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먹기

미안한 맘으로 차린 주말밥상

히로무 2015. 2. 23. 00:00




요즘 출근이 너무 이르다 보니 본의 아니게 

불량주부의 길을 걷는 미짱이다  


저녁밥상도 이것 저것 차리기 귀찮은 맘에 

카레나 마파두부 같은 밥위에 껴 얹어 먹으면 되는 

한그릇 밥상이 많았다 


주말 출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주말엔 자기야와 히로에게 알아서 챙겨 먹으라며 

주말 저녁 밥상은 차리지도 않는 불량주부이다 

그리곤 얌체처럼 자기야가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들고 앉는 ... 


이번  일요일 역시나 난 출근을 해야 했고 

이른 출근 덕분에 이른 퇴근 


집에 돌아오니 오늘도 자기야는

너무나 좋아하는 테니스를 하러 나가고 없고 

히로는 수요일부터 기말시험이라며 

공부한다고 책을 펼쳐들고 앉아 있다


마음같아선 그대로 누워서 한잠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싶었지만 앉아버리면  눕고 싶고 

눕고나면 그대로 자고 싶어질것  같아서 

그대로 주방으로 직행 


우리집 두남자에게 미안한 마음에

 오늘은 불량주부 하지말자는 다짐을 하며 

냉장고를 뒤적 뒤적 .....

식재료를 사러갈 여력은 없으니 

무조건 집에 있는 재료로 뭔가를 만들어야 했다 


 

우리 친정집은 대가족이었다 

어릴적엔 장남인 아버지 밑으로 미혼이었던 

삼촌 고모 그리고  할머니 모시고 다함께  모여 사는 대가족 

 

그러다 보니 울 친정엄마는   손이 컸다 

뭐든 많이 만들었고 식재료 또한 여유 있게 많이 많이...


그런 친정엄마를  닮았는지 

달랑 세식구이지만 이것 저것 식재료를 많이 사 두는 편이다 

미처  못 먹고 버리는 일도 (이러니 불량주부이지....) 


냉장고도 일본에선 잘 쓰지 않는  대형이다 

그러다 보니 

식재료를 사러 가지 않아도 뒤져보니 이것 저것 많다 


어제 먹다 남은 생선 (일본에선 부리라고 하는데 방어인가??)

내 놓을까 말까 망설였지만 어제 먹다 남은 생선이라

 빨리 먹어 치워야 할것 같아서 먹든 안먹든  일단 내 놓기로 했다 

며칠전 참치캔 넣고 볶아둔 김치 볶음 

여기까지는 먹다남은 음식 재 활용이고 


오늘 만든건 

양배추와 당근 넣고 마카로니 사라다 만들고

텃밭에서 금방 캐온 시금치 삶아서 

가쯔오부시 (가다랑이) 랑 간장 뿌리고

그리고 콩나물 무침 








오늘의 메인은 

항상 냉동고에 비치 해 두는 닭고기를 꺼내 해동하고

고구마 양파 양배추 당근 등등 

집에 있는 야채란 야채는 다 꺼내서 대충 썰어 넗고 

마늘찧고 생강넣고  갖은 양념넣고 지글 지글 

끓여주니 뭐라고 이름 지어야 할지...

갖은 야채 닭고기 조림???

뭐 그런걸 만들었다 


 






매콤한 청량 고추가 있으면 몇개 쏭쏭  썰어 넣고 싶지만 

그런게 있을리 만무 하고 

면처럼 허연 저것은 무엇일까?

사실은 당면을 넣고 싶었는데 

당면을 물에 미리 불려 놓는 걸 깜빡 해서 

그냥 아쉬운 대로 실곤약이 있길래 

실곤약을 투하 했다 


실곤약 나쁘진 않았지만 

역시 당면을 넣었어야 하는데....







겨우 이정도지만 만들고 나니 녹초 

두어시간 낮잠을 자고 나니 

자기야가 돌아왔다 


오늘도 일하고 왔다면 유세할 마누라를 대신해서 

뭔가 저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자기야 

주방에 들어가 보더니 

약간의 감동을 ...


이정도로 "우와.." 라며 감탄사를 내 놓는 우리집 두 남자 

급 미안해진다 


내가 너무 피곤해 하니 

자기야가 그런다 

그냥 정사원 그만 두고 파트타임으로 조금만 일 하라고...

갑자기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알았어 생각 해 볼께....

 

지금은 익숙하지 않는 제빵 연수중이라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건 사실이다 

정사원을 그만두고 파트타임으로 근무 할것인지 ...

일단 연수는 끝내보고 생각해야 할 문제인것 같다 


연수가 끝날때까지 불량주부는 그만 둘수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