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변화를 줘 볼까

히로무 2015. 4. 18. 00:00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면서 

파마를 해 본것은 20대 초반에 딱 두번 

그리고 어깨 너머까지 머리를 길러본 것은 서너번 ..


나에게는 언니가 한명있다 

그 언니는 초등학교떄부터 언제나 머리가 허리까지 

찰랑 찰랑 

그리고  나는 언제나 숏트 


어린마음에 한두번 머리를 길러 보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우리엄마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난 무조건 숏트로 ..



언젠가 엄마에게 물었었다 

왜 언니는 항상 머리가 긴데 난 컷트냐고 

나도 기르고 싶다고 


우리엄마의 대답이 

"언니는 자기가  알아서 관리를 잘 하지만 

넌 선머슴 같아서  스스로 못하잖아 

엄마가 배일 아및 너 머리 땋아 주고 묶어 주고 

엄마 그것 못해 

너 스스로 관리 할 수있을때 길러 "




할말이 없었다 .. 사실이니까 

그 이후 난 머리 기르길 포기하고 항상 숏트 


스물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소원이었던 긴머리를 

해 보았다 

하지만 결국은 내 스스로 숏트 헤어를  선택 

왜냐하면 숏트 헤어가 익숙해져서 인지 

나에겐 숏트가 더 잘 어울린다는 철썩 같은 믿음으로...




자기야와 사귀게 되면서 

자기야는 남자들의 로망인  긴머리를 원했다 


 난 긴 머리 안 어울려 

내겐 숏트가 제일 잘 어울려 


 아니야 자긴 긴 머리 잘 어울릴꺼야 

한번 해 봐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 줄 판인데 

산사람 소원 한번 못 들어 줄까 

다시 한번 머리를 길렀다 

하지만 오래 못 가고 바로 숏트로 잘랐지만 

나의 긴 머리를  자기야에게 한번 보여 주고 

자기야 소원 풀어 줬으니 

그 이후론  지금까지 줄곧 숏트 



오늘 옷가게 갔다가 옷가게 한켠에 있던 악세사리 코너에서 

머리띠 하나를 발견했다 

갑자기 머리 한번 길러 볼까 ..

너무 길게는 말고 어깨 정도까지


그런 욕망이 갑자기 꿈틀 꿈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계산대에서 

머리띠를 계산하고 있는 내가 있었다 







하 하 하 

내 손에 머리띠가....

이게 왜 내 손에 있는거야??






  자그만치 40년을 

고집해온 나의 이 숏트 헤어..

갑자기 길러 보고 싶어 졌다 

어떨땐 머리를 길러 볼까 하고 조금 참다가 

결국은 싹뚝 잘라 버리고 

그러기를 반복 

결론은 항상 같은 모양의 숏트 헤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일까 

젊었을땐 항상 검정 같은 어두운 색 옷을 선호 했었는데 

이제는 빨강같은  화사한 색이 좋다 







집에 와서 머리에 살짝 걸쳐 보았다 

짧은 머리지만 나름 어울리는듯 ..


더 늦기전에 변화를 한번 줘 봐??

말어???


저녁에 퇴근하고 온 자기야에게 


 자기야 어때? 


 좋은데 .. 귀여워..



 진짜?


HAAA


나 귀엽대... 

ㅋㅋㅋ  좋다 


중년의 나이에도 귀엽다 소릴 들으니 넘 좋다 

이번엔 진짜 머리 길러 봐야겠다 

어쩜 내 생애 마지막 긴 머리일지도 모르는데 

최소한 어깨  정도까지만이라도..


자르고 싶어질때마다  오늘 산 이 머리띠를 보면서 

자르고 싶다는 욕망을 꾹꾹 누르며 

더 귀여운 마누라가 되도록 함 길러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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