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닝

버려진 기왓장으로 만든 화단

히로무 2015. 6. 18. 04:37


 모꼬짱이랑 산책을 하다가 

기존에 있던 집을 허물고 새로 재건축을 하는 

지인의 집 앞을 지나가다 

그 집 며느리인 지인을 만났다 


한참을 서서 수다를 떨다가 

재건축으로 나온 헌 기왓장을 버린다는 말을 들었다 

저 좋은 기왓장을 왜 버린다는지...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옛날집은 기왓집들이 많았는데

요즘에 새로 짓는 집들은 기와가 아닌 

신소재의 지붕을 얹는 경우가 많다 


이 지인 집도 

새로 짓는 집은 기왓장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버릴거면 몇장 가져 가도 되냐고 물으니 그러라고


그런데 한장 들어보니 

기왓장 한장이 이렇게 무거울줄은 몰랐다 

연약한 나 (자칭 . ㅋㅋ )로썬 

한장도 들고 올 수 없을 듯 

엄청 무거운 기왓장


아무리 무거워도  기왓장이 넘 욕심이  나서 

집으로 돌아와 차를 가지고 가

 차에다 기왓장을 실어 오는 억척스러움을 보이며 

어디다 쓸거냐는 지인에게 

요긴하게 쓸데가 있다는 말을 남기고 

기왓장 열장 남짓 가지고 왔다 



 

우리집 주차장 뒷쪽 마당은 바닥이 

시멘트로 발라져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초록이들을 심을수가 없다 

초록이는 넘 좋아해서 많이 많이 심고 싶고 

바닥은 시멘트고 

그래서 화분을 쭉 늘어 놓고 초록이들을 심어두었는데 

아무래도 화분도 각각 다르고 

크기도 각각 다르고 

그냥 어수선 한 화분들..


그래서 가져온 

기왓장으로 어수선한 화분을 

가려주는 화단을 만들었다 







원래는 화분 앞에 벽돌 몇장을 놓고 가려 

주고 있었는데 

화분앞으로 기왓장을 쭉 늘어 세워 주었다 

고정 되지 않은 기왓장이 쓰러질듯

흔들 흔들거려서 기왓장 앞에 

쓰던 헌 벽돌을 일렬로 나란히 정열 시켰지만 

곡선인 기왓장 사이 사이가 빈 공간이 생겨 

고정이 되지 않아서 아직도 불안정 


그래서 생각한 방법  !

기왓장과 벽돌 사이의 빈 공간을  흙과 자갈로 채웠더니 

흔들 흔들 거리던 기왓장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 

잘 고정 된 듯...

 





기왓장의 곡선 부분이 빈 공간으로  별로 이쁘지 않아서 

곡선 마다 작은 화분을 올려 주었다 





깜쪽 같다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기왓장 뒷쪽에 숨겨진 화분들을 눈치 채지 못한다는 ..

기왓장이 완벽한 눈가람용 화단으로 변신했다 






기왓장과 벽돌 사이에 흙과 자갈로 채워진 공간 

그 공간에다가는  물이 없어도 잘 자라는 

다육이랑  이것 저것  심으니 

훨 자연스럽다 


기왓장도 헌 것이고 

벽돌도 있던 것이라 이끼도 끼고 

때도 끼고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보인다 

새것에서 느낄수 없는 그런  느낌..


그래 바로 이 느낌이야 ! 






버려지는 기왓장으로 만든 화단 

각양각색의 여러가지 화분을 줄 지워 세워 

두었을때  보다  훨씬 정리된 느낌에 

깔끔해 보여서 넘 마음에 든다 


버려지는 기왓장을 얻어오는 억척스러움을 

발휘하며 가져온 기왓장 

가져오길 정말 잘 한듯 ....


자기야가 화단을 보더니 

 어째 기왓장을 저렇게 쓸 생각을 다 했어

전에 보다 훨씬 좋다 

자연스럽고..





자기야의 칭찬에 몇장 더 얻어 올껄....

살짝 후회가 ...

아직 안 버리고 있을려나??


근데 몇장 더 얻어 오면 

이번엔 어디에다 쓰지???



'가드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기 한입 나 한입   (0) 2015.07.07
7월 첫날의 마당  (0) 2015.07.02
마당에서 얻는 소소한 재미   (0) 2015.06.15
안타까운 마음   (0) 2015.06.13
주렁 주렁   (0) 2015.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