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항상 웃는 행복한 그녀

히로무 2015. 5. 19. 04:31



일본에서 한동안 시민센타에서 

한국어 강사를 했었다 

그때 2년간 가르쳤던 아야상 

30대 초반의 유치원생 여자 아이의 엄마인 싱글맘

아야상은 정말 한국어 공부도 열심이었고 

한국어 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과 한국 생활 전반에 대해

무척 관심이 많은 무척 밝고 명랑한 학생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아야상은 항상 웃는 얼굴 

항상 밝게 웃고 있기에 더 이뻐 보였던 싱글맘

이쁜 딸아이의 엄마  


벌써 7년전일이다 

그후 난 케익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한국어 가르치는 일을 그만 두었었다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는 끝났지만 

그 후로도 가끔 아야상은 우리집에 놀러 오기도 했고 

나도 아야상이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 

놀러 가기도 하며 그렇게 친분을 쌓았었다 


그러다 2년전쯤 마지막으로 만나 식사를 한후 

가끔 전화 연락만 하고 만나는 일은 없었는데

3일전 그녀에게서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오늘 그녀가 2년만에  우리집에 왔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김선생님 서프라이즈가 있어요 


    엥. 2년만에 만나자 마자 웬 서프라이즈 ???


그녀의 팔에는 본 적이 없는 아이가???


2년 사이 그녀는 결혼을 했고 

38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아이까지

위에가 딸이었는데 

이번엔 늠름한 아들이란다 



2년전 마지막에 만났을때 

그녀에게 남자 친구가 있다는것을 알고 있었지만

 세상에나....

웬 천사를 안고 나타난 그녀 

 






2년전 마지막 만난 후 아이를 가졌고 

그 후로 가끔 전화 연락만 하고 만나지 못했던 그녀 


그녀는 몇번이나 전화로 나에게 말 할까 하다가 

언젠가 한번 나를 크게 놀래켜 줄려고 

말하고 싶은걸 꾹꾹 참았다나 ...

게다가 나이도 있는데다가 유산끼가 있어서 

병원에 입원을 하거나 꼼짝 말고 누워만 있어라는 

의사 선생님의 엄명도 있었다고..


세상에 2년이나 어쩜 말을 않고 참을수 있었는지

나 같으면 입이 근질 근질 해서 참을 수 없었을텐데 






그녀는 싱글맘일때도 너무나 밝았고 

항상 웃음을 띤 얼굴이었다 

2년만에 만난 그녀는 

여전히 밝게 웃는 얼굴이었다 


그녀는 객관적으로 볼때 그냥 보통의 평범한 외모이다 

하지만  7년전의 30대 초반일때의 그녀도 

그리고 지금 30 후반의 그녀도 

항상 빛이 나고 아름답다 

그녀의 밝은 웃음이 그녀를 더 이뻐 보이게 하는 듯 ..

 

처음 만났을때 싱글맘이었던 그때도 

난 그녀가 반드시 행복해 질거라 믿었었다 

항상 밝게 웃는 그녀였으니까...


작은 천사를 안고 2년만에 짜잔 하며 나타난  지금의 그녀 

무척 행복해 보인다 






처음엔 그녀가 우리집에 오면 간단히 차 한잔 나누고 

밖에 나가 점심이나 가볍게 먹으러 갈 생각이었는데 

그래서 차만 달랑 준비해 두고 아무것도 준비 하지 않았는데 


작은 아이를 앉고 나타난 그녀 

어디 식당엘 가도 맘 편히 먹을수 없을것 같아서 


집에 있는 재료로 대충 대충 만들어서 먹기로 했다 


 선생님 귀찮으신데 그냥 나가서 먹어도 되는데...


 빨빨빨 기어 다니는게 어디가서 

제대로 맘 편히 먹을수도 없겠는데 뭐

아야짱이 괜찮다면 그냥 집에서 먹자 

아무 것도 준비는 안 했는데 

있는 걸로 대충 만들어 먹지 뭐 


그렇게 계획하지 않았는데 

진작에 알았으면 장이라도 봐서 제대로 차려 주는건데


제대로 차리진 못했지만 

그래도 집에서 먹기를 정말 잘 했다 싶었다 

아이는 이제 막 뭔가를 잡고 일어설때라서

이것 저것 만지고 당기고  

거실 여기저기 기어 다니며 

아무거나 집어 입에 넣고 

가끔은 소리도 질러대고 

우유달라 간식 달라 놀아달라 ...


까마득하게 잊어 버렸었는데 히로가 막 기어 다닐때가  떠오른다 

얼마만에 안아 보는 아기인지 

한참을 아이를 안고 놀아주고 ...

그랗게 다섯시간이나 우리집에서 놀다 갔다 



그녀가 돌아간후 거울을 쳐다 보았다 

난 하루에 얼마나 웃는걸까?

생각해 보면 그다지 많이 웃지는 않는 듯한...

이제 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할 중년의 나이

웃자!  좀 더 많이 웃자 

항상 웃는 상을 만들자 

항상 웃고 있으면 좀 더 이뻐 보이고 

좀 더 호감이 가겠지 ...


웃음으로 내 얼굴도 내 마음도 

내 가정도 내 주변도  좀 더 아름답게 빛나게 되겠지 


아야짱 .. 그녀는 지금도 나를 선생님이라 부르지만 

오늘만큼은 그녀가 나에게 선생님이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잊고 있었던 

너무 중요한 것을 다시 깨닫게 해준 그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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