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주말
날이 넘 좋다
마음 같아선 교외로 훌쩍 떠나고 싶은날이다
하지만 마음은 맘이고 현실은 현실이고
토요일이지만 히로가 주말 특별 수업이 있단다
앞으로 수험이 끝날때까지 매주 토요일 수업이 있다니
당분간 교외로 나가는건 어려울 듯 싶다
명색이 수험생이니 앞으로 석달 남짓
히로에 맞추어 주말을 보내야 할듯 하다
이번 주말 수업은 히로가 평소에다니는 학원이 아닌
조금 먼 거리 까지 가야 한다
다음번 부터는 전철로 혼자 보내기로 하고
이번은 첫날이니 특별히 자기야랑 나랑
모꼬까지 온 가족이 차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
수업은 2시간이다
달랑 두시간이니 다시 집에 갔다 올수는 없고
근처 공원이라도 갈까 하니
평소에 자기야가 테니스로 자주 방문하는 공원 옆에
카페가 있다고 차 한잔 하잔다
모꼬 짱 어쩌고 ?
모꼬짱 있는데 어떻게 카페를 가
테라스석이 있으니까 괜찮을꺼야
일단 가 보자
안 되면 테크 아웃이라도 해서 공원 가서
마시지 뭐
주차장에서 보니 테라스 석에
치와와가 손님으로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다행이다 모꼬짱 오케인 카페 ㅎㅎ
커피 매니아는 자기야는 당연히 커피
나는야 홍차
첫잔은 상큼하게
레몬티로
두번째 잔은 밀크티로 ..
햇살이 넘 따사롭다
얌전히 앉아 있는 있는 모꼬짱
웬일인지 옆 좌석의 치와와에겐
무관심이다
그냥 자기야 무릎위가 좋은듯
얌전히 앉아 있다
수험생이라는 히로
그냥 지금 실력에 맞춰 가도 된다고
서로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했지만
지금 실력으론 간당 간당한 학교를 가겠단다
본인이 그렇게 결정을 했으면
좀 더 노력 했으면 하는게 부모 마음이고
좋은 학교 가겠다고 말은 하면서
이제 시험까지 석달 조금 더 남았는데
히로의 공부하는 모습은 아직은 영 아니다
자기야랑 카페에서 차 한잔하며
이런 저런 히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둘이서 이러쿵 저러쿵 해 봤자
소용없으니 카페 앞 공원 산책이나 나서자..
자기야가 자주 온다는 테니스장
가을을 맞아 운동 하는 사람들로 가득이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 버려서
히로 마중 갈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공원 입구만 얼쩡 거렸다
담에 시간 내서 저 안쪽 까지
싹 둘러 봐야지 하면서 ..
공원을 나오는데
어떤 아이 들이 만들었을까?
잘라진 나무 그루터기를 밥상 삼아
나뭇잎 밥상이 먹음직스레 차려져 있다
유치원생 꼬맹이가 만들었을까?
히로의 꼬맹이 시절이 떠 오른다
히로도 이러고 놀았는데 ...
엄마 뭐 먹고 싶어
내가 만들어 줄께
가짜 음식을 차려 놓고
엄마 먹으라던 꼬맹이 시절 히로 ..
그때는 진짜 귀여웠는데 말이지 ..
누군지 모를 꼬맹이가 차려둔 나뭇잎 밥상이
히로의 꼬맹이적 추억에 빠지게 하며
내 발길을 잡는다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추억에서 현실로
히로가 기다리고 있을 학원앞으로 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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