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바쁜 12월
그 절정인 23일을 무사히 지내고
달콤한 휴식...
그렇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지만
쉬는 날이다
12월의 피곤함이 쌓이고 쌓여서인지
자기야 출근 하고 연이어 히로도 학교 등교 하고
간단히 집안 정리 하고
따스한 고타츠 안에 파고 들어
TV 틀어 놓고 TV 보다 자다
자다 깨다 다시 보다가 자다가 깨다
그렇게 달콤한 오전을 보냈다
비몽 사몽 하는데 전화 벨이 울렸다
누군가 했더니 같은 회사지만
부서가 다른 한국 언니에게서다
응 언니 웬일이야?
언니도 오늘 쉬는 날이야?
잠깐 회사 앞으로 나올래?
12시쯤 보자
집에서 뒹굴 뒹굴 너무 좋은 휴일
게다가 쉬는 날까지 회사 앞까지 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서
쬐께 진짜 쬐께 귀찮았지만 회사가 우리 집에서 걸어서
10분도 채 안 되는 거리인지라
언니가 일부러 우리집 가까이인 회사 앞에서 만나자는 것 같아서
대충 세수만 하고 옷도 대충 대충 챙겨 입고 나갔다
언니가 종이 봉투 하나를 내민다
김치 담았는데 맛 보라고
내가 만드었지만 진짜 맛있어
맛이나 봐 !
잠깐이지만 쬐께 귀찮다 생각 한걸 급 미안하게
만드는 언니다
미안한 마음에 그리고 고마운 마음에
언니에게 커피 한잔 샀다
커피 한잔 마시며 잠깐 수다를 좀 떨고
언니는 다음 약속이 있다하고
나도 히로가 오전 수업이라 빨리 집에 오는 관계로
언니와 헤어져 바로 집으로 돌아 왔다
오른쪽은 익은 김치
왼쪽은 금방 담근 김치
그리고 히로 주라고 소고기 김밥까지
한 줄 넣어 주었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김치가 포기김치다
난 전에도 몇번 언급 했지만
결혼전 제대로 요리란걸 해 본적이 없어서
그 실력이 별로다
아쉬운대로 해서 먹고 사는 수준이다
당근 내가 일본에서 담그는 김치는 포기 김치가 아닌
막 잘라서 담그는 김치
핑계 같지만 일본 배추 한국 배추보다 물도 많고
그리고 배추 절이는 굵직한 소금도 없다
몇번 포기 김치를 담궜지만
좀 귀찮기도 하고 또 맛도 그냥 그래서
우리 가족이 먹는 건데 어때라는 마음으로
포기 김치는 담그지 않는다
배추 절이는게 무엇보다 어려웠다
근데 포기 김치라니....
집 앞에서 막 하교 하는 히로를 우연히 만났다
집에 들어 오자 마자
히로야 오늘 점심은 라면 먹자
라면을 좋아하는 히로 싫어 할 리가 없다
한국 언니가 담궈준 김치에
그리고 히로 주라고 언니가 만들어 준 김밥에
계란만 풀어 넣은 심플한 한국 라면에 ...
이런걸 진수성찬이라 표현해도 될려나
나에게 있어서 부족함 없는 완벽한 밥상이다
내가 만든 김치보다 훨씬 맛있는 한국 언니의 김치
남이 만들어주는건 뭐든 맛있게 느껴지는 주부라서가 아니라
언니의 김치와 김밥은 라면에 딱이었다
나의 달콤한 휴일을 방해한 한국 언니가
이렇게 고마울수가 없다
바로 언니에게 카톡을 보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할려고..
고맙게도 입에 맞으면 또 준다는 언니
나 김치 로또 맞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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