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먹기

평화로운 휴일 .. 그게 뭔데??

히로무 2015. 2. 27. 00:00


주말을 끼고 6일 연속 근무를 끝내고 

드디어 목요일부터 일요일 까지 4일간의 나에겐 황금같은 휴일이다 

내가 7일만에 쉰다고 하니 자기야도 휴가를 냈다 

우리 부부 모처럼 평일에 맞이하는 평화로운 휴일이다 

마음 같아선 어디 당장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그건 아이가 없을때 이야기인것 같다 

방학도 아닌 학기중 그것도 아이가 학년말고사중인데 

가긴 어딜가....



휴일이라지만 히로는 테스트날 

늦잠도 잘수가 없다 

아침 히로 깨워 밥 먹이고 학교 보내고 

그리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비는 내리지만 자기야와 둘이서 근처 빵집으로 가 

커피한잔과 갓 구워낸 빵으로  아침을 해결 하기로 





아침부터 욕심부려 많이도 들고 나왔다 





난 딱딱한 바케트 빵을 좋아한다 

그것도 마늘 바케트 빵

 입 안 가득 마늘 냄새 .. 




배 불리 먹고 마지막으로 먹는 이 튀김빵

빵안에 부드러운 생크림과 카스타드 크림이 

넘쳐날듯 가득 가득 들어 있다 

빵 안 쪽은 전부 크림이라는...


그런데 아침부터 웬 비가 내리는지 

자기야도 옆에 있는데 혼자도 아닌데  비 때문인지 

괜히 좀이 쑤신다 


자기 팔자는 자기가 만든다고 어쩔수 없나 보다 

갑자기 대청소가 하고 싶어지는 건 왜 일까?


 자기야 나 2층 청소 할건데 

주방 가스렌지 청소 좀 해 줄래?


이층으로 올라가 구석 구석 까지 방 세개를 헤집고 다녔다

평소 대충 대충 청소를 했던 결과 구석 구석 먼지가 장난이 아니다 


6일 연속 근무 끝인데 나름 피곤한데 

게다가 자기야가 일부러 휴가까지 냈는데 

청소라니.. 뭔 난리인지 모르겠다


내가 2층에서 난리 법석을 떠는 사이 

자기야는 가스렌지를 광이 나도록 닦아 두었다 

찌든 기름때까지 깨끗! 

 뻔쩍 뻔쩍 눈이 부신다 


자기야와 나의 다른점 

난 대충 대충  하지만 스피드는 빠르고 

자기야는 한번 하면 꼼꼼하니 세월아 네월아 시간이 걸린다 

자기야 안해서 그렇지 한번 하면 

두번 손 댈것 없이 깨끗하게  청소를 한다 



 와! 자기야 끝내준다 

대충 하지...


 나도 이렇게 까지 할 생각 없었는데 

시작 하고 보니 하게 되네...


마누라 위해 휴가 까지 냈는데 청소나 시키는 무드 없는 마누라다 

왜 하필 휴가낸 날 그것도 처량하게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날 

가스렌지 청소나 하라니...

그래도 군말 않고 해주는 우리 자기야는 이쁜 자기야다 


한청소 끝내고 자기야가 만들어준 따뜻한  커피 한잔 하는데 

그것도 평 .화 .로 .이... 

평화로워야 할 평일의 휴일 전화벨이 

 평화를 무참히 깨 부수고야 만다 


히로의 학교에서 

헉 ! !    뭔일?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전화가 안 오는데... 


학교에서 전화만 오면  가슴은 두근반  세근반이다 

히로가 뭔 일을 저질렀나 싶어서... 

게다가 히로의 담임 선생님이 아닌  옆반 여선생님으로부터...


사연인즉 어떤 아이가 신발이 없어졌는데 

히로가 그 아이의 신발을 신고 간 것 같다고..

히로의 신발장에 히로의 신발이 그대로 있으니 

아마도 히로가 잘 못  신고 간것 같다고....

똑 같은 신발도 아닌데 왜 잘못 신고 갔는지 모르겠다고..

 게다가 다른반 아이의 신발장이라는데....


아이고 선생님 ...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히로 오면 바로 학교로 데리고 갈까요?


슬퍼3


그 아이가 기다리고 있으니 그렇게 해 달라고.....


히로오면 바로 학교로 데려갈 생각으로 옷 갈아 입고 

준비하고 있는데 다시 한번 전화벨이 울린다 


그 선생님 부터다 

그 아이에게 히로의 신발 신겨서 귀가 시킬테니 

내일 학교에 오면 히로가 그 아이를 만나  

이 사태를 해결하라고....


엉엉


아이고 선생님 죄송합니다..


살다 살다 이런 일로 전화 받는건 또 처음이다 

우리 장한 아들은  평화로운 엄마 아빠의 휴일날

이렇게 또 한 건을 하고야 만다 



전화 끊고 자기야가 한마디 한다 

그것도 한국말로 .... 요럴땐 꼭 한국말로 한다 

얄밉게시리...

그것도 리듬을 넣어가며 던진 한마디 


 도대체 누굴 닮은거야?


글쎄 누굴 닮았을까? 

자기아님 나겠지 .. 닮긴 누굴 닮았겠어..


근데 자기야 나는 안 닮은것 같은데.....

혹... 당신 닮은게 아니신지.....



히로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바로 들어 오지 않고 대문밖에서 친구랑 웃고 떠들고 있다 

아직 자기가 남의 신발을 신고 온 것을 모르는듯...


현관문을 열고 다녀 왔습니다 하는 히로 

자기야와 내가 떡 하니 현관에 버티고 서 있으니

뭔일인가 하는 히로 


 히로 너 그거 너 신발 아니지 않니?

남의 신발 신고 온 거 아냐?


내 말을 이해 못 하겠다는 히로다

이거 내 신발 맞는데 ..


 지금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뭔 소리야?

니가 다른 애 신발을  신고 갔다고


 나 이 신발 있어 내꺼랑 똑 같은데...

그리고 신발장을 열어 보니 똑 같은 신발이 떡 하니 있다 

그때서야 사태 파악을 한 히로


 봐 엄마 ! 내꺼랑 똑 같잖아 

사이즈도 똑 같아..


 니가 아침에 신고 간 신발이 아니잖아 

그리고 다른 반 아이인거 같은데 

신발장이 위치가 다른거 아냐?


 .....


아마도  히로의 신발장과 같은 높이에 있는 신발장 

우.연. 히로가 착각 하고 열었던 신발장에 

히로가 가지고 있는 신발과 똑 같은 신발이 

그리고  신어보니 우.연.히 히로와 똑 같은 싸이즈

아무 의심없이 자기 신발이라고 신고 온 히로 

이럴땐 우.연.히   우.연.히가 왜 그리도 딱딱 맞아 떨어지는지....


히로는 진짜 덜렁거린다 

좀 더 신중 하기 바라는건 나의 욕심일까?


자기야도 나도 히로에게 화도 못내고 

헛 웃음만 허 허 허 

  이건 뭐 야단칠 레벨이 아니야 

웃음 밖에 안 나오네...

 그건 그런데.. 히로야 남의 신발 바꿔 신고 오는 건 

초등학교까지지.... 

중학생이 그러는건 아닌것 같다..


 아니 내 꺼랑 똑 같은데...

싸이즈도 똑 같고....


 하지만 니 신발장이 아니었다는건 사실이야 


평화로운 휴일

그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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