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일 하기

내가 다니는 일본 회사 신년회

히로무 2015. 1. 20. 00:00



회사 신년회가 있었다 

한참 뒤늦은 신년회이다 


난 밤에 하는 회식에는 잘 참석을 하지 않는다 

아직 히로가 어리니 혼자 두기도 싫어서 이다 

아이 혼자 밥 차려 먹어라 하고 

회식을 가는게 별로 내키지 않는다 


오늘은 자기야가  일찍 집에 오겠다고 

신년회 가서 기분 전환 하고 오라고  하기도 하고 

히로가 중학생이 되기도 했고 

 같이 가자고 자꾸 꼬시는 동료들도 있고 

이런 저런 이유로  

신년회에  참석을 하였다 


1차로 간단한 부페 식사를 마치고 

2차로 클럽을 빌려서 즐겁게 화동 하는 시간 






클럽이라서 실내가 어두컴컴하다 

테이블위엔 각종 음료와 안주거리 과자들 

그리고 따로 설치된 부스에선 칵테일바

원하는 칵테일을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데 

별로 마시고 싶지는 않았지만 분위기상  칵테일 한잔만...

근데 그 한잔이 조금 독했는지  적당히 취기가 올랐다 






오른쪽 두 여자분은 신년회 가자고 나를 꼬신 

회사의 절친 동료 

둘다 이름은 미치꼬상이다 

오른쪽 밑에 있는 남자가 한국에 2년을 유학 했고 

지금도 한국을 엄청 좋아하는 수줍음 잘 타는 후배이고 

모자 쓴 남자가 얼마전에 내가 글을 올린 

받아도 기쁘지 않는 선물의 주인공 

약지 못하고 너무 순해서 세력 싸움에 밀려나 

다른 부서로 이동한 바로 그  게이호상이다 







이번 신년회에는 참석율이 너무 저조하다 

전 직원의 반도 채 오지 않았다 

항상 자리가 꽉 차서 조금 늦게 참석을 하면 

자리가 없을 정도인데 

올해는 듬성 듬성 빈 자리가 꽤 눈에 띈다 





먹고 놀자고 하는 신년회이니 

음주 가무가 빠질수가 없다 

키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이 중년의 아저씨가 

오늘 무대에 오른 유일한 일본인이다 


분명 여긴 일본인데 무대에 올라  신나게 노는 사람들은 

죄다 외국인들 뿐이다 

하긴 나도 일본에서 외국인이긴 하지만 ...





40대 50대 아줌마들로 구성된 필리핀인 댄스팀

우리 회사 수많은 외국인 종업원들 중 

필리핀인들은 유독 노는걸 좋아한다 

필리핀인들끼리의 단결은 최고다 

뭘 해도 단체로 우르르 몰려 다니며  즐긴다 

즐길줄 알고 놀기 좋아하는 우리 회사 필리핀 아줌씨들이다 






우리 부서가 아니라서 어느 나라 사람인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 일본인은 아니다 

한쪽 이름이 에릭이었고 또 한명은  모르겠다 

내 기억력의 한계이다 

















무대를 메운  모든 이들이 외국인들 

일본인들은 테이블에 앉아  먹고 마시고 ...

일본인들 중에도 놀기 좋아하고 끼가 많은 

사람들도 분명 많이 있지만 

워낙 개방적이고 놀기 좋아하는 

외국인들의 기에 눌려 그냥 조용히 먹고 마시고

뭐 그런 분위기였다 


음악만 나오면 자연스레  몸을 흔들며 

춤울 추는 외국인 동료들.






선물 추첨 시간 

나의 행운의 추첨 번호는 75번 ..

뭐 내가 그리 운이 좋은 편도 아니고 

당첨이야 되겠느냐 마는 

그래도 혹시라는 마음에 번호가 

하나 하나 불릴때마다 조금 설레이기도 한다 


75번이라..  흠....

에그머니나  일곱번째로 75번이 불리는게 아닌가..

난 올해 대박 날것 같다. ㅋㅋ


덕분에 무대에 올라가서 

인사말 한마디 하고 

내용물을 알수 없게 포장된 선물들 중 

아무것나 골라 가져 가라는데 

안에 뭐가 든 줄 알고....

너무 커도 가져 가기 힘들것 같고...

대충  적당한 크기를 하나 골라 내려왔다  





꼭 뭘 받아서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중  당첨 (선택) 되었다는 건 

정말 기분이 좋은 일인것 같다 

올해 운수 대통할려나...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신년회 마지막은 

회사의 작년 실적 보고 등등 ..

한층 들뜬 분위기를 회사 실적 보고등으로 

분위기를 차분히 가라 앉히고 

그렇게 신년회는 끝이 났다 


이렇게 또 한 해를 시작한다 

올해도 직장 생활도 열심히 하고 

충실한 한 해를 보내야지 다짐을 해 본다 


끝나갈 즈음 자기야에게 메일 한통 보냈다 

" 자기야 데리러 와용 ! "

신년회라 한잔 할것 같아 차를 두고 왔기에 ...


마중 나온 자기야에게 차를 타자마자 

선물을 내 보이며 올해의 나의 운을 자랑 자랑 했다 


" 자기야 !  난 이렇게 운이 좋은  여자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