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익힌 습관과 버릇은 좀처럼 고치기가 어렵다
한국살면 한국 법을 따라야 하고
일본 살며 일본 법을 따라야 자기가 살기 편하다
우리집은 시댁에서 함께 사는게 아니라 우리 세가족만 살고있다
게다가 자기야는 짧게나마 한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고
또 짧았기에 한국에 대한 모든것을 좋은 기억으로 가지고 있기에
일본에 왔다고 해서 특별히 생활을 바꾸거나 하지 않았다
어떤건 한국식으로 어떤건 일본식으로
크게 따지지 않고 구분하지 않고
우리가 좋은대로 편한대로 하며 살았다
모든 음식을 니껏 내껏 구분 해서 먹는 일본
우리집은 찌개종류는 한국처럼 숟가락 함께 넣고 푹 푹 떠먹고
반찬도 자기 젓가락으로 덜어 먹고...
그러다 보니 히로도 밥 먹을때 한국식이다
히로가 어렸을땐 별 일 없었는데
이제 점점 자라니 시어머님이 히로 식사 예절에 대해
입을 대기 시작하셨다
밥그릇 들고 먹지 않는다 뭐라 하시고
일본은 밥그릇 식탁에 놓고 먹으면 개처럼 먹는다고
생각 하기에 식탁매너로써는 최악이다.
밥그릇을 들고 먹지 않으니 자연히 왼손을 잘 쓰지 않는데
그게 또 문제가 된다
"히로군은 왼손이 왜 식탁밑에 있니?
왜 밥 먹을때 왼손을 사용하지 않니?"
우리 세식구가 먹을땐 따로 덜어 먹는 접시를 두지 않는다
맛있는건 자기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에다가 넣어도 주고...
시부모님과 함께 밥을 먹을때는
일본식으로 따로 덜어 먹는 작은 접시도 낸다
히로는 평소대로
반찬을 먹던 자기 젓가락으로 가져오니 뭐라 하신다
일본에서 반찬을 덜어 올땐 따로 덜어 먹는 젓가락을 두거나
아니면 자기 젓가락을 뒤로 돌려서 덜어 와서 먹는다
일본 식탁에서 또 한가지 조심해야 하는건
맛있다고 이거 먹어보라고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서
내밀면 절대로 안된다
일본은 사람이 죽으면 화장하는 화장 문화이다
화장을 끝낸후 직계가족이 젓가락으로 직접 뼈를 집어들어
다른 가족에게 전하고 또 그가족이 젓가락으로 그 뼈를 전해 받아
항아리에 담는다
그런 장례 문화도 보니 젓가락으로 음식을 내미는 것은
절대 용납이 안된다
그 외에도 일본 식사 예절 제대로 지킬려면
자질 구레한 예법이 너무나 많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더니
야단 맞아도 잘 고쳐지지가 않는다
히로는 히로대로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던 식사 예절이 문제가 되니
납득이 잘 가지 않고 그러다 보니 고치기는 더 어렵다
엄마로써 히로에게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남편도 나도 식사 예절이 문제가 될거라 생각한적이 없었다
너무 안이했나 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가족이 아닌 타인과 식사를 할 기회는 많아 질텐데
제대로 가르쳐 주지 못해 많이 많이 미안하다
시어머님에게 지적 받은 이 식사 예절 문제로
우리 부부는 히로 교육에 대해 한가지 합의를 보았다
합의라도 해도 참 단순한것이다
그게 식사예절이든 뭐든
한국에선 한국식으로 일본에선 일본식으로 하자다!
밥그릇 들고 먹고 왼손사용하고
이런 기본적인것 고치는데 육개월쯤 걸린것 같다
히로에겐 고치라 하면서 난 아직도 밥그릇 들고 먹는게 익숙치 않다 .
히로도 히로지만 사실은 나부터 고쳐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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