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일 하기

외국에서의 직장 생활 쉽지만은 않다

히로무 2014. 12. 4. 00:00




일본에 와서 지금 회사에 들어 가기 전까지 

한국어 강사도 하고 요리교실도 하고 

문화센터 한국 관련 강사를 했었다 

이런 일들은 남들 앞에 서서 가르치는 일이다 보니 

이런 표현이 적당 한지 모르겠지만 

내가 갑의 입장에서 하는  일이다 보니 

누가 딴지를 걸지도 않고 

(마음에 안 들면  강의를 그만 두면 되니까...)

모두에게 김선생이란 호칭으로 

대접도 극진 했었다



그렇게 일본에서 편하게 외국인이지만 

가르치는 일이다 보니 대접 받으며 

아무 문제없이 편히 사회 생활을 하다가 


9년전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를 했다 

을이 되는 순간이다 

처음 입사했을땐  신입이다 보니 

이제는 내가 무조건 예! 예!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래도 하는 일이 재미 있었기에 

조금 어려운 인간관계도 그럭 저럭 견딜만 했었다 

 신입이다 보니 지시 받으면 지시 받는 대로 

일을 하면 되니 별 문제 없었지만 

점점 년수가 쌓이니 선배가 되고 

이제는 내가 지시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여러가지 싫은 일들도 생기기 시작 했다 


외국인인 그것도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영어권이 아닌

한국인인 나에게 지시를 받으려니 

노골적으로 싫어 하는 아이도 있었다 


년수가 쌓이면 쌓일수록 일에 대한 책임과 질타도 

받게 되고...

동반되는스트레스..


일본인 친구에게 충고를 받은게 있다 

적당히 거리를 두라고 

함께 일하는 동료는 절대 친구가 될수 없다고 

적당히 맞추어 주며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


하지만 내 성격상 어려운 문제였다 

난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게 확실한 성격이다 

 좋으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 주는 편이다

반면 싫으면서  좋은 척 못한다 

얼굴에 다 나타나고 만다 

이런 나 깥은 성격 사회생활 하는데  손해가 더  많다


나도 나의 이런 성격이 참 싫은데 

생겨 먹은게 이러하니  일본인 친구에게 충고를 들어도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그러다가 몇년전 

정말 언니처럼 마음을 다 오픈 했던 

동료에게 뒷통수 크게 맞은적이 있다

그때는 정말 충격이 컸었다 

몇달간 사람에 대한 불신감도 있었고 



그후 나에게 조언을 해준 그 친구의 말을 

항상 되새기게 되었다 

그 후론  적당히 선을 그으며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성격이 어디가나 

역시나 마음을 여는 동료가 생기기 마련 

하지만 지금은 100% 다 오픈은 아니다 

물론 업무적인 부분은 100% 오픈이지만 

사생활은 쬐끔 진짜 쬐끔만...



많은 동료들중  그렇게 100% 업무에 관한 의견이 같고 

어느정도 통하는  두 명의 동료 

공교롭게도 둘다 미찌꼬 상이다 


젊은 미찌꼬상은 나 보다 한살 아래이고 

언니 미치꼬는 열살이 많다 

셋다 나이도 비슷한 중년이고 

가정을 가지고 일을 하는 워킹맘들이라 

공통점도 많다 

그런 두 미찌꼬상과 오늘 런치를 했다 


케잌 만드는 파트에겐 

일년중 제일 바쁜 12월이지만 

그러다 보니 주력 멤버인 세사람이 함께 쉬는 날은 없는데 

기적적으로 오늘 셋 다 쉬는 날이었다 


찬스는 이때다 싶어 셋이서 런치를 하기로 했다  



(세 여자의 긴 수다에 레스토랑이 텅텅 비어 가고 있다)




우리가 일하는 파트는 케잌을 만드는 특성상 

한명만 남자이고 전부 여자이다 

그러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나도 여자이지만 정말 여자들의 쓸데 없는 관심과 

질투 정말 싫다 

뭔 말 한마디 하면 10배로 부풀려지는 

여자들의 세계

뭐라 한마디 하면 우는 초등학생 같은 아이도 있다 

이건 일하러 온건지 놀러 온건지..

진짜 일을 못하면서 툭 하면 눈물로 호소 하는 여자들 진짜 싫다 



두 명의 미찌꼬상과 맛있는 런치를 하면서 

쌓이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수다라는 방법으로 다 털어 냈다 


레스토랑 안 꽉 메웠던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다른 테이블이 텅 비는 동안 

세 여자들의 수다는 끝이 날 줄을 몰랐다 

서로 위로 하기도 하고 동조 하기도 하고 

그렇게....

셋 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있었나 보다

게다가 회사 내에서는 한마디하면

 열배로 불어 나는 여자들의 세계이다 보니 

할 말이 있어도 조심 조심 한느 편이라 

회사를 떠나 마음 편히 하는 수다는 

쌓인 스트레스에 더 없이 좋은 특효약인것 같다 



업무적으로 생각이 같은 동료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것도 두 명이나...

그런 동료가 없다면 아마도 너무 고독할 것 같다 


외국에서 직장 생활 하는게 쉽지만은 않다 

나의 경우 제일 어려운건 업무가 아니라 인간 관계이다 

아무리 일본에 오래 살고 있다고 해도 

난 외국인이고 일본인들의 습관 관습 태도 

그리고 직장에서의 인간 관계가 한국과는 좀 다르다 


외국인인 내가 선배로서 업무를 지시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더 확실하게 할 수밖에 없다 

정확하게 업무  파악을 해야 하고 

정확한 업무 지시를 내려야 한다 

내 경우는 그렇다

기술직이다 보니 자기 노력 여하에 따라 

실력은 눈에 보이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 실력을 키우면 되니까..


일반적 인간관계는 동등한 관계이고 

좋으면 맺고 싫으면 더 다가가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회사의 인간관계는 다르다

반드시 상하 관계가 생기게 되고 

싫어도 함께 할 수 밖에 없다  


일본에서의 직장생활 쉽지만은 않다 


오늘 세 여자의 수다로  스트레스는

저리 가라 뻥 차 버리고 왔다

또 내일 부터 화이팅 ! 

나 자신에게 외쳐 본다 





수다가 길어져 마지막 까지 레스토랑에 남아 있는 손님이 되었다

레스토랑을 나와 보니 

CLOSED 라고...

얼마나 수다가 길었는지.... 

여자들의 수다 무섭다..

그런 나도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