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그녀의 시어머니..

히로무 2015. 3. 7. 00:00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제 허리를 삐끗하고 

허리는 통증이 없어질때까지 무조건 안정 해야한다고 하니 

회사에 전화 해 병가 내고  할일 없이 뒹굴고 있는데 

요런날 울리는 전화 벨 소리 반갑기만 하다 

미찌꼬상이 런치 하자고 ...


비록 병가로 쉬는거지만 

허리가 아플 뿐이고 아무리 허리가 아파도 

밥은 먹고 살아야 하고 

미찌꼬상 콜! 


병가내고 웬 런치??

요런걸 나일롱 환자라고 하나??









맛있는 식사와 함께 여자들의 밀린 수다시간 


미찌꼬상은  50 중반을 조금 넘어선 나이이다 

그녀는 아들과 딸이 한명씩 있고 

딸은 결혼을 해 손자가 둘이나 있다 

그 손자가 초등학생이니

 미찌꼬상도 그 딸도 결혼이 빨랐나 보다 


미찌꼬상은 2년전 재혼을 했다 

상대는 미찌꼬상보다 10살 어린 40 중반의 노총각이었다 

미찌꼬상이야말로 진정한 능력자다 




미찌꼬상 재혼 1년후  시아버지가 쓰러지셔서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고 

혼자 남은 시어머님 안 되었다고 

그렇게 함께 모시고 살기 시작한지 1년이다 

미찌꼬상의 시어머니는 70 초반이시라고...



시어머님 미찌꼬상 1주일별 스케줄표를 달라고 하신다고 

사람 좋은 미찌꼬상 거절 못하고 

시어머니에게 스케쥴표를 건네고 있다고 한다 

4시에 일마치면 4시 반이면 집에 와야 하는데

5시에 집에 오면 왜 늦었냐 ,어디갔다 왔냐? 


미찌꼬상이 신고 있는 양말을 보고 

" 이 양말 어디서 샀어? 따뜻해 보이네.."

" 네 어머니 내일 사다 드릴께요"

그래서 시어머니랑 며느리 똑 같은 양말을 신고 


"미찌꼬상 이 가방 이쁘네 

어디서 샀어?"


어디를 나가고  하다 못해 동네 슈퍼를 가더라도 

엄마 따라 다니는 어린 아이처럼 

시어머니  꼭 같이 따라 다니시고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남편과 둘만의 데이트는 

한두번 있었을까  기억도 안 난다고 한다 

그래도 명색이 신혼 2년차인데..



지난 크리스마스땐  남편이 부츠를 하나씩 사줄테니  

나가자고 해서 시어머니랑 셋이서 백화점으로..

우선 함께 시어머니 부츠 이것 신어 보고 

저것 신어  보고  마음에 드는 것 골라 색상까지 골라 두고 

물론 시어머님  너무 마음에 든다고 대 만족이고 


그 다음 미찌꼬상이 자기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니 

그것을 지켜 본 시어머니 


" 어? 미찌꼬상 ! 이것도 이쁘네.

미찌꼬상 나랑 똑 같은 것 신는거 싫어?"


사람좋은 미찌꼬상 벙 쪘지만 

아니요 라고 대답도 못하고 


" 아뇨.. 뭐 특별히 ..."


결국 50대 며느리랑  70대 시어머니가 똑같은 부츠를 

사 들고 왔다고 한다 

신랑에게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시어머님이랑 똑 같은 셋트로 부츠라니....


흥4



따로 살면 각자 외출할때 신고 다니면 아무 문제 없지만 

함께 살고 있고 어디를 가더라도 따라 나서는 시어머니랑

쌍둥이도 아니고 그것도 70대 시어머님이랑 

 똑 같은 부츠를 신고 

어딜 가겠냐고 신세한탄 하는 미찌꼬상 



미찌꼬상 이야기를 듣다가 난 한참을 웃었다 




 그거 질투인거 같은데..

자기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가 하는건 

다 이뻐 보이고 똑 같이 하고 싶어하는...


  미짱.. 그런거야


 내가 보기엔 그렇네   

 미찌꼬상  시어머니 은근 귀엽다 

괴롭히고 못살게 굴며 

아들이랑 이간질 시키는 질투가 아니라

자기 아들 좋아하는 여자랑 똑 같이 하고 싶어 하시잖아 

난 귀여운데.. ㅋㅋㅋㅋ

시어머니 앞에서 신랑이랑 너무 러브 러브 하지마


  하긴 듣고 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네...


다르게 보면 주책맞은 시어머니이실지 모르지만 

미찌꼬상은 그런 시어머니랑 잘 지내는 편이다 

시어머니도 나쁜 맘으로  그러시는것 아니신것 같고 

미찌꼬상은 워낙 사람이 좋아서 

긍정적으로 좋은 쪽으로 받아 들이는 성격인지라...

하지만 가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나이들면 다 어린애가 된다고 하더니 

울  시어머니 귀여우셔라 그렇게 봐 드리면 되겠네...


 그치? 그런거지?


 근데 하루이틀도 아니고  

스트레스 받긴 하겠네 . ㅋㅋㅋ


 그치? 그치?


그리고 호호호 하고 마는 미찌꼬상  


하긴 남의 일이니 나도 말은 그렇게 해도 

우리 시어머니 저러시면 미쳐 버릴것 같다 



오늘의 런치는 그렇게 

서로의 시어머니에 대해 

어찌 들으면 흉을 보는듯한 

어찌 들으면 흉을 보는게  아닌듯한 ..



 오늘은  우리 둘 시어머니가 이러쿵 저러쿵 

며느리  입장의 런치 모임인데

10년 더 지난 어느날 만났을땐 

우리 며느리는 어쩌고 저쩌고 

시어머니 런치 모임 하고 있을것 같아. ㅋㅋㅋㅋ


 그것도 재미 있겠다. 그치?


10년후 시어머니 되었을 나와 미찌꼬상의

시어머니 입장 런치 모임을 상상하며 

오늘의 며느리 런치 모임은 끝! 


세상의 모든 며느리들 화이팅 !!!


파이팅


맛 난거 배불리 먹고웃고 떠들땐 모르겠더니 

의자에서 일어 나 집으로 돌아 올려니 

허리의 통증이 ....


여자들의 수다는 모든 아픔을 

허리의 통증 까지 잊게 해주는 마약같은 것인가 보다 



돌아 오는길 다시 한번 접골원에 들렸다 

토요일은 진짜 진짜에서 뒹굴 뒹굴 해야지....

나의 튼실한 허리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