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댁과 한국친정

일본에서 맏며느리 노릇하기 ( 1. 명절이야기)

히로무 2014. 1. 31. 20:32

나는  맏며느리이다

하지만 명절 스트레스나 맏며느리로써의 부담은 전혀 느끼지 않는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사람에 따라 집안에 따라 지역에 따라

습관이나 풍습은 천차만별이다.

 

 

내가 시집와서 처음 으로 맞이한 신정

시댁에 갔더니 병원에서 관리 영양사로 계시는 시어머니

일본에서의 신정요리 "오세치"를 만드셨다

며느리 보고 처음 맞는 신정이라 어머님도  다른때보다 더 신경을 쓰신것 같았다

일일이 설명하시며 열심히도 가르쳐 주셨다

사실 오세치 제대로 만들려고 하면  손이 많이 간다

손이 많이 가는 반면  사실 맛은 별로다

이렇게 별로 먹을것도 없고 손만 많이 가는 요리를

매년 만들어야 하는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그 다음해 부터 어머님 초 간단으로 만드셨다

 

어머님 왈 ; 옛날엔 가게가 다 문을 닫으니  오세치 요리 만들었지만

그럴거 뭐 있어. 요즘이야 신정에도 영업하는 가게가 많으니 

 먹고 싶은것 만들어 먹고 사다 먹으면 되지

 

일본은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 반드시 오세치요리를 만들 필요가 없는것이었다

오세치 요리는 조상에게 올리기 위한 음식이 아니라 가족이 먹기 위한 음식이기 때문에

꼭 만들어야 하는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조상에게 올리지 않으니 사실 정성이 필요한 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엔 그냥 보내기 섭섭하니

주문 요세치 요리가 인기가 높다

 

시어머님도 간단한 것만 만드신다

그러니 내가 할 일은 없다 어머님이 요리 하시고

식탁 정리 하는게 내 일이다

가끔 내가 며느리인지 시어머님이 며느리인지 헷갈릴때가 있다

 

지금이야 은퇴를 하셨지만

당신이 아이 둘 키우며 병원 관리 영양사 일을 하셔서

가사와 일에 대한 부담이 크셨나 보다

(시 아버님 집안이 전혀 안하시는 가부장적인 분이시라..)

그래서 인지 일하는 며느리 생각을 많이 해 주신다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드니 대충 하자신다.

 

일본에서 며느리 노릇하기 참 쉽다

한국에서 하는 것의 반에 반만 해도 잘 한다고 칭찬을  듣는다

 

물론 일본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아는 지인은 한국에서 말하는 일명 종가집 며느리이다

그러다 보니 손님이 엄청 많다

하지만 손님 접대라 해도 한국처럼  몇번이나 밥상을 차리는 일은

 없다고 한다.  가벼운 다과 정도

일본도 시골이나 아님 제대로 하는 명문가는

한국보다 더 할지도 모르겠지만

내 주변은 대체로 심플한 편이다 

 

며느리 노릇 정말로  하기 쉬운 일본이지만 그래도

씨월드 흉보고 힘들다 어쩌다 하는 친구도 있다

한국 며느리의 삶을 아는 나로썬 그냥 웃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