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라 불리는 남자

올해도 어김없이..

히로무 2014. 8. 23. 22:06


오늘은 자기야의 회사 동료들이 우리집으로 바베큐 하러 오는날 

벌써 8년째이다 

이제는 아예 연중 행사가 되어 버렸다

우리가 초대하지 않으면 올해는 언제 하느냐 고 

오히려 물어 온다니...

이제는 안 할수도 없는 입장이다


매년 우리집에서 바베큐 하는게 당연시 되어 버렸다 

편도 2시간이나 걸려서도 오니 할말이 없다 

교통비 비싼 일본에서 편도 2시간이면 교통비만 해도 얼마래?


작년엔 좁은 마당에 열세명이나 몰려들어서

먹고 마시고 놀고...


처음 친한 사람 몇몇이 하던것이 

한사람이 다른 사람을 부르고 또 다른 사람을 부르고 

점점 입소문이 나서 

간혹 왜 나는 안 부르나?

00 씨는 나를 싫어하나 보다...

등 자기야 입장이 좀 곤란 하게 되어 버렸나 보다 

그래서 올해는 정말로 친한 

소문이 안 날 동료 다섯만 불러서  바베큐를 하게 되었다 

물론 햇수로 8년째 모이고 있으니 

나와도 잘 아는 동료들이다 





오전 11시 반 시작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비가....

웬 마른하늘에 비냐고...

실내로 자리를 옮겨  자기야는 밖에서 굽고 우리는 안에서 먹을까

어쩔까 30분 쯤  고민 하고 있으니 

거짓말 처럼 비가 뚝 그치고 



얼른 다시 밖으로 옮겨 본격적이 바베큐 준비 







여섯명이서 먹어 대는 양이 엄청 나다 

이 사진은 일부이다 

손님 접대하랴 재료 준비하랴 

사진을  찍지 못했다 


매년 바베큐 할때 마다 느끼는게 

먹어도 너무 먹는다는것 

양껏 준비하는데도 바닥을 내고야만 자리를 뜬다 

심지어는 시집도 안간 처자도 (노처녀이긴 하지만 ..)

체면 차리지 않게 먹어 댄다 

너무 사이들이 좋아서  내숭을 떨지 않는거겠지만 ..




아!  그리고 고맙게도 점점 날씨가 회복  되어서 

비 걱정 없이 오히려 선선한 바람이 불어 와 

덥지 않게 기분 좋게 바베큐를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엄청 먹어 대는것 뿐아니라 

엄청 마셔댄다 

이번엔  술마시는 사람  다섯명이다 

술 꾼들을 위해 생맥주 사바를 빌려 왔다 


내가 미스터 와인이라 부르는 남자 동료가 있는데 

(워낙 와인을 좋아하고 와인에 대해 잘 알아서 

나와 자기야가 그를 부르는 닉네임이다 )  

그 미스터 와인 오늘도 어김없이 

아까와인(빨간 ) 그리고 시로와인(하얀) 각 한병에다가 샴페인 한병

모두 세병을 사왔다  


술 마시는 사람 다섯명이서 생맥주 10리터

와인 두병 샴페인 한병을 

모두 해치우고 조금 부족한듯한 ...






빠지지 않고 참가하는 두 여성분들...

노처녀들이다 

손만 보이는 남자가 바로  미스터 와인이다 

노총각이다 

너무 너무 사이가 좋아 보이는데 어찌 좀 해 볼것이지. ㅋㅋㅋ

내가 다리를 놔 줘...

근데 누구랑 다리를 놔 줘야 하나?

얼짱이랑 더 사이 좋은것 같긴 한데....






참가자 중 유일하게 유부남이다 

아사이상 !  얼마나 사람이 좋은지...


오늘 모인 여섯명이 부서가 다 다른 사람들이다 

마치 각 부서의 대표들이 모인듯 ...

자기야의 회사 동료 바베큐는 처음 시작은 

자기야 부서원들이 첫 시작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각 부서 대표 바베큐가 되어 버린 느낌이다 

자기야 동료들과  이런 모인을 가지면 

자기야의 회사에서의 모습도 알 수 있게 되어서 좋은것 같다 

내가 모르고 있는 자기야의 모습을 그들을 통해 듣게 된다 

물론 자기야와 친한 사람들의 모임이니

내게 듣기 좋은 말이 더  많이 해 주지만  

아! 내 남편이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  

기분이 좋아지는건 사실이다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하는 일본 사회에서 

2시간이 걸려서도 찿아 와 주는 회사 동료가 있는것 만으로도 

자기야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싶다 

그런 자기야 동료들의 바베큐 뒷치닥거리를 

군말 없이 해 주는 나 같은 부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기야는 행복한 남자다 ( 은근 자기 자랑 좀 하고.. ㅋㅋㅋ)


조금은 피곤하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오늘의 바베큐를 축하 해 주기 위해서 일까 

멀리서 불꽃이 펑펑 ! 

일본은 여름이면 여기저기서 불꽃놀이를 한다 

우리집은 높은 지대에 있어서 

한 여름밤 서너번 불꽃놀이를 볼수가 있다 

운 좋게도 오늘 그 날중 하루! 

바베큐 마지막은 불꽃놀이를 보는걸로 끝맺었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고 

이쁜 불꽃도 보고 작은것에 행복함을 느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