한다 


화장실 갔다 오겠다고 했더니 


 혼자 갈 수 있겠어?


완전 취한 여자 취급을 하다니 ...






바닐라 아이스엔 

진한 커피를 끼얹어서  먹으니 

적당한 달콤함과 커피의 진한 향이 

입 안 가득이다 











생맥 한잔과 와인 세잔에 

알딸딸하게 취한 여자 


뭐하는 건지 ..

역시 취했었나 보다 

분위기에 취하고 알코올에 취하고..  


분위기 따지는 남자 덕분에 

기분좋은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근데.. 자기야 카드 얼마 긁은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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