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라 불리는 남자

이걸 바람 맞았다고 해야 하나

히로무 2015. 4. 25. 00:00


어제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내일 회사 볼링 대회가 있어서 

저녁에 좀 늦을것 같아 


 자기 볼링 잘 못하잖아 

자기가 좋아하는 테니스 대회라면 모를까  

뭘 볼링 대회에 참가 할려 그래 

그냥 오지 

내일 일찍 와서  데이트나 하자 

어때? 모처럼 나랑 한잔 하러 가자 


 자기가 웬일이야  한잔 하자고 다 하고..


그냥 늦게 온다니까 괜히 한번 찔러 본 

100% 농담이었다 

일단 난 술을 별로 좋아 하지 않고  

혹 간다고 해도 

한잔 하러 가는데 히로를 데리고 갈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히로 혼자 집에 두고 

밤에 한잔 하러 가긴 어딜 간다고 ..



평소에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 내가

 술 한잔 하러 가자고 하면 

당근 자기야가  농담이라 받아 들일줄 알았다 


그런데  ..







아무리 빨리 와도 10시는 되어야 할 것 같으니

데이트는 다음에 하잔다  


이 남자 나랑 이렇게 오래 함께 살고도

아직도 마누라가  농담 하는지  진담인지를 

구분 못 하나 보다 

아님  내 연기가 너무 리얼 한가??


자기야가 보내온 라인에 난 또 장단을 맞춘다 

진짜 삐친것 처럼 

고양이가 생선 내 팽개치는 

그림 한장 보내준다 


아마도 자기야는 아직까지 내가 100% 진짜

자기에게 데이트 신청 한걸로 알 고 있는 듯....



장난 한번 쳤다가 

난 오늘 남편에게 바람 맞은 여자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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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그냥 웃고 넘겼는데 

어둠이 깔리고 깜깜한 밤이 되니 

괜히 진짜 바람  맞은듯한 기분이 든다 

 




의도치 않게 바람 맞은 듯한 기분을 맛보며 

어제 자기야가  출장지인  와카야마에서 

  사 온 오미야게 (선물)의

포장을 뜯어 보았다  

 





 와카야마는  매실이 유명하다 

일명 일본 제일의 매실 산지 

특산품인 매실로 만든 만쥬 





만쥬의 모양도 매실꽃 모양이다 






반으로 딱 잘라보니 

앙꼬가 가득 ...

하얀색 앙꼬 맛을보니 

 일본의  매실장아찌인 우메보시같이

 약간은 짬쪼롬 하면서 우메보시의 향이 은근하게 묻어 난다 

아무리 매실이 유명해도 그렇지 

만쥬의 앙꼬에 매실을 넣을 생각을 하다니

생각이 기발 한것 같다 

근데 이 매실 만쥬 따뜻한 녹차랑 

참 잘 어울린다 


장난으로 데이트 신청했다가 

거절 당하고  의도치 않게 바람 맞은 꿀꿀한 기분으로 

먹는 액간은 짬쪼롬한 우메 만쥬가 

어째 바람 맞은 기분이랑 잘 어울리는건 

기분 탓이겟지....


그나저나 우리신랑 볼링 대회는 어찌 되어 가고 있는지 ..

개인전은 아닐테고 부서별 단체전일테니 

혹 상품으로 수건 한장이라도 받아 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