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먹기

마지막 음식과 첫 음식

히로무 2015. 1. 2. 00:00


일본에서 그 해에 마지막으로 먹는 음식은 무엇일까?

바로 소바이다 

도시코시시 소바  年越しそば 

한 해를 넘기며 먹는 소바이다 


이 도시코시 소바는 집집마다 만드는 법도 먹는 법도 다른데 

시댁은 31일 저녁 배불리 저녁 식사를 한후 

밤 11시쯤 해가 바뀌기 전에 소바를 삶아서 먹는다 

배가 불러서 도저히 먹을수 없는데 

안 먹으면 안 되냐면 또 그건 안된다는 ...

결국 억지로 억지로 한 입 떠 먹어야 하는 소바 

올해는 내가 우겨서 저녁밥을 먹지 않고 

도사코시 소바로 저녁을 대신 하기로 했다 



내가 만드는 도시코시 소바는 


우선 다시를 만든다 

 다시마와 가쯔오부시 (가다랑이)로 다시를 낸후 

쯔유로 간을 맞춰둔다 

그리고 미리 사다 둔 생 소바를 따로 삶아 낸 후 

쯔유가 담근 그릇에 소바를 담고 

이것 저것 고명을 올리면 완성이다 


난  저녁 대신으로 먹는 소바인지라 

고명으로 파에 미역에 그리고 시금치에 가마보꼬 

소바 면이 보이지 않도록 가득 올려 주었다 





소바에 올리는 고명은 정해져 있진 않지만 

緣에 좋다는 파는 필수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새우 튀김을 올리는데 

그 이유는 새우는 허리가 휘어 있기 때문이다 

허리가 휠만큼 장수한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난 늦게 슈퍼 갔더니 새우가 다 팔리고 없길래 

그냥 이것 저것 튀겨서 

모듬 튀김으로 함께 소바를 먹었다 


일본은 우리집 뿐만 아니라 한 해 

마지막으로 먹는 음식은 소바이다






그럼 한 해를 시작하는 1월 1일 

 처음으로 먹는  음식은 무엇일까?


오세치라는 일본 정월음식과 오죠니

오세치는  친척이 많이 모이는 집이 아닌 이상 

요즘은 주문 하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요죠니는 대부분의 일반 가정에서도 

반드시 먹는 새해 첫 음식이다 


요죠니는 떡을 넣고 끓인 한국의 떡국과 비슷한  음식이다 

오죠니야 말로 각 지역별로 

특색이 선명히 갈리는 음식이다 

어떤 지역은 된장으로 맛을 내고

된장도 흰된장으로 맛을 내는 지역도 있고 

빨간 된장으로 맛을 내는 곳도 있다  

어떤 곳은 소금 어떤 곳은 간장 ....

떡도 어떤 곳은 네모 난 떡  어떤 곳은 둥근 떡 등...

그리고 육수를  내는 다시도 지역마다 다 다르다 

전국 공통점은 떡이 들어 간다는 것 정도일까?



내가 만드는 오죠니는 구마모토현의 섬 아마쿠사의 

요조니이다 

아마쿠사의 오죠니는 다시마와 닭고기 

그리고 섬 답게 바다에서 나는 굴로 다시를 만든다 

우선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낸 후 

굴과 닭고기를 넣고 육수를 만든다 


들어가는 재료로는 당근 연근 우엉등 

건강에 좋다는 뿌리 채소들이다 

이 뿌리 채소들을 적당한 크기로 썰은 후 

팔  팔 끓이며 간은 소금으로 맛을 낸다 

닭고기와 굴이 들어 가서 그 육수 자체로도 

아주 담백하고 깨끗한 맛이라 

소금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그리고 큐슈지방은  둥근 떡을 사용하는데 

동경을 중심으로 한 관동 지방은 

네모난 떡을 사용 하므로 

둥근 떡은 살 수가 없다 

그래서 네모난 떡을 마지막으로 넣고 

떡이 부드러워 질 정도로 끓인 후 먹으면 된다 


또한 멥쌀로 만드는 한국의 떡과는 달리 

찹쌀로 만들기 때문에 완전 쫄깃 쫄깃 한 것이 

말 그대로 완전 찰 떡이다 



게다가 떡 을 잘라서 끓이는 게 아니라 

큼직한 덩어리를 그대로 넣기 때문에 

먹을때 젓가락으로 덩어리 떡을 들어 올려 

이빨로 잘라 먹어야 한다

너무 찰 진 떡이라 

해마다 떡을 먹다 질식사 하는 노인들의 뉴스가 

한 두건 꼭 일어나는 위험 (?) 음식이기도 하다 







우리집을 비롯 일본의 대부분의 가정에서 

한 해 마지막으로 먹는 음식은 소바이고 

한 해 처음 으로 먹는 음식은 오죠니라는 떡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