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남편없는 날

히로무 2015. 4. 23. 00:00


출장이라 해 봐야 1년에 두세번 

그것도 달랑  1박 2일 갔다 오는 자기야 

오늘이 그 1년의 두세번 1박2일 

집 비우는 날인 출장 가는 날이다 


자기야는 회식이 아닌 이상 

설령 밤 12시에 퇴근한다 해도 

쫄쫄 굶다 집에 와서 밥을 먹는 사람이다 

배가 고파 어찌 그때까지 참는지 난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그냥 간단히 뭐라도 사 먹으면 될것을 

참다 참다 집에 와서야 밥을 먹는다 

 

자기야 없는 저녁 

뭐 만들기도 귀찮다 

그러다 떠 오른게 

"그래 떡복이나 해 먹자 "

근데 떡뽁이만으론 좀 허전 하겠지 

라면도 넣고 ... 라뽁이

그리고 냉장고 뒤져 뒤져  있는 재료로만 

오이 당근 계란 그리고 쏘세지 넣고 

김밥 두줄 말고 

그렇게 분식으로 저녁을 때웠다 

근데 한국에서야 이런 분식 우습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이런 분식 셋트는 

나에게 있어선 만찬 중에 만찬이다  


달랑 라뽁이에 별로  속재료가 든것도 없는 김밥  두 줄로 

거창하게 분식셋트라 이름 붙일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뭐 차리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냄비 채로  턱 하니 올려 놓고 


 히로야  라뽁이 먹자 


히로 이젠 떡뽁인 곧잘 먹는다 

초등학교땐 매운걸 먹일려 해도 

맵다고 물만 벌컥 벌컥 마시다 도저히 

 못먹겠다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던 아이가 

이제는 내가 먹어라 안해도 

곧잘 매운걸 먹고 또 즐긴다 


  히로야. 안 매워?

 아니.. 하나도 안 매워 맛있어..


전에는 한국 음식 먹일려 내가 그렇게 먹어라 해도 

고개만 흔들던 아이가 

이제는 고기집엘 가도 국밥을 찾고 

자기입으로 부침개가 먹고 싶다고 한다 

매운 떡뽁이도 그리고 육계장도 얼마나 잘 먹는지..

괜히 어릴때부터 한국 음식을 강요했다 싶을정도로 

요즘은 너무 잘 먹고 또 좋아한다 


이제 남은건 하나 바로 김치이다 

김치 찌개도 좋아하고 

김치전도 먹는데 

생김치는 아직은 먹을려 하지 않는다 


아마도 히로가 김치를 먹으려 하지 않는 이유는 

김치의 냄새가 식감이 싫어서가 아니라 

김치 =  배추 

배추 = 채소 

채소  = 히로가 싫어 하는것 

그게 바로 이유인것 같다 


이제 좀 더 크면 채소의 맛을 알게 될 나이가 되면 

김치는 자연스레 먹지 않을까 싶다 

김치찌개랑 김치전 먹는데 

언젠간 먹겠지...






모꼬짱은 아빠가 없는 쓸쓸한 저녁 

뭔가 한 입 얻어 먹을까 싶어서 빤히 쳐다본다 

이틀전 야매로 미용을 했더니 

애 인물이 영....

물론 야매 미용사는 바로 나  ㅋㅋㅋ

당분간 모꼬짱 사진 찍기는 글렀다 






난 문단속을 진짜 잘 못한다 

낮에 집에 있을때 절대 현관문 잠그지 않는다 

문을 잠그는건 잠자러 침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 갈때 뿐이다 


문단속을 잘 하지 않는 엄마인걸 아는 히로이기에 

언제부턴가 히로가 문단속을 하기 시작했다 






맨 윗열쇠만 잠그는 엄마와는 달리 

세 개의 열쇠 꼼꼼히도 잠근다 

아빠가 없는 오늘 같은 날은 

나에게 확인 까지 한다 


 엄마 내가 문 잠궜어 ..


내가 히로를 지켜 주던것이 

이제는 히로가 엄마를 지키겠단다 


하트3


이제 남편이 없어도 날 지켜 준다는

 히로가 있어서 든든하다 


그나저나 달랑 1박 2일이지만 

출장 다녀 오는 우리 자기야

저녁 밥상은 뭘로 차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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