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가 네살때부터 지금까지 벌써 8년째다
네살까지는 미용실에 데리고 가서 머리를 깍였다
네살이 되니 미용실 가기를 거부를 했다
미용실의 파마약 냄새가 싫다고...
뭐 아직 네살인데 좀 실패 하면 어때 하는 마음으로
바리깡을 사다가 집에서 내가 직접 깍아 주었다
그러기를 벌써 8년째이다
8년간 한 개 고장 나고 두번째로 바리깡을 샀다
어릴떄는그냥 저냥 깍아 주다가
초등 3학년때 내가 귀찮기도 해서
자기야에게 히로 데리고 가서 머리를 깍아 오라고 했다
근대 그 머리가 자기야가 별로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
자기가 별로라고 한마디 하니 히로는 아빠 말을 곧이 곧 대로 듣고
그 다음부터는 무조건 엄마에게 깍으라고 똥고집을 부린다
아이 앞에서 말 함부로 해선 안된다
히로가 외출한다고 옷을 갈아 입었을때
아빠의 한마디
히로야 그 옷이랑 그 옷은 안 어울리지
그 한마디에 다시는 그 옷을 안 입을려고 하는 히로인데
그런 히로 앞에서 미용실보다
내가 깍은게 훨 낫다는 그 한마디에
나는 8년째 히로의 전속 미용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대개 석달에 한번 머리를 깍아 주고 있는데
여름에는 진짜 고역이다
날은 덥지 허리 숙여 깍을려니 허리는 아프고
더워서 땀은 삐질 삐질
에어컨을 틀면 바람에 머리카락이 온천지로 날리니
그 더운 여름에 냉방도 하지 않고 사우나가 따로 없다
깍아라고 머리 대고 앉은 히로도 고역이겠지만 ...
정말 이제는 히로의 전속 미용사 일을 그만 하고 싶다
돈 줄테니 깍고 오라고 해도
엄마 고생시킬려고 작정을 했는지 엄마가 깍아라며
똥고집만 부리는 히로
이제 며칠 지나면 새해를 맞이하니
새해 맞이 하기 전에 머리를 깍아야 할 것 같아서
오늘도 난 바리깡을 들었다
8년째 해 오는 일...
처음엔 시간도 엄청 걸렸는데
이제는 히로 머리만큼은 프로가 된것 같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항상 한가지 스타일뿐이다
그러다 보니 유치원때부터 지금까지
히로의 헤어 스타일은 딱 하나
오직 하나뿐이다
사진을 보면 그 사진이 그 사진이다
변화가 없다
이제는 중 1이니 어느정도 멋도 부릴만 한데
전문가 손에 멋지게 자르고 싶을 만도 한데
히로는 아직은 엄마가 자르기를 원한다
언제쯤 난 전속 미용사에서 해고가 될수 있을까?
이런 해고라면 언제든지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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