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 이야기

아들의 첫 이력서

히로무 2015. 11. 3. 05:21


일본은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직장 체험 수업이 있다


일본은 중학교까지 의무 교육이기 때문에 

중학 졸업후의 진로에 대해 

아이들이 잠깐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할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체험 수업인것 같다  


직장체험은 1주일간 진행되는데 

학교로 등교를 하지 않고 

각자 주어진 직장으로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한다   


직장 체험 장소로는 초등학교나 보육원 

유치원 같은 교육 기관도 있고 

도서관이나 경찰서 소방서 같은 관공서도 있고 


그리고 슈퍼나 스타박스  코스트코 같은 판매 

써비스 관련도 있고 

매우 다양하다 


히로는 이번 직장 체험에서 

배정 받은 곳은 

동경 매장 문화재 센타이다 

매장 문화재 센타라 ...

대충 어떤 곳읹는 감이 오는데

직장으로써 무슨 일을 체험 하게 될지는 감이 안온다 


 

아직 직장체험 수업까지 한달정도 남았는데 

아이들은 이력서를 쓰며 

나름 직장 체험 준비를 시작했다 


힉교에서 히로가 작성한 이력서를

히로가 가지고 왔다 





중학교 2학년 만 13살

 히로의 생애 첫 이력서이다 


일반적인 이력서와 마찬가지로 

개인 기본 정보에다 

학력란도 있고 

자격란도 있고 


취미 특기 자기의 장점 

직장 체험의 목표 

장래의 꿈 

그리고 마지막 사업장에 한마디 (각오등 ..)


첫 이력서 ...

나름  진지하게 쓴 것 같은데 


내 눈이 멈춘곳이 있으니 


장래꿈... 관제사 ...

헉 ! 갑자기 웬 관제사 ???


히로는 사실 꿈이 없다 

어릴적엔 축구 선수가 되겠다 

수영선수가 되겠다 그랬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건 아무것도 모르던 철부지적 

막연한 꿈 이었고 


중학생이 되니 

오히려 꿈이 없어져 버린 히로 

아니 꿈이 없어졌다기 보다 

현실을 알 만큼  컸다는 거겠지 ..


아직 자기가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 

아직 목표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랬던 히로의 장래 꿈에 

괸제사라 떡 하니 적혀 있으니 ...


 히로 꿈이 관제사??

진짜 ? 

관제사가 뭔지 알아 ?

언제부터 ?


  멋있잖아 ..

관제사가 공부도 많이 하고 

어려운건 아는데 

 괜찮은것 같아서 ...


 흠 .....


이력서란에 장래꿈을 쓰는 난이 있으니 

뭔가를 써야 할 것 같고 

그냥 떠 오른게 관제사였나 보다

깊은 뜻이 있는 건 아닌듯 .. 


만 13살 ...

장래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벌써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아이들도 

있을것이다 


히로는 아직은 구체적인 목표를 

찾지 못한 듯 하지만 

아무리 부모라도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아이에게 혼란을 주기 싫어서 

 아무 조언도 하지 않고 있다


한번 정해 버리면 어쩌면 평생을 그 일을 

하며 살아 가야 할텐데 

히로가 좋아하는일 

히로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갔으면 싶은데...


그래서 더 더욱 

조언을 하는 것도 조심 스럽고 어렵다 

 지금은 그냥 

히로 스스로에게 맡기고  

지켜 보는 중 ...


히로의 첫 이력서를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언제 이렇게 컸나 

대견스럽기도 하고 


벌써 이렇게 컸나 

조금 섭섭하기도 하고 


앞으로  히로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이력서를 쓸지

모르겠지만 

물론 수업의 일환이기는 하지만 

히로의 사회에의 첫 발을 

내딛는 

히로의 첫 이력서 

소중히 간직 해야 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