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댁과 한국친정

엄마! 우리 엄마

히로무 2014. 7. 27. 23:45


일본에서의 첫날 아침 

우리 엄마는 참 깔끔하시다 

70넘은 우리 아버지 노인네 냄새도 날법 하건만 

워낙 깔끔한 엄마 덕분에 냄새 하나 안나신다 

(사실 우리 시아버님 노인 냄새가 좀 심하셔서

친정엄마 닮아 냄새에 민감한 나로선 여간 고역이 아니다 )

한국 친정집은 정말 사진에 나오는 모델룸 같다 

뻔쩍 뻔쩍 

오죽했으면 친적분들이 우리 친정집엔 

아이들 데리고 오기가 미안하다고 할 정도이다 

두분만 사시니 가능 한 일이겠지만

부지런한 엄마 성격 때문에 

유리창에 먼지 하나가 없다 

아빠가 농담삼아 

"우리집 처음 이사 올때 창문이 이중창문으로 두툼 했는데

너거 엄마가 워낙 닦아대서 지금은 유리창이 얇아졌다"


나도 지저분 한 편은 아니지만 우리 엄마가 보기엔 

더러워 죽겠다 하신다 

이것도 갖다 버리고 저것도 갖다 버리고 

지저분 하다며 다  갖다 버리고 깔끔하게 살라 잔소리 하신다 

그래도 난 울 엄마 잔소리가 마냥 좋기만 하다 


워낙 깔끔한  친정 엄마이기에 이럴걸 예상하고 지난주부터 

 내 나름 신경써서 쓸고 닦고  청소를 했다

지난주엔 자기야가 유리창을 물 청소 다하고 

히로는 어제 화장실 청소하고 

난 냉장고 청소랑 현관도...


근데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난 아침 준비하고 있는데 

울 엄마 이층 화장실 청소하시고 

(히로가 일층은 정성 들여 잘 했는데 이층은 대충 했나보다..)


이층 방 창문 틀 구석 구석 다 닦아내고 

(자기야 창문은 청소하고 창틀은 안 했나 보다..)


우리 엄마 레이더 망에 딱 걸려 버렸다 


관두시라 하지말라 해도 

누가 말리랴 우리 엄마! 

이주동안  우리집 계시면 아마도 우리집 허물  한꺼풀 벗고

새 집으로 재 탄생 될것이다 


오늘은 바닷가에 조개 잡이를 갈 예정인지라 

빨리 아침 먹고 출발 하자 해도 

우리 엄마 고집 누가 꺽으랴 

결국은 이층 청소 다 하시고 아침밥을 먹었다 

엄마 잔소리 불똥이 부엌 살림까지 떨어지면 

안 될것 같아서 부엌은 출입 금지 시켰다

설것이 하시겠다는거 절대 출입 금지 시키고 

엄마 레이다에 걸리기 전에 후다닥 부엌일 해치웠다


덕분에 예정보다 한시간이나 늦은 출발 


엄마 아빠 한번도 조개 잡이 하신적 없다 하셔서 

가까운 바닷가로 조개 잡으로 출발 







조개를 잡으며 울 엄마랑 나는 요걸로 뭘해 먹을까

고민을 하고..

엄마는 부추 넣고 필필 끓여도 맛있다 하고

난 꼬막 무침 처럼   무쳐 먹고 싶다하고 

아빤 시원하게 된장 끓여 먹자 하고 









한시간도 안잡았는데  가득 가득 잡았다 

이 정도 양이면 아까 나왔던 것 들 다 만들어 먹고도 남겠다 


예정보다 조금 늦은 출발이어서 

한시간쯤 뒤 바닷물이 들어와서  조개 잡이를 중지

그리곤 점심을 먹으면서 한국 언니 오빠에게 

톡을 보냈더니 

대뜸 돌아 오는 답이 




엄마  조개 잡이 시킨다고 

오라버니 언니 합세해서 ...


흥 !   부러우면 부럽다 솔직히 말할 것이지...


아침에 엄마가 집안 청소했다 하면 또 한소리 할 것이니 

그건 비밀로 하기로 하고 


맛있게  점심먹고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자리깔고 

한숨 자고 ...

이렇게 엄마 아빠의 칠십 평생의 첫 조개 잡이 체험은 끝! 





이가 안 좋으신 두 분을 위해 부드러운 고기를 사다가 바베큐

근데 두 분다 소식이신지라 조금만 드시고

신난건 히로다 

평소보다 쬐께 비싼 고기를 샀더니만 

부드럽다며 얼마나 먹어 대는지 ...





우리집 마당에서 금방 뜯은 깻잎 

역시 삼겹살에는 깻잎이 최고! 

두 분 피곤하셨나 보다 

막내 사위가 아빠   다리를 맛사지를 해드리니 

꾸벅 꾸벅 조시다가 이층으로 올라 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