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온 후 매년 이맘때면 항상
자기야가 나에게 하는 말이 있다
자기 이번 생일은 언제로 할거야?
셍일을 언제로 하냐니 참 이상한 질문이 아닐수 없다
난 생일을 음력으로 하는데
음력을 쓰지 않고 양력을 쓰는 일본이다 보니
매년 이런 대화가 오간다
한국에 있을땐 달력에 양력과 음력을 함께 표기 되어
있어서 아무 말 없었던 자기야
일본에 오니 음력을 따로 알아 봐야 하는게
귀찮기도 하고 또 잊어버릴까 걱정 스럽기도 하고 그런가 보다
남자들이란 양력으로 일관해도
기념일을 잘 잊어 버린다는데
우리집 자기야는 마누라 생일땜에
익숙하지 않은 음력 앙력....
골치가 아픈가 보다
언젠가 그냥 음력을 양력으로 해서
하면 안되겠느냐고 물어왔다
내 생일은 음력 10월말이다
매년 11월 말이나 12월초가 나의 생일이 된다
그런데 음력10월 말을 그대로 양력으로 해 버리자고 한다
내 생일은 추운 겨울인데 10월말이라면
한창 가을인데 그건 아니지 ...
계절이 달라지는데...
자기야 일본엔 음력이 없으니 그냥 10월 말로 하면 안 돼?
안되지 .. 10월은 가을인데 가을은 내 생일이 아니야
난 추운 겨울에 태어 났단 말이야..
그래도... 매년 바뀌니까 헷갈리고 어려워
매년 알아 봐야 하고..
자기는 부인에 대한 사랑이 없네
부인 사랑하면 음력 알아 보는게 뭐가
어렵고 힘들어 ? 기쁜일이지..
...
그 이후로 자기야 암말 못하고
나의 음력 생일을 챙긴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생일을 바꿔야 하게 생겼다
발단은 히로다
히로는 일본에서 자라서 음력이 뭔지 양력이 뭔지도 모른다
엄마 생일이 매년 바뀐다는게
도대체 이해가 안가나 보다
음력과 양력을 설명을 해 주었지만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그래도 영 헷갈리고 어려워 하는 히로
남편에게는 부인 사랑한다면 음력으로 매년
조사해서 알아서 해 라고 한마디로 해결 했지만
히로에게는 져 주기로 했다
그래서 올해 부터는 음력 말인 나의 생일을
내가 태어난 해의 양력일을 조사해서
양력으로 하기로 했다
결혼 16년 만에 드디어 자기야는
나의 음력 생일의 스트레스에서 벗어 나게 되었다
내가 양력생일을 하겠다 선언하자
표나게 크게 좋아 하지는 못하고
씨익 웃는 자기야의 얼굴을 난 보았다
결혼 16년간 한국인 아내 생일을
잊지 않고 꼬박 꼬박 음력으로 챙겨준
일본인 남편! 장하다 우리 남편
이제 음력에서 해방 시켜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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