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댁과 한국친정

배울게 넘 많은 울 시어머님

히로무 2017. 1. 6. 09:58


정초부터 울 시어머님 우리집에 와 계신다 

자기야 출근 하고 히로도 학원가고 

난 쉬는 날이라 어머님이랑 둘이서 하루를 ...


울 시어머님 외식을 참 싫어 하신다 

라면 하나를 끓여 먹어도 집 밥이 좋으신 울 시어머님 


그런 시어머님 꼬셔서 점심을 외식으로 ..

며느리가 꼬신다고 또 넘어 와 주시는 울 시어머님 


사실은 파스타 먹으러 가고 싶었지만 

시어머님 취향에 맞춰 


 어머님 뭐 드시고 싶으세요 

 스시랑 생선 맛있는 집도 있고 

자기야가 좋아하는 생파스타 집도 있고 ...


당연히 스시를 고르시겠지 ....


그런데 울 시어머님 파스타 먹으러 가자신다 

ㅎㅎ  난 좋다 



그렇게 시어머님이랑 며느리랑 둘이서 

점심을 생파스타 먹으러 고 ! 




올해가 닭띠해인가 ..

그러고 보니 울 시어머님 닭띠시네 ..

만으로 72..


울 시어머님은 뭐랄까 ... 음 ....

참 배울점이 많으신 분이시다 


65세까지 시민 병원 관리 영양사로 근무를 하셨다 

62세 은퇴를 하시고 

병원에서 계속 일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으시고 

65세 까지 계약직으로 근무를 하셨다 

그 이후에도 병원에선 계속 근무 하시라 권유 하셨지만 

울 시어머님 왈 

" 내가 언제 까지 일을 ..

싫다 죽을때 까지 일만 할 수 없잖아 

이젠 나 하고 싶은거 할란다 '

그렇게 일을 그만 두셨다 


일을 그만 두시고는 일주일에 서너번 

약국에서 당뇨병 등등 성인병에 대한 

식사 관리 상담을 하시며 용돈을 버신다 

남을 가르칠려니 당연히 여전히 공부를 하신다 

항상 책이랑 신문을 손에 들고 사신다 


울 시어머님은 식생활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으시다 


지금도 관리 영양사들 모임에 가입하셔서 

각종 세미나나 행사 식생활 연구 활동을 하신다 

이번에 우리집에 오셔서는 당뇨병에 대한 열변을 토하셨다 

먹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냐고 ?

모든게 먹는걸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확실한 믿음 


 울 시어머님 주식을 하신다 

크게 한 방 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어차피 은행 이자 제로에 가까우니 

없는 돈이라 생각하고 주식에 투자


투자 방법도 간단하다 

그 하나는

살때 사다가 없다 생각하고 묻어 두었다가 

올라가면 파는 ..

또 하나는 배당금 높은 회사 주식 사 두고 

배당금 받기 


그렇게 주식으로 노후 자금 설계를 하신다 


65세 완전 은퇴를 하시고 뒤늦게  컴퓨터 공부 시작 하셨다 

처음엔 자판 입력도 못하셨는데 

매일 매일 컴퓨터랑 씨름을 하신 결과 

이제는 영양사 협회 관련 서류도 

직접 만드시고 젊은 영양사 멤버들이랑 

업무도 같이 보시고 메일도 주고 받으시고 ..


전화도 스마트 폰으로 바꾸시고 

손자인 히로에게 라인도 보내고 그러신다 

처음 컴퓨터 배우실때랑 스마트퐅으로 바꾸셨을때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하셨다

왜냐면 . 물어 보실려고 

이건 어떻게 하니? 저건  어떻게 하니 ?


어머님의 배움에 대한 열정 ..

정말  본받아야 할 부분인데 ..

젊은 며느리는 지금 이대로 안주를 하고 있으니 

반성 또 반성이다 

나도 올해는 뭔가 새로운걸 시작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고 있는 중 ! 



그리고 남은 시간은 취미생활 

사교댄스를 취미로 하고 계셨는데 

작년엔 북경 올림픽 일본 대표로 출전해 

4위로 입상한 싱크로 선수 출신을 사부로 모시고 

65세이상 노인들이 모여 싱크로팀을 만들어 

3개월째 맹연습 중이라 하신다 

싱크로라하면 쭉쭉 빵빵 미인들이 물 속에 잠수도 하고 

다리도 쭉쭉 뻗고 

 그 어려운 것을 65세 이상 노인들이 라며 

의아해 할수 있지만 

물 속에서 걷고 팔을 쭉쭉 뻗으면서 춤을 추는 정도의

노년층 건강 관리 수준이라 하신다 

재미있고 즐겁다 하신다 


사교댄스나 싱크로도 그렇지만 

하루에 꼭 만보를 걸으신다 

만보를 못 걸으신 날은 집 안에서 

테레비를 보시며 제자리 걸음이라도 하신다 

어제도 젊은 며느리랑 아들은 따뜻한 고다츠 안에  앉아 

테레비 보고 있고 

어머님은 옆에서 제자리 걸음 걸으시며 TV시청 

그러니 허리도 꼿꼿하시고 

걸음 걸이 또한 젊은 사람 못지 않게 참 가벼우시다 


영양사시니 당연히 식사 관리 철저 하시다 

어머님 식탁을 보면 

노인네들이 저렇게 많이 먹나? 라고 생각할 정도로 

반찬 가짓수가 참 많다 

그런데 다 드신다 

그 대신 밥은 딱 세숟가락 정도 

나머지는 좀 싱겁다 할 정도로  싱겁게 간을 한 반찬으로 

배를 채우신다 

철거한 저염식에 

당연히 반찬은  많은 양의 채소랑 생선 

아보카도랑 브로콜리 토마토

그리고 아몬드는  매일 매일 어머님이 꼭 챙겨 드신다 


72세지만 충치 하나 없고 치아가 전부 본인 치아 

뭔가를 드시면 그 자리에서 바로 양치

치아 관리 철저하시다 


지식에 대한 열정 

식생활 건강 관리에 대한 열정 


또 하나 이건 자랑이 될려나

울 시어머님 우리집에 오셔서 가만히 밥 상 차려 받는 

그런 어머님이 아니시다 

며느리 출근하고 오면 빨래도 다 걷어 개어 두시고 

밥도 해 놓으신다 

심지어 밥 먹은후 설거지 할려고 하는 며느리에게 

"너 일 하고 와서 피곤한데 그냥 쉬어라 

내가 설거지 할께"

그리 말씀 하시는 분이다 


그런다고 내가 " 네 어머님이 하세요" 하는

그런 막되먹은 며느리는 아니다 

당연히 내가 설거지를 한다 


어머님은 당신이 말 안 듣는 아들 둘 키우며 

집안일 일절 안 도우는 가부장 적인 남편에

그렇게 워킹맘으로 살아 오신터라 

일 하는 워킹맘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를 하신다 

이런 시어머님이시니 일주일은 우리집에 와 계셔도 

난 전혀 불편하지 않다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해도 여럿 구했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외국으로 시집와 

몸고생 맘 고생이 뭐지?

  외로움은 고사하고

그 흔하다는 시월드까지  나를 외면하니 ...


그저 감사할 뿐이다 


시어머님은 내가 부러우시단다 

당신 아들이자 내 남편인 자기야 


남편이 자상해서 넘 부러우시단다

(약간의 질투가 섞인 부러움이다 )

가부장적이고 무뚝뚝한 시아버님이랑 

이혼않고 지금껏 살아온게 당신이 생각해도 참 대단하시단다 


울 시어머님

"난 그렇게 못 살았어 미짱은 좋겠다 ..."


맞아요 어머님 어디 남편 뿐인가요 

시어머님도 보통 시어머님이신가요 

제가 복이 많은거지요


주변에선 정초부터 시어머님이 와계셔서 

그것도 일주일이나.. 힘들겠다고 


근데 난 따로 신경을 안 쓴다 

 때론 며느리가 넘 신경을 안 쓰나 

스스로 죄송함 맘에 


 어머님 제가 넘 신경 안 쓰죠?

 그게 좋아 

니가 신경 쓰면 나도 신경 쓰이고 

그럼 서로가 불편하지 ..



 ㅎㅎ 그럼 저 계속 신경 안 쓰고 편하게 할께요 


진짜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난 전생에 나랏 여럿 구한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