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댁과 한국친정

잊고 있었다

히로무 2014. 7. 28. 22:35



일본에서의 이틀째

부모님  모시고 핫게지마 수족관에 다녀 왔다 

규모가 아마도 관동에서는 제일 큰 수족관이 아닌가 싶다 

인공 섬 하나 전체가 유원지이고 수족관이다 

수족관만 해도 네개의 테마로 나누어져 있다


유원지와 쇼핑센타를 빼 놓더라도 

네개의 테마만 돌아다녀도 꽤 걸어야만 한다 


넓고 넓은 수족관 여기저기 돌아보고 

엄마 아빠 처음 보시는 것들도 있어 신기해 하시고 

쇼도 보고 그리고 직접 돌고래랑 물개등을 만져 보기도 하고

부지런히 돌아 다녔다 



























내 기억속 아빠는  언제나 컸고 강했었다 

걷다보면 아빠가 뒤쳐져서 천천히 걸어 오셔서 

왜 저리 늦으시나 기다리다 뒤늦게 떠 올렸다 

그래 아빠가 작년에 무릎에 물이 차서 한동안 고생을 하셨다는걸...

 참 몹쓸 딸이다 

누구를 위한 관광인지...

하지만 아빠는 

괜찮다 하시며 참 열심히도 따라 다니셔서 

처음엔 아빠가 다리가 안 좋으시다는걸 

잊고 있었다 



뒤늦게 엄마 아빠 보조에 맞춰서 걷고 

그리고 자주 자주 앉아서 쉬어 가면서 

쉬엄 쉬엄 돌아 다녔다 


난 우리 엄마 아빠가 이렇게 나이 드실거라고 

생각 하지 못했다 

어리석게도....


부모는 자식의 작은것 까지도 다 기억하시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막내딸이라고 어리광만 부릴줄 알았지..



젊었을때  무뚝뚝하고 표현 하지 않는 아빠인지라 

두분이서 티격 태격 하셨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오늘 두분이서 손을 꼭 잡으시고 걷는 모습을 보니 참 좋다 

우리 부모님들은 연세가 드시면 드실수록 

더욱 사이가 좋아지시는 것 같다 

 


막내딸은 아빠의 다리 상태를 잊어 버리고 혼자로 쌩 하니 

다니는데 아빠와 손을 꼭 잡고 

서로 챙기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참 좋다 







이제 겨우 이틀째이다 

잊고 있었지만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내가 일본 오신 엄마 아빠에게 뭘 해 드렸다는 자기 만족이 아닌

엄마 아빠가 정말 좋았다 기억 하실수 있는 

엄마 아빠를 위한  스케쥴을 

내일부터는 생각 하기로...



자기야에게 참 고맙다 

긴 시간 오고 가고 운전도 하고 피곤도 하겠지만 

오늘밤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빠의 다리를 주물러 드리는 자기야 

아빠는 또 사위가 힘들다고 그만 되었다고 하시고 

자기야는 아니다고 좀 더 해 드린다고 하고 

나 시집 잘 온것 같다 


엄마도 아빠도 그런 자기야가 이뻐 죽겠다신다 

우리 아빠 내가 언제 너네들 결혼 반대 했냐는 듯....

 

내일은 자기야 출근,  아니 출장이다 

1박 2일의 짧은 출장 

자기야가 없는 내일은 

엄마 아빠 원하시는 일정으로 하루를 보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