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댁과 한국친정

일본에도 팥죽이 있다

히로무 2015. 1. 5. 00:00


시댁은 가족이 전부 팥을 너무 좋아한다 

자기야도 그렇고 시동생도 그렇고 

아무래도 시어머니가 어려서부터 

팥으로 여러가지를 많이 만들어 주셨기 때문인것 같다 


시댁은 생일엔 세끼항이라는 팥밥을 먹는다 

한국에서  생일날 아침 하면 

반드시 미역국늘 먹어야 하듯 

우리 시댁은 생일은 반드시 팥밥이 아니면 안된다 


그리고 자기야가 겨울철이면 꼭 먹고 싶어지는게 있다 

젠쟈이라고 하는 일명 팥죽이다 


어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젠쟈이가 먹고 싶은데 

만들어 줘....


난 나에게 하는 소리인줄 알고 

안그래도 시부모님 오셔서 모처럼이긴 하지만 

 시집 살이 제대로  하고 있는데 

지금 뭔 소리래?

나보고 팥죽을 쑤라고???

못들은척 대답 없이 흘려 버렸다 



그리고 일요일이지만 난  오늘 부터 출근이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어머님과 히로가 부엌에서 뭔가를 만들고 계신다 

슬쩍 들여다 보니 

아들이 먹고 싶다던 일본식 팥죽인 

젠쟈이를 히로랑 둘이서 만들고 계셨다 


히로는 할머니가 가르쳐 주시는 대로 

찹쌀로 둥글게 둥글게 새알심을 만들었다고..







시어머님이 만드신  일본식 팥죽인 젠쟈이이다 

만드는 법은 한국과 거의 비슷한것 같다 

팥을 삶고 새알심 만들어 넣고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하고....






근데 새알심이 동글 동글 한게 아니라 

동글납작하다 

그리고 팥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워낙 건강을 챙기시는 시어머님이신지라 

설탕을 조금 별로 달지 않게 만드셨다 


저녁식사후  밤참으로 한그릇씩  들고 앉아 

삼대가 둘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추운 겨울밤을 보냈다 

물론 제일 좋아한 사람은 엄마의 손맛인 

젠쟈이를 먹는  자기야이다 






찹쌀 반죽이 좀 남았다고 

시어머님이 히로를 위해서 간식도 만들어 주셨다

물론 새알심은 히로가 동글 동글 만들고 

어머님이 물과 설탕을 끓여 시럽을 만들고 

그리고 통조림 과일이 아닌 

건강 매니아 답게  귤을 까고 

파인애플을 깍아 넣고 

물론 설탕은 조금 넣고 

손자를 위한 건강 간식을 만들어 주셨다 






시판하는 것 보다 훨씬 단맛도 적어서 

조금 뭔가가 부족하다 느낄지 모르겠지만 

히로는 자기가 직접 새알심을 만들어 

할머니와 함께 만들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맛있다를 연발하며 한그릇 뚝딱 비웠다 

할머니와 함께 뭔가를 만든다는게 

히로는 매우 만족하는것 같다 


자기야도 내일부터 출근 

나도 출근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히로는 

어떤 하루를 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