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댁과 한국친정

친정 부모님이 한국에서 가져오신것들

히로무 2014. 7. 26. 22:35



드디어 친정엄마 아빠 일본에 오셨다 

난 아직 철이 안들었는지 이 나이가 되어도 

아빠 엄마라는 호칭을 쓴다 

그래서 친정오빠에게 핀잔을 많이 듣는다 

"넌 도대체 나이가 몇인데  아빠가 뭐야"

오빠가 뭐라 하든 말든 난 여전히 아빠 엄마가 좋다 

3남매의 막내  아빠에게 참 귀염 받고 컸는데

성인이 되면서 줄곧 부모님을 떠나  혼자서 서울 생활을 하다가 

그리곤  고향으로 내려와  시집가서 아빠 가까이에서 살자는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을 못들은척 하고 

일본으로 건너와 버려서 

 부모님께는 

아픈 손가락이 되어 버린 막내 딸이다 


그래서 난 오늘이 너무 좋다 

며칠전 부터 뭘 사갈까 필요한것 있음 말하라는 

아빠에게 고추가루나 사 오시고 다른것 필요없다고

라면은 필요 없냐는 아빠에게 여기서도 박스채 사두고 먹으니 

필요없다고 고추가루는 죄다 중국산이니 

아빠가 좋은것  골라서 사 오시라고 

다른것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누누히 말씀드렸는데


칠십 넘은 두 노인네가 무슨 힘이 있다고  

여행가방 가득 박스하나 가득 

배낭에도 가득...

뭘 그리 사 오셨는지 무겁긴 왜이리 무거운지...






히로가 한국 가면 맛있다고 즐겨 먹는 

한국 과자중 제일 좋아하는 찰떡 초코파이 

사진에 있는건 일부이고

박스채 넣으면 많이 안 들어간다며 

슈퍼 비닐 봉지 가득 박스에서 꺼낸 낱개로

한보따리 더 있다

큰 박스로 두 박스를 사셨다 하신다 

아무리 히로가 좋아하는 과자라지만 좀 과하신 친정 부모님






이건 사위 준다고 챙기셨다고 

삼계탕 재료랑 건인삼 그리고 대추까지 따로 챙겨 오셨다

삼계탕 좋아하는 사위 몸 보신용으로...





라면 사지 말라 했더니 섭섭하셨는지 짜파게티를 사 오셨다

이것도 히로용이라신다 





사위 아침 출근때 우유에 타 먹이라며 사오신 미싯가루





쑥떡을 좋아하는 막내딸을 위해 

아빠가 봄부터 쑥을 직접 뜯어다가 옥상에서 말리고  해서

 만들어 오신 두 종류의 쑥떡

찹쌀쑥떡과 맵쌀 쑥떡 

콩고물까지 챙겨 오셨다 

근데 이 쑥떡이 요게 다가 아니다 

이건  맛 볼려고 몇개 해동시키는 중 찍은 사진이고 

이런 쑥떡을 자그만치 작은 박스로 한 박스를 해 오셨다

그 많은 쑥떡을 냉동실에 넣기 위해 

때아닌 냉동실 정리를 해야만 했다 

몇달은 먹을수 있을것 같은 양이다 

하지만 이 쑥떡이야 말로 아빠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한 

나에겐 베스트 1 의 선물이다 

이 떡을 다 먹어 치울때까지 다이어트와는 연을 끊어야만 할것 같다 







이 외에도 김 

도시락김 그리고 김밥용 김,  전장 김

자반 김 . 김만 네 종류나 챙기셨다


그리고 고추가루 한 보따리

밥에 섞어 먹어라고 검정색 찹쌀까지 챙겨 오시고 

또 뭐가 있지..  아!  당면 두 봉지에...

고추장 5키로에  된장  4키로  

워낙 많아서 다 기억도 안 난다

한국 슈퍼를 터셨나 보다 





일본은 부엌 마루 바닥을 파서 

수납 할 수 있는 마루 바닥 수납 공간이 있다 

이 안 가득 들어차서 뚜껑이 잘 안 닫힐 지경이다 

이것도 가져 오신것의 절반 정도이다 

나머지는 냉장고와 또 다른 수납 공간으로 들어갔다 

어디에 뭐가 들어 있는지 잘 기억도 안 난다 

일단 빈 공간에 무조건 집어 넣어 두었는데 

내일 부터 하나 하나 꺼내서 

제자리를 찾아서  찬찬히 다시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뭘 이리 많이 사오셨냐고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했는데 

라고 했더니 그래도 다 필요 할것 같아서

다른것도 더 가져 올것도 많았는데 

두 노인네 힘이 부쳐 이 정도 밖에 못 가져 오셨다고 하신다 

우리집에 줄 것들 꺼내 놓고 보니 

정작 부모님 짐이 없다 

옷은 두 서너벌밖에 안 넣으셨다

 빨아서 입으면 되니까 하시며 ...

자기들 짐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막내 딸 갖다 줄것들로 가방 가득 채워서 끌고 오셨다 



이럴려고 오시라 한게 아닌데

한보따리 아니 세보따리 정도 싸 들고 오신 부모님 

피곤하셨는지 저녁 드시고 

일찍 잠이 드셨다 


난 오늘부터 회사에 2주간의 휴가를 냈다 

언제 또 오실지도 모르는 부모님이신데..

아빠는 휴가 내지 말라며 당신들이랑 히로랑 집에 

있으시겠다고 하신다 

벌써 2주간 휴가를 냈다고 하니 

그렇게 길게 쉬면 

이번달 월급이 적어질거 아니냐 걱정 하신다 

유급휴가라 놀아도 돈 다 나오니 걱정 말라 하시니 

그제서야  얼굴에 웃음이 퍼지시는 부모님이시다 


2주간  엄마랑 아빠랑 좋은 시간  보내고 싶다 

난 함께 있기만 해도 좋긴 하지만 

내 욕심에 이곳 저곳 모시고 다니느라 

부모님 피곤 해 하시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하지만 여기 저기 모시고 다니고 싶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