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라 불리는 남자

작은것에 행복

히로무 2015. 9. 11. 00:34


자기야의 생일이다 

생일이 평일이면 생일 축하 하기도 쉽지가 않다

자기야는 자기야대로 

나는 나대로 직장 생활이 바쁘고 

히로는 히로대로 

2학기 중간고사가 눈앞이고 ..


그래서 우리집은 평일이 생일이면

그 다음 주말에 외식을 한다 


아무리 주말 레스토랑을 예약 해 두었다고 하더라도 

그냥 지나가면 섭한게 생일인데 


퇴근하고 와서  간단한 자기야 생일상을 차렸다 

시댁은 자기야 생일이면 시어머님이  

 반드신 팥이 들어간 찰밥을 해 주셨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먹고 자라서인지 

생일날 뭐 먹고 싶냐고 물으면 

자기야는 찰밥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퇴근후라 지치고 

시간도 없고 

간단히 반드시 있어야 하는 찰밥을 하고 

잡채 조금 만들고 

자기야가 좋아하는 아보카도 넣고 사라다 

콩나물 팍팍 무치고 

그리고 메인으로는 연어 허브 버터 구이

미역국 대신 된장국 


보잘것 없지만 자기야 생일상이다 

자기야 퇴근이 늦어져서 히로만 

먼저 차려서 먹였다 


난 배 고픈걸 꾹 꾹 참고 

자기야 오면 같이 먹으려 기다리는데 

자기야에게서 라인이 왔다 





퇴근하는길에 보내온 라인 

 찰밥 먹고 싶다 

난 모르는척 

찰밥 안한척 

 지금 말 하면 어떻게.. 

미리 말 해야지 라는 뉘앙스로 대답


그리곤 히로가 먹고 있는 찰밥 사진을

찍어 보냈다 






찰밥 하나로 기분이 좋아지는 자기야 

너무 작은것에 행복을 느끼는 자기야이다 





찰밥만 만들면 자기야 

기본이 밥 두그릇은 뚝딱이다 


워킹맘이라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정말 보잘것 없는 

일반적인 반찬에 

찰밥 한그릇한 차려 냈는데도

넘 행복해 하는 자기야 


주말에 자기 좋아하는 레스토랑 가서 

2차 생일 파티 하고 

맛난 케익도 먹지 뭐 ...



찰밥 두공기 먹었다고 

깜깜한 오밤중에 조깅한다며 

동네 한바퀴 돌고 오는 자기야 


그래 자기야 

잘 먹고 운동도 하고 

건강 관리 하며서 

오래 오래 잘 먹고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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