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 이야기

제주에서 히로가 뿔났다

히로무 2015. 8. 6. 05:00



천지연폭포 넘넘 더운 제주도의 

뜨거운 여름을 한방에 날려 버릴것 같은 

시원한 물줄기를 보고 

주차장으로 돌아 오는 길 






기분이 좋았던 히로가 

 화가 났다 


히로가 화가 난 이유는 

한국인 엄마를 부끄럽게 하는 일이었는데 


천지연 폭포를 향해  올라가는  오른쪽길 

그리고 강을 따라  내려 오는 왼쪽길 

왼쪽길로 거의 다 내려 왔을때

우리 앞쪽에 걷고 있는 일행들 


할머니 같은 분도 있었고 

엄마 그리고 이모 인지 고모인지 

어떤 관계인지 잘 모르겠지만 중년의 여성 두분 

그리고 중년의 남성 두분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 둘에 

초등학생 고학년으로 보이는 남자아이도 있었다 

한가족 혹은 친척관계로 보이는 

열명 정도의 그룹


제주의 맛있는 귤을 까 먹으며 

우리보다 앞서 걸어 가고 있는 일행들 

그런데 깐 귤 껍질을 

천지연 폭포에서 흘어 내려오는 물쪽의

나무들과 꽃이 심어져 있는 곳으로 휙 하고 던졌다 


처음엔 중고등 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휙 귤 껍질을 던져 버리는...

그것을 본 히로의 얼굴이 갑자기 일그러 지고 


 엄마 쟤네들 봐 

저러면 안 되잖아 


그런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앞서 걸어 가는 할머니 같으신 분도 

그리고 엄마 같은 중년 아줌마도 

휙 하니 귤 껍질을 ..

가족 전원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휙 휙 던지며 귤을 너무도 맛나게 까 먹는데 

저렇게 귤을 까 먹으면 더 맛이 있는 걸까?



주변엔 딱 봤을때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고

중국어를 쓰는 관광객들은 셀수 없이 많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 시선은 신경도 안 쓰는듯 

너무나 당연히 휙 휙 



귤을 까 먹으며 휙 휙 던지는 일행들 

게다가 넘 당당하게 한국말로 떠드는데 

한국인 엄마로 히로에게  

넘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제주를 방문하는 이방인들인 외국인들도 

쓰레기를 함부러 안 버리는데 

한국의 자랑거리인  

대표 관광지중 하나인 제주도에서 

너무나 꺼리낌 없이 ...


자기집 거실에서도 저렇게 굴 껍질을 던질까?

자기집 마당에서도 저렇게 던질까 ?

무엇보다도 믿을수 없었던건 

누가 볼까 조심 조심 살짝 버리는게 아니라 

누구나 다 볼수 있게 

넘 당당히 휙휙 던지는모습 

아이들이 그러면 그러지 말라고 타일러야 할 

할머니와 엄마도 함께 휙 휙 





처음에 아이들이 버리는 것을 보았을때 

엄마 저러면 안되는거 아냐 

쟤들 왜 저래 하며 열을 팍팍 내던 히로도 

아이들을 혼내지 않고

어른들도 함께 귤 껍질을 던져 버리는 모습을 보곤 

할 말을 잃은듯 갑자기 입을 다물고 

조용해 졌다

그리곤 내내 인상을 쓰고 있는 히로 

단단히 화가 난 듯 하다


쓰레기통이 없는 것도 아니다

곳곳에 쓰레기통이 놓여져 있는데...


 

히로 기분이 많이 상했나 보다 

얼굴 표정이 내내 좋지 않다 

하지만 달리 히로에게 해 줄 말을 

찾지 못하는 나 ....






주차장에 거의 다 도착할 즈음에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는데 

강 속 잉어와 오리들에게 

먹이를 던져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잠시 다리 위에서 잉어랑 일광욕을 하고 있는 

거북이 한마리 쳐다 보고 있는데 

 다리 위에 떨어져 있는 

팻트병 하나를 주워 

쓰레기통을 찾아 다니는 히로가 보였다


결국 누가 버린지 모르는 펫트병 하나 주워들고 

쓰레기 통에 버리고서야 

아까 그 가족들로 인한  

불쾌했던 기분도 함께 버린듯 

조금은 표정이 밝아 졌다 


아까는 부끄러운 마음에 

그리고 딱히 히로에게 해 줄 말을 찾지 못했던 나 


 히로 멋지다 


엄지 손가락 하나 쓱 세워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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