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태풍이 지나간 자리

히로무 2014. 10. 15. 00:00


어젯밤 동경을 쓸고 지나간 태풍 봉퐁 

일본에서는 19호 태풍이라 부른다 

동경은 어젯밤 늦게 영향권에 들었었다 

처음엔 바람없이 비만 ....

초 대형 태풍이라 들었지만 

출퇴근 시간 등하교 시간이 아닌 한 밤중에 지나간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안심하고 

일단 창문마다 아마도 다 내리고 

가족들이 다 모여 있는 시간이라  안심하고 

여유롭게 잠자리에 들었다 


근데 잠을 잘 수가 없다 

왜냐하면 바람이 얼마나 센지..

덜컹 덜컹 펄럭 펄럭 

그 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 도저히 잠을 잘수가 없다 

바람  소리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올들어 제일 큰 태풍이라는 명성을 자랑이라도 하고 싶은걸까?

우리집 침실이 2층에 있다 

2층이 흔들린다 

마치 지진이 온것 처럼 ..

자야지 자야지 하면서 이불을 뒤집어 써 보지만 

가끔씩  바람에 흔들리는 우리집 

이가 뭐 불안해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밖에 세워든 자전거는 괜찮은지

자전거가 차를 덮치지는 않았을까? 

화분이 날라가지는 않았는지..


새벽 3시쯤 겨우 잠이 들었다 

아침 눈을 뜨자마자 

밖으로 뛰쳐나가보니 ..






뭐 이 정도야..








이 테이블은  벽쪽에다가 딱 붙여서 파란 시트를 덮고

 벽돌 몇개로 잘  눌러 두었는데..

테이블이 저렇게나 이동이 되어 있다 

파란 시트가 날려 가지 않은게 이상할 정도다 

저 무거운 테이블이 저 많큼 이동할 정도니

얼마나 바람이 거셌는지 ...


아! 자전거 

다행이 자전거는 쓰러지지 않고 얌전히 서 있었다 

어제 저녁 자기야가 미리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도록 끈으로 펜스에다거 묶어 두었다고 한다 

자기야 땡큐! 


집을 한바퀴  둘러 보았지만 나무가지 몇개 꺽인거 외엔 

특별한 피해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태풍이 지나간 후 바람은 쌀쌀하지만

태양도 뜨겁고 하늘도 참 맑았다 



저녁때 찬 거리 사러 나갔다가 

 우연히 쳐다 본 하늘이 ...













왜 이렇게 아름다은 거야..

말그대로 붉게 불타는 듯한 하늘이 ...

불타는 가을 하늘이라는게 바로 이런건가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한참을 쳐다 보고 사진 찍고 

정말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난 지난 2,3일 어떤 이유로  울적했었다 

근데  이 불타는 하늘을 한참을 서서 바라보며

울적함을 저 붉은 하늘과 함께 불태워 버렸다 


하늘을 보고 크게 한번 웃고 났더니 

기분이 너무 좋다 

밤새도록  엄청난 바람이 만들어내는 온갖 소음에

가끔씩 집을 흔들어 대던 그 흔들림에

제대로 잠을 이룰수 없게 했던 

19호 태풍 봉풍이 

이런 아름다운 하늘을 선물로 주었다