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라 불리는 남자

받은 뇌물엔 반드시 댓가가 있다

히로무 2014. 12. 22. 00:00



금요일 저녁 자기야의 이번달 네번째 송년회 

뭔 송년회가 그리도 많은지...


이번 금요일의 송년회는 

자기야의 회사 동료의 송년회이다 

동료라고는 하지만 딱 4명 

각자 부서는 다 다르지만 

마음이 딱 맞는 4명의 모임이다 

4명중 자기야만 기혼자이고 

나머지 3명은 40대의  노처녀 노총각 들이다 


매년 우리집에 와서 바베큐를 하는 멤버들이라 

나와도 잘 아는 멤버들이다 

보통 일본사람들은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하지 않는데 

이 4명의 멤버들은 내가 초대 하지 않아도 

자기들이 우리집에 오고 싶다고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다 


송년회를 마치고 늦게 집으로 돌아온  자기야 손에 

들려진 봉투 하나 

뭔가 봤더니 동료 4명 모임에서 

나에게 주는 선물이란다 

뜬금없이 웬 선물?


결혼 17주년 축하 선물이란다 






우리 부부가  결혼한  1997년산 와인 

남의 부부 언제 결혼 했는지 까지 알고 ..


이 노처녀 노총각들 빨리 시집 장가나 갈 것이지 

자기들 결혼 할 생각은 않고 

남의집 결혼 기념일을 챙겨 주고 있다니...


결혼한 년도산 와인을 찾아서 

선물로 보내 준 정성이 고맙기도 하고 

사실 조금 감동도 받았다 


일본 사람들  특히 회사 동료들과는 

너무 가까이 하지도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는 편인데..

이런 일본 사회에서 

자기야가 사회 생활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고맙기도 하고 ....





근데 이 감동의 선물 마냥 기쁘게만 받을수 없는 

복잡한 나의 마음..,

왜냐고???

이건 뇌물이기 때문이다 


사실 11월 말부터  저 4총사들이 

우리집에서 김치찌개 파티를 하고 싶다고 했었다 

내가 초대도 안 했는데 자기들 끼리 

우리집에 오고 싶다고...

일본 사람들 절대 그러지 않는데

폐 끼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데 

오라고 해도 편하게  밖에서 보자고 하는게 

보통의 일본 사람들인데  

참 이상한 일본인들이다. ㅋㅋㅋ

 

하지만 12월은 나의 직업상 너무 바쁘다 

사람을 그것도 나에게 있어선 

편하지만은 않은 남편 회사 동료를 

초대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다른때라면 모를까 이 바쁜 12월에...


이 와인은 분명 뇌물이다 ...

에고.... 뇌물에는 댓가가 있는 법 ! 

뇌물을 받았으니 어쩔수 없이 청탁을 들어 주어야 할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12월은 무리인것 같고 

1월에 신년회를 우리집에서 해야 할 것 같다 

4총사들에게 받은 뇌물이 있으니

어쩔수 없다..


솔직한 마음 진짜 고맙다 

그들의 마음과 정성이 느껴진다 

아니 조금은 무겁게도 느껴진다 

결혼 17주년  

우리가 결혼한 해인 1997년 산 와인 

이걸 언제 건배를 해야 하나?

쉽게 병을 딸수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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