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블로그가 이렇게 좋은건줄 몰랐다

히로무 2015. 3. 5. 00:00


블로그 시작한지 1년 하고 두달이 넘었다 

짧다면 짧은 이 기간 여러가지 일도 있었고 

블로그는 소통이라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내가 하는 블로그의 소통은 

찾아와서 댓글 달아 주시는 분들에게 답글 달며 

소통하는 정도 

그리고 내가 가끔  들려 인사드리는 블로그 

대여섯분 정도 계신다 


그 대여섯분 중 한분이신 일본에 거주하시는 겨울바다님 


얼마전 냉이가 그리워서 포스팅을 했는데 

미수강이란 이쁜 강쥐랑 

일본에서 사시는 겨울바다님께서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나에게 

냉이 한박스를 보내 주셨다 


냉이... 일본에선 정말 귀하고 귀한 먹거리인데 ...

그 귀하신 냉이를  그것도 한박스나 ..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겨울바다님이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미짱에게 ....

 



요렇게 봉지 봉지 

냉이뿐만 아니라 달래까지 덤으로...

얼마나 꼼꼼하게 넣어 주셨는지

우리 친정엄마보다 더 잘 챙겨 보내 주셨다 






겨울바다님 손톱에 흙을 잔뜩 끼워가며 

고생고생 정성 스레 보내 주신 것 

냅뒀다 하나라도 물러 버리면 안될것 같아 

당장 마당으로 나가 수도꼭지를 틀었다 

양이 워낙 많아서 부엌의 싱크대에서 

씻을 엄두가 안났다  






한참 을 쪼그리고 앉아 냉이랑 달래랑 씨름을 했더니 

허리가 펴지지 않는다..


헉 ...  내 허리 

헉4


그러고 보니  오늘 근무중 허리를 가볍게 

삐끗했었는데...

에고 내 허리...

허리 삐끗했으니 집에 와서 당장  드러 누울 생각이었는데

허리를 잊어버리고 냉이 달래에  빠져서 

허리를 잊어 버렸다 

에고... 내 허리



누가 들으면 연약하디 연약한 만지면 

부러질 정도의 가늘 가늘한 허리가 연상 되겠지만 

  굵직하고 두툼한 내 허리가 

왜 탈이 나냐고??


슬퍼2





겨울바다님 택배비 내가 내겠다고 했는데 

굳이 택배비마저 부담하시고 

냉이 달래로 모자란듯 요렇게 

토마토와 당근까지 챙겨 주시고...


외로운 외국 생활 

오라버니 하나 생긴 듯 든든 하긴 한데..

이제 오라버니 노릇 하라고 들러 붙으면 어쩔려고 

저리도 자상하신지 ...







허리고 뭐고 일단 신선하고 맛있을때 먹어야 하니 

냉이 삶아서 무쳤다 

우리 친정엄마가 무쳐주시던 냉이무침 

마늘도 넣고 소금 간장 깨 

고소한 참기름까지...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달래전이다 

버섯도 썰어 넣고 달래 쏭쏭 

신양파도 넣고 






달래두부 부침 

냉장고에 두부가 있길래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냉이랑 달래랑 ...



퇴근하고 돌아온 자기야

달래전에 뽕 갔다 

겨울바다님이 보내 주신 냉이 달래 

거기다 토마토 당근까지 다 꺼내 놓고 자랑질 하고 


 택배비는 내가 부담 한다고 했는데 

택배비 까지 다 부담 하셨지 뭐야..

죄송 스럽게...


 그러니까 한국 사람이지 

한국 사람은 그게 정이 잖아 ..


요즘 한국 그렇지도 않다는데.....


우리 자기야가 이해하는 한국은 그렇다 

뭐든 퍼주고 뭐든 베풀고 

인간미가 넘쳐나는 정이 있는 한국인이라 좋다고 한다 

정확히 자기야가 17년전 처음으로  경험했던 

한국은 그랬다 

그  좋은 기억으로  한국을 영원히 기억하는 자기야다 



겨울바다님 덕분에 자기야는 

역시 한국 사람은 정에 죽고 정에 산다는걸 

확신하는 분위기다 



양이 너무 많으면 살작 데쳐

냉동고에 넣어 두고 두고 두고 먹으라셨는데 

다듬고 씻고 할땐  양이 너무 많았는데 

먹어치우는건 금방이라 두고 두고 먹기엔 부족 한듯 한데 

겨울바다 오라버니 어찌 안될까요??

한번이 어렵지 두번 세번 보내시는 건

일도 아니실것 같은데....


ㅋㅋㅋ  처음엔 에공 미안 해서

죄송해서 고마워서.... 그러던 미짱이 

맛난 냉이 달래 맛보더니 본성을 드러내고야 만다 


이제 겨울바다님 큰일 나셨다 

요 찰거머리 같은 미짱을 어찌 떼 버리실려고..


농담이구요 

겨울바다님 감사드립니다 

냉이도 달래도 좋았지만 

일본인 남편인 우리 자기야에게 

한국인의 정이란 이런거야 

다시 한번 확인 시켜 주셨답니다 

겨울바다님도 영양가 많은 냉이 달래 많이 드시고 

건강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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